'조광래, 선진 기술축구 접목에 최선'


조광래(56)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입성했다. 조광래호의 출범은 여론이 탄생시킨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조중연 회장의 비상한 결단도 밑거름이 된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영원한 축구 야당 허승표씨의 측근으로 알려지면서 협회로서는 경원의 대상이었던 것이 사실, 조광래 감독을 선임하기까지 논란은 매우 뜨거웠고 협회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축 기술위원들의 비상한 동향도 조광래호의 출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당수 기술위원들은 ‘위원들을 거수기로 전락시키지 말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이회택 위원장은 진퇴양난에 빠졌으며 여론까지 급격하게 등을 돌리면서 결국 조중연 회장이 직접 나서 특단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조광래 신임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장에 이회택 기술위원장이 모습을 끝내 드러내지 않은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조 감독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대축 이사회에 참석한 이회택 부회장은 조광래 신임 감독이 회의장을 돌면서 이사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도 조 감독과의 악수를 외면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조광래호의 탄생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강력한 여론의 지지를 받은 것이 사실이나 조중연 회장이  허승표로 대변되는 골수 야당과의 화해의 첫 걸음을 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허승표씨는 그동안 자신의 영향으로 인해 조광래 감독이 능력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한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해왔으며 내심 미안한 감정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승표씨는 조광래 감독 선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19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협회가 최상의 카드를 뽑아든 것 같다’면서 ‘능력을 갖춘 후배지만 스스로 더 노력하여 축구인들과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내놨다.

조광래 감독의 심경 변화도 감지됐다. 조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 순간부터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입장을 절대적으로 중시하면서 한눈을 팔지 않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조중연 회장은 설왕설래가 무성하던 조광래호를 전격적으로 출범시키면서 여론의 역풍도 피하고 자신의 입지도 더욱 강화시킬 명분을 갖게 됐으며, 특히 협회에 불만을 갖고 있는 세력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조광래 감독을 선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등용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고위 인사는 ‘조 회장은 불가능할 것 같던 월드컵 16강을 이뤄내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면서 ‘8월 중순에 축구인들에 대한 대사면 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