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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관 미스터리
기사 작성일 : 11-04-29 05:55




‘의문의 실마리 풀려. 대축 모 고위 인사가 강력 추천’


황보관 감독이 전격적으로 서울을 떠났다. 황급하게 왔다가 휑하니 떠나는 모습을 연출한 황보관 감독의 느닷없는 등장과 황당한 퇴장을 지켜보는 팬들과 관계자들의 심경은 착잡하기만 하다.

사실 황보관 감독 선임 자체가 ‘미스터리’ 라고 할 정도로 파격적인 선임이 분명했다. 서울과 전혀 연고가 없는 황보관 감독이 어떻게 서울로 입성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인사의 추천을 받았는지 궁금증은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으나 황보관 감독 사퇴 이후 윤곽의 실마리가 잡혔다.

구단 주변에서는 ‘대축 모 고위인사가 추천했다’는 말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황보관 감독과 동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추천자로 알려졌던 이용수 교수와 허승표 전 축구연구소이사장은 오해의 장막에서 벗어나게 됐다.
황보관 감독의 파격적인 선임은 감독 취임 118일 만에 여름날의 소나기식으로 막을 내렸다.

황보 감독의 공식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 그러나 프로 축구계는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성적 부진 보다는 또 다른 큰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해설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어 서울은 이래저래 구설수의 원천지로 전락한 느낌을 주고 있다.

서울이 신임 감독 선임을 단행하면서 보여 온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친정집 출신은 절대 감독으로 기용하지 않는다는 점. 둘째,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구단 특정 인사가 신임 감독의 고유 권한을 대폭 제한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다는 점. 셋 째, 성적 부진 등 책임을 져야할 경우가 생기면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는 형태가 반복된다는 점 등이다.

지난 83년 창단한 럭키금성은 국내 축구계에서 인재의 산실로 평가받을 만큼 기라성 같은 인재들을 배출한 명문구단이 분명하다. 그러나 친정 팀의 감독을 지낸 축구인은 단 한명 뿐일 정도로 친정집 식구들을 홀대한다는 지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럭키금성에서 출범하여 서울에 입성하기 까지 다양한 인재들을 배출했고 현재 프로와 실업 대학 등에서 휘슬을 잡고 있는 지도자만 꼽아도 약30여명에 이를 정도로 대 군단.

그러나 정작 친정집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인사는 3대 감독으로 취임한 조영증(파주 트레이닝센터장) 씨 단 한명에 머물고 있다. 결국 서울은 친정집 식구들의 기용에 매우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어 있는 궁색한 입장인 셈이다.

사실 한국 프로 축구팀의 감독직은 바늘방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 감독은 때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태풍을 만나기 십상이며 자칫 잘못하면 형무소 담장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은 난감한 처지로 전락하기도 한다. 더구나 프로 팀을 이끌다보면 ‘성적 부진’이라는 암초를 만나기 십상이며, 연로한 노인들에게 ‘노환’이 가장 치명적인 병명이 듯 ‘성적부진’이라는 구실 앞에서는 제아무리 날고뛰는 감독이라도 살아날 방도가 거의 없다.

이것은 국내를 비롯한 모든 프로 세계에서 통하는 철칙이며 올해만 해도 국내 프로 감독 2명이 이 구실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서울은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차지한 빙가다 감독을 떠나보냈다. 사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다음 해 계약을 포기하고 떠나는 경우는 거의 유례가 없는 사건에 속한다. 우승 할 경우 상당수 구단들이 플러스알파를 제공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은 빙가다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고 그 후임 감독 대상자를 국내 지도자 4명으로 압축하고 은밀하게 접촉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이 국내의 대표적인 구단이다 보니 당연하게 수준급 지도자들이 그 대상자가 됐을 법하다. 당시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허정무 감독이 국가 대표 팀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서울은 당연하게 허정무 감독을 0순위로 꼽고 다양한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허 감독은 구단 고위 관계자와 접촉을 갖는 과정에서 스스로 포기 의사를 밝히고 인천으로 급선회하고 말았다. 허정무 감독이 국내의 대표적인 프로 구단을 외면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허 감독을 비롯한 구단 측과 접촉했던 감독들에게서 흘러나온 말의 조각들을 맞춰보면 전후 사정의 윤곽이 대충 드러난다.

특히 ‘구단이 감독 고유 권한을 제한하겠다는 발상을 드러냈다’는 점 만큼은 모든 대상자들의 증언(?)에서 공통사항으로 드러나 시선을 집중시킨다. 지난 83년 창단한 서울(전 럭키금성축구단)은 28년의 유구한 창단 역사가 말해주 듯 기라성 같은 인재들을 수도 없이 배출한 명문구단으로 성장했으며 프로를 비롯해 실업 지도자들 까지 합치면 약 100명의 지도자들이 활동하는 자원의 보고나 다름없다. 현재 대학에서 활동하면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신재흠 감독 등 까지 포함하면 국내 어느 프로구단 출신들보다 다양한 인재들이 질과 양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서울이다.

구단 내부에도 우수한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성남(전 청소년대표코치 지도자 6년차) 최기봉(전 대신고 감독 지도자 4년차) 최용수(현 감독 대행 지도자 4년차) 등 인재들이 친정집의 부름을 목마르게 고대하고 있다. 사실 프로구단은 성적 제일주의가 판치는 이상 집단. 그러나 축구란 스포츠 자체가 인재의  경연장이 분명하다면 자사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여 육성한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해보지 못하고 경원한다는 것은 해사행위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럭키금성 출신의 모 원로는 “고향에서 천대받는 지도자가 어느 곳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겠느냐”면서도 “우리 구단 출신들에게 프리미엄을 줘야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지도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하는 풍토를 구현해달라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은 4월 26일 자로 최용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김영근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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