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벌어질 한판 진검승부를 놓고 차기 회장 선거의 유력 후보인 조중연 허승표 씨가 출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으며 잠재적 출마자인 강성종 씨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16개 시 도 협회장, 7개 연맹 회장들의 선출도 이미 완료된 상황이다.

  정몽준 회장이 9일 열리는 이사회에 명단을 통보하고 추인을 받아야 하는 5명의 중앙대의원도 이미 명단이 확정됐고 이사회에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투표에는 총 28명의 대의원이 참여하며, 대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가 임기 4년의 차기 회장으로 당선된다.
 

조중연 우세한 국면 그러나 지역 정서는
 
  현재의 선거의 흐름은 어떻고 판세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중연 씨가 전반적으로 우세를 견지하고 있다. 7개 연맹에서 최소한 4표 정도는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앙 대의원 5명도 친조중연 인사 일색이라는 평가가 당연하게 나온다.

  그러나 각 시 도의 사정은 좀 다르다. 16개 시 도 중에서 이번에 새롭게 회장에 당선된 인사는 6명. 38%가 신풍을 일으키며 당선의 영광을 누린 셈이다. 신임 회장 6명 중 축구인 출신은 2명뿐이나 이들의 성향도 럭비공이다. 6명의 신임 회장 중 친조중연 인사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는 2명 정도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재신임을 받은 10명의 회장 중에서 친조중연 인사로 분류되는 회장은 4명 정도이나 확고한 지지자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는 2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서 각 지역과 연맹, 중앙대의원 등을 합쳐 조중연 씨가 획득할 득표수를 추정해보면 11-12표 정도로 보여 진다. 이 추정 득표수는 과반수에 약간 못 미친다.
 
  이번 회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어느 후보이든 과반수를 넘긴 15표를 얻어야 당선권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증폭시킨다.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각 시 도의 흐름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축구계의 대체적인 중론이며 조중연 후보도 이 같은 민심의 흐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중연 씨는 공식 후보 낙점을 앞두고 은인자중해왔던 수동적인 움직임을 털고 9일 이사회를 마치고부터 본격적으로 대의원 접촉을 강화할 계획이며, 전국 투어를 통해 지지층을 더욱 결집하면서 안정권에 들어 갈 수 있는 대의원 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씨 캠프 특정 인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강성종 씨에게 공을 들이고 있으며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경기도 협회를 중심으로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이번 차기 회장 선거의 흐름 중 가장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당초 예상보다 조중연 씨가 예상보다 고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허승표, 희망 열차는 오늘도 칙칙폭폭…

  허승표 씨는 단기필마로 넓디넓은 초원을 외롭게 달려가는 형상이다. 그 곁에 부산시 백현식 회장이 불철주야로 동행하고 있지 않았다면 더욱 외로워 보일 것이 분명하다.

  현재 허승표 씨가 확실하게 자신의 표라고 장담할 수 있는 대의원은 백현식 회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백 회장이 창출한 표와 허승표 씨가 발굴하고 있는 표를 합치면 최소한 8표는 확고하다는 자평을 내놓고 있다.

  조직은 거의 없지만 이용수 교수와 잠재적인 지지표는 아직도 무한하다는 것이 백현식 회장의 일관된 주장이다.

  실제적으로 허승표 씨를 지지하는 인사들의 특징은 꼭꼭 숨어 있다. 지지층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는 점도 남다른 특색이다. 다만 충성도는 확고하고 자발적이며 이런 인사들의 특징은 꼭 승리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과 희망으로 철저하게 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모습은 단편적인 외형. 허승표 씨의 활동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최측근 인사인 백현식 부산시회장 마저도 허 씨의 열정과 바지런함에 혀를 내두른다. 허승표 씨는 이미 각 지역 순회를 4회 차나 마쳤다.

  허 씨는 면담 약속을 해주지 않는 대의원 집 앞에서 2-3 시간은 죽치기 예사이며 4시간 잠자면서도 각 시 도를 전전하는 강행군을 일삼고 있다. 허 씨 스스로도 “이 정도로 열심히 사업을 했다면 벌써 자가용 비행기 3-4대는 샀을 것 같다”며 깔깔거리고 웃는다.

  허승표 씨는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개혁과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과 강력한 의지를 설파하면서, 그동안 소외받아왔던 각 지역의 목마름이 무엇이고, 대의원들이 요구하는 바람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경청하고 또 정직하게 말하며 또 농도 짙은 토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승표는 시 도에 승부를 다 걸은 기색이다. 16개 시 도에서 최소한 10표는 얻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연맹도 2표는 자신하고 있다. 중앙대의원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대의원이라면 지옥이라도 가리지 않고 어디로 든 따라가 비전을 제시하고 자신의 구상을 설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강성종 씨와의 연대도 적극적이다. 후보자가 출마하면 본인도 대리인도 투표를 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놓고 단판을 짓겠다는 구상이며 “1차 투표에서 16표를 얻어 당선을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한다. 허승표의 단기필마가 거대 세력과 조직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지대한 관심을 끈다.

각 시 도 대의원들의 정서가 심상치 않다고…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조. 허 후보를 수회 접촉한 대의원들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친 조, 친 허를 막론하고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입에 담는 인사는 거의 드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친밀한 대의원들 간에도 아름아름 상대의 속내를 슬쩍 들여다보려고 애쓸 뿐이다. 그러나 가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지지 의사를 결집하려는 대의원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극소수에 머무르고 있다. 특정 인사의 지지의사를 밝힌 대의원이다 싶으면 곧 기피 대상으로 분류되는 분위기가 강한 것도 별난 흐름 중 한가지다. 
 
  판세는 불투명 일색이다. 지난 12월 중순만 해도 조중연 후보의 압승이 대세인 것처럼 흘러갔다. 그러나 12월 말에 접어들면서 흐름이 확 달라졌다. 특히 인천 발로 유포된 조중연 낙마설이 고개를 들면서 대의원들의 행동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지난 12월 중순 허승표 후보가 배포한 ‘변화와 도약을 위하여’란 유인물도 대의원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한몫 거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의 결정적인 흐름은 유별나게 관망 층이 크게 늘어났다는 접이다. 표심이 매우 신중해졌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신임 회장들의 처신이 특별하게 진중하다는 점도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각 지역에서 선출된 회장들은 지난 1월3일 울산에서 열린 오규상 신임 여자연맹회장 취임식장에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신임 회장으로서 고참 회장들을 비롯한 각 지역의 축구인들과 안면을 틀 좋은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임 회장들은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모 신임 회장은 오 회장 취임식장 불참 이유에 대해 “괜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또 다른 대의원은 “선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피차간에 얼굴을 알게 될 것 아니냐”고 말꼬리를 흐렸다.

  신임 회장 중 일부 인사들은 생축 출신들이다 이들은 거의 협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다. 특히 협회가 꼭 막차 타러가는 사람들처럼 황급하게 졸속으로 밀어붙인 리그제 강행에 대해 분기탱천하는 기색들이 충만하다. 더구나 제 3지역에서 협회 행정을 지켜봤던 인사들이기에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강한 것아 사실이다.
 
  모 회장은 “협회가 그동안 지역 정서를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정 편의를 앞세워 매사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이골이 난 협회가 크게 변하지 않고서는 한국축구가 발전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 시 도 회장들은 조중연 허승표 씨 등의 지역 공식 방문에 대해서도 그렇게 달가워하는 분위기가 절대 아니다. 특히 공식적인 행사에 협회 유력인사를 초청하려고 애를 썼던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떠오른 유력 인사들보다는 선거와는 상관없는 실무인사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의 경우, 모 유력 주자가 신임 회장 취임식에 참가했지만 거의 냉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각 시도 차기 회장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신중하게 처신하고 있는가를 실감나게 만들었다.
 
  각 시 도 16명의 대의원들의 표심이 이번 선거를 좌우할 최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임과 신임 회장들이 황금비율을 이룬 만큼 현명한 선택을 내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자신들이 한 선택이 한국축구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된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인식해줄 것을 축구인들은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