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룬, 그들에게 우리 선수들 ‘이것만큼은 꼭 배워야 한다’
중등연맹(회장 김석한)과 강진군(군수 황주홍)이 U-15국제대회를 개최하면서 초청했던 아프리카의 최강 카메룬 팀이 우승컵을 안고 돌아갔다.
카메룬 팀은 자신들의 명성을 확인이라도 시키듯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최강의 면모를 여지없이 과시하고 돌아갔으나 그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우리 지도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중등연맹과 강진군은 카메룬을 초청하기위해 막대한 경비를 지출했다. 18명으로 구성된 선수들과 임원, 통역진 등의 왕복 비행기 값과 체류비 전액을 부담했다.
카메룬은 U - 15세 국가대표로 최정예 멤버로 대회에 출전했다. 청소년 팀으로서는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판단된다. 카메룬은 국가대표 팀이긴 하지만 카메룬 출신으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인 에투(FC바로셀로나)가 설립한 ‘에투 재단’ 소속으로 에투는 이 재단에 년 간 약200만불을 지원하면서 조국의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카메룬 선수들은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 사재를 털어 자신들을 지원해부고 있는 에투에게 진심으로 경의감을 표하고 있었다. 그라운드에서 경기 시작 전 몸을 풀면서 "에투에게 경의를, 에투에게 행운..."을 목청 높여 외치면서 몸 풀기를 시작했다. 에투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의식의 일부분이었지만 그런 과정에서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축적되는 긴장감과 불안감을 충분하게 해소하고 있었고 그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 역동적이었고 아름다웠다.
카메룬은 대회 2일전에 입국했고 강진군에는 경기 하루 전에 도착했다. 빡빡한 일정에 선수들은 피로감을 감추지 못했다. 첫 경기가 열리는 강진 종합운동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연신 하품을 해 댔다. 카메룬은 예선 첫 경기에서부터 한국 화랑과 맞붙었다. 한국은 화랑과 청룡이 출전했으며 추계 연맹전 우승팀인 양산중도 출전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부터 카메룬과 3번이나 맞붙었으나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 화랑은 카메룬과 맞붙은 첫 경기에서 1 : 1로 무승부를 이뤘으나 경기 내용은 카메룬이 다소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결승에서 다시 맞붙은 한국 화랑은 카메룬에게 1 : 2로 패하며 우승컵을 빼앗겼다.
카메룬, 명성에 걸맞게 선수들 전체적 기량 출중
카메룬이 펼치는 3차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모든 면에서 한국 팀보다 한 수위의 경기력을 보유한 팀이자 선수들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먼저 경기력 부분에서 기량이 월등했고 개인 기량과 전술 이해력도 훨씬 앞서 있었다. 선수 한명 한명의 개인적인 소화 능력과 신체적인 유연성은 부러움을 넘어 시샘까지 들 정도였다.
카메룬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동년배 선수들이었지만 경기력에서 큰 차이가 났다. 우리 고교 2학년 정도의 선수들과 맞붙어도 우리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강진에서 카메룬의 경기를 쭉 지켜본 일선 지도자들과 전문가들도 그런 견해에 동감을 표시했다. 우리가 카메룬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은 어떤 부분에서 실력 차이가 나고 또 우리가 카메룬 선수들에게 꼭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며 또, 바로잡아야 할 문제점은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1) 우리선수들의 ‘퍼포스트 터치’ 능력이 너무 뒤 떨어졌다.
한국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 수의 시발점이 되는 순간, 공을 최초로 키핑 하는 능력이 너무 뒤 떨어진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최초의 공 터치가 극도로 불안하면서 공을 자신의 것으로 처리하는 능력에서 먼저 뒤 떨어지면서 팀 전술도 펼칠 수가 없었고 모든 플레이 자체가 삐걱거렸다.
특히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우리선수들은 지역을 선잠하고 있으면서도 좀 강한 패싱을 받았다 싶으면, 여지없이 자신이 위치한 지역이나 공간으로부터 3-4 m를 튕겨 나가 게 공을 처리하면서 카메룬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경화(전 대축기술위원장)씨는 패싱을 받는 선수들의 자세를 "자신을 찾아온 손님으로 생각하고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며 "가장 기본적으로 포스트 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 상황은 전혀 딴판으로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패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포스트 터치를 자신에게 불리하게 처리하 게 되면서 공격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자주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결국 우리 수비 지역에서 상대의 진영을 파고들면서 투입되는 패싱은 한정적이 될 수밖에 없었고 효용성도 크게 떨어지면서 수세적인 흐름을 자초하는 우를 자주 범하고 말았다.
사실 수비수 입장에서는 공격 지역으로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주고 싶어도 공의 관리 능력이 크게 뒤떨어지는 선수가 좁은 공간에 버티고 있다면, 그 선수에게 패싱을 투입 할 수가 없으며 결국 이런 순간적인 망설임 등은 경기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틀림없다.
특히 우리선수들이 공을 가슴으로 잡는 동작의 미완성은 지켜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였다.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이 가장 손쉽게 해야 하는 것이 가슴 트리핑이었으나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미숙함을 드러내면서 경기 흐름은 자주 차단당했고 역습을 자초하는 동기를 제공했다.
축구는 패싱이 전 경기의 약70%를 이루는 경기로 상대 문전에 도달하기까지 7번의 패스가 능동적으로 이뤄질 때 가장 많은 골이 터지는 것으로 ‘07 FIFA 기술보고서’ 가 지적하고 있는 것만 봐도 선수들의 ‘퍼스트 터치’의 중요성이 생생하게 느끼질 것이나 우리선수들은 ‘퍼스트 터치’의 중요성을 잘 모르거나 익숙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중학연맹 대표 선수로 선발된 유망주들이 자신에게 투입된 공을 받아 제대로 처리하는 능력에서부터 이렇게 뒤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경신중 이희철 감독은 카메룬과의 결승 경기를 지켜본 후 "충격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렇게 뒤 떨어진다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보니 일선 지도자들의 분발이 요구되지 않을 수 없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2) 창조적인 플레이와 모험적인 플레이가 너무 드물었다.
대 카메룬전에서 화랑. 청룡 등 우리 선수들은 강력한 체력을 선보였다. 체력전에서 만큼은 우리 선수들이 밀리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카메룬 감독도 한국 선수들의 전반적인 체력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체력 부분을 제외하고는 우리선수들이 카메룬보다 더 좋다는 부분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특히 우리 선수들의 펼치는 플레이의 흐름은 축구를 잘 모르는 인사들의 시야에도 충분하게 흐름에 대한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전반적인 경기 흐름은 단순했고 공격 루트도 그런 단순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우리 선수들은 도식적이며 공식적인 플레이에 머물렀으며 상대 수비수가 우리 선수들이 어느 지역을 공략하려는지 훤하게 알 수 있는 루트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너무 흔하게 벌어졌다. 축구의 남다른 묘미는 전환이라는 점이나 우리 선수들은 크로스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는 듯 특정 지역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흔했다. 우리 선수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이렇게 시야가 좁아졌을까. 카메룬 경기를 지켜본 일선 지도자 대부분은 "먼저 지도자에게 책임이 정말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선수들이 창조적이며 모험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보다는 공식적이며 도식적인 플레이에 젖어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특별한 경우이겠으나 우리 선수들 중 일부 선수들은 공을 잡는 순간에 동료를 먼저 찾기보다는 벤치의 감독을 먼저 쳐다보는 경우까지 흔하게 목격되어 큰 충격을 줬다.
경기장의 주역인 선수들이 공을 잡는 순간에 경기장 안의 동료를 인식하고 스스로 경기를 주도하기보다는 경기장 밖의 감독을 먼저 바라본다는 것은 한국축구계의 병폐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중학 대표로 선발된 모 선수에게 경기 후 그런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하면 욕은 안 먹는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반면 카메룬 선수들의 모습은 우리선수들과 정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카메룬 선수들은 공을 잡는 순간에 별 망설임 없이 자신들의 의도한 플레이를 펼치거나 좌우 공간을 파고들거나 우리 수비수를 따돌린 곳에 위치해 있는 동료 선수에게 날카로운 패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수능란함을 선보였다.
카메룬 선수들이 이렇게 신속하면서도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축구선수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인 ‘아이언 콘텍트(동료가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 좌우로 미리미리 봐두는 동작)를 하고 있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사실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좋은 기량이 먼저 담보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험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는 것은 또 다른 그 차원이다.
야구에서 좋은 타자의 첫째 조건이 3할 대의 타율이겠으나 축구에서의 좋은 공격수의 조건은 10회의 모험적인 플레이를 펼쳐 단 1골만 성공한다고 해도 좋은 기량을 보유한 공격수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선수들은 너무 지나치게 안정적인 플레이 만을 선호한다. 특히 유소년기를 갓 벗어난 중학교 선수들이 그런 도식적인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조광래 경남FC 감독은 "한국축구의 밝은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도 유소년기의 선수들부터 좀 더 창조적이면서도 모험적인 플레이를 펼치도록 일선 지도자들이 분위기를 먼저 조성해주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 된다"면서 "모험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실수에 대해 나무라고 억압하기보다는 창조적이며 모험적인 플레이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주면서 그 같은 플레이를 유도하는 사고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세트 플레이와 개인적인 돌파 능력 등이 매우 둔탁했다.
카메룬 선수들의 플레이 그 자체도 역동적이었지만 선수 개개인이 지닌 능력은 우리선수들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특히 순간적으로 지역과 수비수들을 돌파하는 개인능력은 한 수 위가 아니라 두 수 정도의 우위를 지켰다.
수비수를 등지는 스크린 능력도, 우리 수비수 사이사이를 뚫고 투입하는 날카로운 스루 패싱도 그림 같은 광경을 자주 연출했으며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투입되는 크로스도 날카로움을 넘어 소름끼치도록 매섭기만 했다.
더구나 공중 볼을 다투는 카메룬과 우리 선수들의 동작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천양지차로 차이가 나는 플레이 패턴을 발견 해낼 수 있었다. 우리 공격수들 대부분은 공중 볼을 다투는 문전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공. 수 상황에서 점프를 하는 순간에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눈을 감고 점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딩을 하는 순간에 턱을 들고 뛰어오르는 습관도 드러났다. 이렇게 된 상태에서 헤딩을 하면 공은 거의 대부분이 머리 윗부분에 맞는 상황이 흔하게 벌어진다. 그러나 카메룬 선수들은 투입되는 공에 대해 동그랗게 눈을 크게 뜨고 턱도 목에 바짝 당겨 붙인 상항에서 헤딩을 하게 될 것이며, 공은 거의 앞이마에 맞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분석하면서 두드러진 현상은 기술적으로 접근하면서 참담함이 피부에 와 닿기도 했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 수비수와 공중 볼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문전으로 투입된 공을 바라보지 않고 눈을 감고 점프를 한다는 것은 득점을 허용하겠다는 태도와 다름없다.
사실 크로스가 들어오는 순간에 눈을 감고 점프를 한다는 것은 장님 문고리잡기보다 확률이 더 떨어지는 행위로 보여지며 우리 선수들의 이런 플레이는 ‘기본기 미숙’ 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세트 플레이 찬스에서도 카메룬 선수들이 대처하는 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발견됐다.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이 공을 강하게 만 차겠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었고 공이 문 안으로 떨어지는 낙하지점은 아예 무시하고 강하게 만 차려고 하면서 허공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흔하디 흔하게 벌어졌다.
이런 대회와 같은 참가 팀들이 온다면 무엇이 아까울까
이번 대회에 참가한 카메룬은 정말 좋은 팀이었고 강한 팀이었다. 특히 선수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선수 개개인의 인성도 나무랄 것이 거의 없는 좋은 품성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중학연맹이 목돈을 투자했지만 그 값어치를 훨씬 상회하는 소득을 남겼다. 특히 우리 선수들의 실력과 한국의 유·청소년 선수들의 현주소도 낱낱이 알게 해줬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성과로 보여진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김석한 중등연맹회장과 연맹 관계자, 강진군 황주홍 군수와 군 관계자들이 치른 고행과 노고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렇게 수준 높고 매우 좋은 경기 등을 지켜봤다는 그 한 가지 기쁨만으로도 강진을 드나들면서도 피로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대회였고 우리에게 남긴 것이 많디 많은 대회로 선수들과 축구인들에게 영원히 기억 될 것이다.
강진에서 -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