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후 거친 몸싸움 ‘눈살’


2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내셔널리그의 시즌 우승팀을 가리는 단순한 의미 뿐만 아니라 3：2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그 내용면에서도 굉장히 훌륭한 경기였다.

 강릉은 세 골을 터트리면서 우승을 차지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했고, 강릉에 아쉽게 패한 김해도 우승의 향방이 어느 정도 기운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을 뽑아내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승자나 패자 할 것 없이 90분간 그라운드에서 멋진 경기를 펼친 두 팀은 모두 박수를 받았어야 마땅한 경기였지만 경기 후 양 팀 간의 거친 몸싸움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강릉이 3：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강릉이 골키퍼 김태영을 석형곤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사단이 일어났다.

 교체와 동시에 골라인 밖으로 퇴장한 김태영이 김해 벤치 앞을 유유히 지나쳐 자신의 벤치로 돌아가자 김해 코치진이 불러 세워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태영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후 양 팀 벤치 모두 남은 시간 경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소리가 울리자마자 코치들을 비롯한 김해 선수단이 득달같이 김태영을 비롯한 강릉 선수들에게 달려들면서 양 팀의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선수들의 몸싸움이 시작된 지 얼마지나지 않아 강원도 축구협회 인사들과 김해시 체육회 인사들 등 양 팀 관계자들마저 이에 동참하면서 그라운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욕설과 고성은 물론이거니와 주먹과 심지어 발차기까지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으로 변했다.

 선수들을 진정시켜야 할 양 팀 감독들도 다소 격양된 모습을 보이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지만 김기복 실업연맹 실무부회장과 윤희정 사무처장, 실업연맹 직원 등이 몸을 던져 말린 끝에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고 5분 만에 마무리됐다.

 일부 김해 선수들은 퇴장하는 과정에서 강릉의 일부 관중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기에 앞서 한 해 일정을 모두 마감하면서 우승팀을 가려내는 리그 최대 축제의 날에 벌어진 추태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날씨만큼이나 싸늘하게 만들었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