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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축구 협상 결렬..FIFA에 중재요청
기사 작성일 : 08-03-19 11:43



다음달 26일 평양에서 열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 3차예선 남북대결와 관련한 남북한 축구 대표단의 협상이 결렬됐다.

대한축구협회 대표단은 26일 육로로 방북해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북측 대표단과 제2차 실무 협의를 벌였지만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응원단 방북 문제에서 끝내 합의점을 끌어내지 못했다.

축구협회는 이에 따라 추가 협상없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 요청을 하기로 했다.

이로써 1990년 통일축구 이후 18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남북한 축구대표팀 맞대결의 성사 여부는 결국 FIFA의 손에 넘어갔다.

이번 사태는 FIFA의 중재 결과에 따라 △제3국에서 중립경기로 개최하는 방안 △북한 축구에 대한 징계로 이어져 몰수 경기로 처리되는 경우 △북측이 중재를 받아들여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 등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전망이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육로를 통해 조중연 부회장과 고승환 대외협력국장을 개성에 보내 실무 협상을 재개했다.

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협회 대표단이 오전과 오후 세 차례에 걸쳐 북측 대표단과 협의를 벌였지만 지난 5일 1차 협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평양에서 열릴 예선 경기에선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들고 나오면서 국기는 한반도기, 국가는 아리랑으로 대체하자는 이전의 주장을 고수했다고 축구협회는 전했다.

축구협회 대표단은 이에 대해 FIFA의 월드컵 예선 규정에 따라 참가국 국기를 게양하고 양국 선수들이 도열한 상황에서 양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돼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FIFA의 월드컵 예선 규정 제22조에는 '예선 기간 FIFA 기와 페어플레이기, 양국 국기가 모두 게양돼야 하고 선수 입장 직후 양국 국가가 연주돼야 하며 이는 의무사항에 속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날 협상을 한 조중연 부회장은 "남북 화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북측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북측이 워낙 강하게 기존 입장만 고수한 탓에 협상이 전혀 진전될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축구협회는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는 FIFA의 기본 규정에 해당돼 협상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응원단과 취재진, 사전 조사단 파견 등만 협의 사항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국기와 국가 연주 문제에 발목을 잡힌 협상단은 아예 응원단, 취재진, 사전 조사단 등 다른 사안은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북측은 더구나 남측의 대규모 응원단 방북에 대해서도 완강하게 수용 불가 입장을 일찌감치 드러내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3월26일 예선일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곧바로 FIFA에 중재 요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협상이 결렬될 것에 대비해 미리 준비를 해놓은 만큼 중재 요청을 하는데 문제는 없다"며 "월드컵 예선에서 당사국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FIFA 규정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룰에도 위배되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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