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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는가?
기사 작성일 : 23-03-03 01:39










2023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 59회 만에 메인 뉴스에?
‘U21, U22 저연령 의무출전 전면백지화 궐기대회’는 알고 있었는가?

2023년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은 개최 이래 가장 주목을 받는 대회가 되었다.
무려 공영방송 뉴스에 경기장면에 논평까지 곁들여져 나오는 영광(?)을 누렸기 때문이다.

통영기 준결승전 연세대와 경기대가 맞붙은 경기에서 양 팀 감독의 정반대 전술이 부딪히며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한 것이 이유였다.
비난 받아 마땅했다.

이미 이기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공격을 할 필요가 없던 것도, 상대보다 약한 전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려앉아 일단 실점을 막고 카운트 어택을 노리는 전술을 택한 것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길었고,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할 선수들이 볼돌리기를 하고, 리프팅을 하고, 러닝을 하는 모습을 보아야 했던 것은 상상도 해 본 적 없던 터라 비난의 소리가 더욱 크다.

이 내용은 모두가 지적한 바이고 당연히 반성해야 하고, 반성하기로 한 것이니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 해보려 한다.

대한민국에 갑자기 대학 축구가 생긴 것인가?
해마다 춘계와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열렸다.
80여개 팀들이 출전 했고, 하나의 대회로 열리던 것이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한산대첩기와 통영기 두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각각의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결정된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전은 스포츠 뉴스에 나오지만, 춘·추계 대학축구연맹전은 한줄도 언급되지않았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여전히 대학축구의 상위권에 있기는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용인대가 최정상에 있었고, 이번 통영기 우승에 빛나는 한남대가 작년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며 태풍의 눈으로 부상 중이었으며, 단국대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학 지도자들은 중도 포기하는 제자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고, 대회 성적도 내야하고, 좋은 신입생을 받기 위해 고등축구 대회장도 찾아야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대학축구를 지원하는 학교 측과 대학총장협의회 등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도 계속 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

대학은 프로와 아마추어 간 중추적인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간지대로써 그동안 한국축구발전에 나름의 공헌을 해 왔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팀을 운영했다.
그 중 한두 명 프로선수가 되어준다면 학교의 명예가 될 뿐, 사업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계속 지원을 한다.

이번 한산대첩기 우승을 한 단국대 박종관 감독은 우승 소감을 얘기하던 중 대학 측이 사명감을 가지고 축구부를 운영하고 지원하는 것에 한국 축구는 감사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이런 한국 대학 축구의 현실이나 고충, 변화 따위는 관심도 없고 하물며 대회 소식도 소수의 축구 저널을 통해서나 접할 수 있을 뿐인데, 대학축구대회가 59회까지 오는 동안 처음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은 당장에 메인 뉴스에 등장했고, 한국대학축구가 ‘그들만의 리그’ 가 되었다고 폄훼 시켰다.

또한, 대회 전 대학축구인들이 모여 개최한 궐기대회 때는 기사 한 줄 안 올리더니, 이번 일이 벌어지고 나니 갑자기 그 궐기대회를 언급하며 경기를 이렇게 하는 지도자들이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마치 그동안 대한민국 대학축구 지도자들이 모두 한통속으로 잘못된 지도를 해온 것처럼 말이다.

이번 통영기 준결승전은 두 팀 지도자의 승리에 대한 과욕이 부른 참사였다.
모든 기사에서 썼듯이 사상초유의 일이었다.
침소봉대 하지말자.

경기 후 한국대학축구연맹 변석화 회장은 빠르게 사과 입장을 표명하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양 팀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했으며, 차후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도 받아냈다.
경기대와 연세대 양 팀 감독 역시 사태수습을 위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이번 일을 거울삼아 다시는 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 중 전술은 온전히 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것이 축구다.
다만,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 불성실한 경기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있어야 할 것이고 도의적인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의 일방적인 저연령 의무출전 규정 통보로 인해 더욱 힘들어진 대학축구의 현실을 외면한 채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해 왔던 대한축구협회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징계 카드를 들고 대학축구연맹을 압박하고 있다.

‘사람은 남의 눈의 티끌은 봐도 자기 눈의 대들보는 못 본다’

국내 대학 경기에서 일어난 해프닝에 대해 책임을 묻고, 옳고 그름을 따져 징계를 내리고 싶다면, 지난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벌어진 대한축구협회 임원의 추태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언론과 방송에서 쉬쉬하며 덮고 지나간 일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한축구협회는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결정 통보한 U21. 22 의무출전 규정에 대학축구지도자들이 반발한 것이 못마땅하던 차에 아주 좋은 꼬투리를 잡았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 두 건은 전혀 별개의 사건이다.

2일 대학축구연맹은 연맹 사무실에서 연세대와 경기대의 4강전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고, 장장 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두 팀에 대해 ‘대학축구연맹이 주관하는 1개 대회에 대한 참가 금지’의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결과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보고를 받았으니 일단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으나, 징계 수위가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경기 중 전술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며 이에 대해서 그 누구도 간섭할 권리를 갖지 않음을 대한축구협회도 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기대한 징계수위는 도대체 어느 정도였는지 궁금하다.

말 그대로 사상초유의 사태였고,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했으므로 당장의 처벌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이다.
지도자들은 이번 일로 경각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고, 선수들에게도 큰 공부가 되었을 것이다.

지난 번 발 빠르게 뉴스를 내보낸 스포츠 뉴스에서는 ‘7월 1.2학년 추계대회에만 참가하지 못할 뿐, 대학축구에서 가장 비중이 큰 U리그 참가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방송하는 촌극을 빚었다.
그들이 말하는 ‘대학축구에서 가장 비중이 큰 U 리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주관하는 대회이므로 한국대학축구연맹이 관여할 수 없다.

이번 경기대와 연세대가 참가한 춘계 대학축구연맹전은 한국대학축구연맹이 주관한 대회인데, 기본도 모르면서 대단한 비판이라도 한다는 듯 방송에 내보내는 모습에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그 정도로 대학축구에 관심도 없었고, 아는 게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다시 한 번 스포츠 정신과 리스펙트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라며, 언론은 대학축구의 현실에 대해 진심어린 염려와 관심을 갖길 바란다.
공영방송 스포츠 뉴스에서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대학축구 소식을 알려주니 뉴스가 퍼지는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우승 단국대학교, 준우승 제주국제대학교, 통영기 우승 한남대학교, 준우승 연세대학교이다.
이 내용도 한 줄 내보내주고 4강전 징계 뉴스도 내보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너무 깊게 남는다.

또한, 대한축구협회 주관 대회와 대학축구연맹 주관 대회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스포츠 전문 기자 양성도 부탁하는 바이다.

가장 중요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리고 한국대학축구연맹은 진정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한다면 자기 집단만 바라보지 말고, 자신들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모든 연령별 축구선수들과 축구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축구행정, 선진축구행정,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진정한 상생의 축구행정을 펼쳐 보이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한국축구신문 이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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