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회장 선거 공식 출마 기자회견


“정 회장과 함께 그만 두려... 피할 수 없는 자리”
한국축구 통합 및 협회 체질 개편 등 10가지 공약 제시

  후보자 등록일 첫 날인 지난 12일 일찌감치 후보자로 등록하며 제51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내던진 조중연 협회 부회장(63)이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조 부회장은 15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통합과 지속 발전’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에 대한 변과 정견 등을 발표했다.
 
  1946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조 부회장은 중동고와 고려대, 해병대, 산업은행 등을 거치며 선수생활을 했으며,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로는 지도자로 변신해 1973년부터 1974년까지 고려대 코치, 1983년부터 1985년까지 프로축구 울산 코치, 1985년부터 1986년까지 울산 감독을 역임한 후 1990년부터 1994년까지 모교인 중동고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1989년부터 10여 년간 KBS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이미지를 쌓은 조 부회장은 축구 행정가로서도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1992년 이사로 협회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조 부회장은 이후 굵직굵직한 임무를 수행해내는 등 뛰어난 행정 능력을 발휘하며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전무로 활동하면서 98프랑스 월드컵 한국대표팀 단장, 2002 FIFA 월드컵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2003 미국 여자 월드컵 한국대표팀 단장 등을 역임한 데 이어 2004년부터 현재까지 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동안 2007 FIFA U-17 세계청소년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조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추운 날씨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한 후 “후보 등록을 마친 12일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으나 다른 후보(허승표 이사장)가 이미 기자회견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여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뒤늦게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조 부회장은 이어 “역대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내신 분 들 중에 훌륭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 같은 부족한 사람이 그렇게 중요한 직책을 맡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면서 “단 한 번도 대한축구협회장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오는 22일 임기를 마치는 정몽준 회장과 함께 협회 일을 그만 두려했었다. 지난 가을부터 협회 내부에 차기 협회장은 축구인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나와 이회택 부회장을 추천했지만 이 부회장이 정 회장이 이뤄놓은 것을 이어가려면 행정 경험이 많은 내가 차기 회장을 맡아야 한다며 나를 추천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며 자신의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조 부회장은 “협회장이란 자리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또 이제 와서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왕 하기로 생각한 것이라면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할 것이 많아 출마 선언이 늦어졌다”며 선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마음 가짐을 밝혔다.
 
  조 부회장은 ‘포용을 통한 화합, 발전을 향한 변화’라는 명제 아래 한국축구 통합 및 협회 체질 개편, 시도협회 행정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초·중·고 주말 리그제 정착, 협력강화를 통한 산하연맹 활성화, 국가대표축구와 유소년축구의 균형성장, 우수지도자 교육 및 양성 시스템 강화, 심판 자질향상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한 교육과 제도 개편, 심판 자질향상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한 교육과 제도 개편, 협회 예산구조 안정 및 효율화를 위한 적극 마케팅, 한국축구 국제 위상 강화, 축구인 복지 등 사회공헌 확대 등 10가지의 공약을 내세웠다.

공개토론회 제안...“자칫하면 서로 상처 될 수도...”
선거 기간 생길 수 있는 비판과 대안은 적극 허용

리그제 실시 전제하에 30일 공청회 실시... 여론 적극 수렴
지도자들 처우 개선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긍정적 답변

  정견 발표를 마친 조 부회장은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조 부회장의 질의응답 내용 전문

Q. 축구계가 여야로 양분되어 있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화합을 이끌어 갈 것인가?

- 지난 10여 년간 협회와 외부에서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적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그 다음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통합이 이뤄져야 하다.
 
 선거가 치러지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비판과 대안에 대해서는 허용할 용의가 있다.
 
Q. 역대 회장 대부분이 기업인 출신인데 본인과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25~6분이 그동안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하신 걸로 알고 있다. 축구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신 분은 유일하게 정몽준 회장 밖에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을 한다.
 
  정몽준 회장도 FIFA나 AFC 등에서 중책을 맡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축구협회 일에 쏟은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축구협회장으로서 상근을 하는 회장을 할 계획이고 항상 시도 협회나 각 연맹이 애로사항이 있거나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머리를 맞대고 축구발전에 대해서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FIFA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준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FIFA나 AFC 등에서 위상이 다소 낮아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정몽준 회장은 22일 열리는 총회에서 추대가 되면 명예회장으로 남게 될 계획이다. 앞으로도 FIFA 부회장을 계속 맡으시기 때문에 정 회장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문제는 김주성 국제 담당부장이 오래 전부터 준비를 거쳐 지금 훌륭히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른 직원들을 AFC나 FIFA로 파견시켜 영역과 안면을 계속 유지하도록 했고, 다른 직원도 FIFA 행정 코스를 다녀왔기 때문에 정 회장이 없어도 내부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Q. 허승표 후보가 기자회견 중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는데?

-  우리 속담에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려라’는 말이 있다. 축구계가 토론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 정치 무대도 아니고 그런 토론이 자칫하면 상처를 입게 되고 상처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 상처는 고스란히 우리 축구가 받게 될 것이다. 회장을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끼리 치고받는 이런 모습이 후배들이나 팬들에게 비춰졌을 때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Q. 올해부터 시행될 주말 리그제가 고교 선수들에게는 다소 문제가 되고 있는데?

- 주말 리그제 정착은 차기 집행부가 내실을 기하기 위한 제1과제이다. 현재 초,중,고 합해서 1천 여개가 넘는 팀이 경기국에 참가신청을 했다. 1천 여 팀을 가지고 다 리그를 진행할 수는 없고 우리가 선별을 할 경우 750팀에서 800팀이 참가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6500경기에서 7000경기가 치러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문제라던가 심판 문제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미 가용할 수 있는 심판을 800여 명에서 1천 여명 정도를 확보를 해놓은 상태다. 인프라 문제일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지역적으로 특성에 맞게 리그 운영 계획을 짜서 경기를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단지 지도자나 학부모님들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리그제를 실시한다는 전제 하에 오는 30일 공청회를 열고 지도자들이나 학부모님들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그 것을 적극 반영해서 올해 리그제를 실시하겠다.

Q. 대표팀 감독 교체시마다 기술위원회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기술위원회에 강화 발전에 대한 방안은?

-  기술위원회도 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발전위원회라고 해서 유소년 분과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통합 운영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생각을 한다.
 
  모든 연령별 감독에 대한 상시 툴 제도를 이용해서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 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고생을 하는 지도자들도 대상에 포함시켜 그 안에서 뽑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생각한다. 회장이 된다면 그런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다.

Q. 전체 지도자들 중 초등부 60%, 중등부 70%, 고등부 75%의 지도자들이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 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후에 몇 군데 관계 기관을 다니면서 의사를 타진해 본 결과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지도자, 심판, 행정을 하는 사람들의 해외 연수나 교육 같은 것에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혼쾌하게 답변도 들었다.
 
  지난주에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과에 가서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50억원 가량의 예산을 정부가 채워보겠다는 답변을 듣고 왔다. 그렇게 돼서 일선의 지도자들에게 다만 얼마씩이라도 정부와 협회가 지원하는 모습이 된다면 상당히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일선 지도자들이 의료보험 등 3대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 실무를 맡고 있을 때도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고 노력도 많이 했었지만 신분상의 문제 등 실무적인 여러 장벽들로 인해 진행을 하지는 못했는데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하겠다.

Q. K리그와 N리그의 승강제에 대한 방안은?

 - 승강제 실패에 대해서는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 승강제는 한국축구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일본 축구의 100년 구상과 비교해서 만약 회장이 됐을 때 꿈꾸는 한국축구의 미래나 비전이 있다면?

 - 10가지 공약은 사안별로 취임 직후, 단기, 중장기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다. TV 토론에 나갔을 때 상대방이 일본 축구의 100년 구상에 대한 얘기를 해서 나중에 찾아봤더니 인프라 구축이었다.
 
  우리나라도 현재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충분히 하고 있고 맨땅에서 게임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우리가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팀과 협회가 되기 위해서는 대표팀이 지속적으로 월드컵에 나가서 성적을 거둬 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다.

Q. K리그와 대표팀의 이해관계가 자주 상충하고 있는데?

-프로 이사회나 협회 이사회에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고, 대표팀 소집 문제에 대해서는 상설 기구를 만들어서 상시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 선수 부상에 대한 보상 시스템도 재정비하겠다.

Q. 근 4년간 심판 위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세 명이나 바뀌었는데 이들의 대한 신분 보장 방안은?

- 인사권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심판들에 대해서 일단 신뢰회복을 해서 심판들의 권위가 설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심판들도 자질 향상을 해야하고, 협회도 교육의 기회를 통해 심판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Q.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협회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할 듯한데?

- 전체 예산 중 마케팅과 중계권료, 입장권 판매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15개 회사로부터 받는 후원금이 80% 정도 되고 중계권료와 입장권이 10% 정도 비중을 두고 있다.
 
  출마를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도 후원사의 후원 부분이었는데 후원 비중을 60%대로 낮추고 중계권료와 입장권의 비중을 20%대로 끌어올려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해내야 할 것이다.
 
  마케팅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대표팀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져야 한다. 대표팀은 팬들을 위해 더 멋진 경기를 펼치고 팬서비스도 늘려야 한다.

Q. 선거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 내가 섣불리 전망하기는 곤란한 문제다. 많은 대의원들이 한국축구가 지속적으로 안정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