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홈피 통해 결별인사… “팬들에 감사”


서울과의 계약이 올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되면서 고국인 터키 복귀설이 나돌았던 셰놀 귀네슈 감독이 결국 서울을 떠나기로 했다.

 서울 구단은 25일 ‘올 해로 계약이 끝나는 귀네슈 감독과 내년 시즌 구상에 대한 논의를 펼쳤으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즌 말미부터 ‘가족이 있는 터키로 돌아가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귀네슈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한웅수 단장과 면담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밝힌 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결별인사를 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고국인 터키를 3위까지 끌어올리며 깊은 인상을 심어준 귀네슈 감독은 2007년부터 서울의 7대 감독으로 부임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한편 이청용과 기성용 등 유망주들을 꾸준히 경기에 투입하면서 팀의 전력을 향상 시켜 서울이 K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귀네슈 감독 체제하에서 서울은 꾸준히 강팀으로 군림했지만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수원에 패배에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남에 패하며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마저 놓치는 등 불행하게도 단 한 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귀네슈 감독은 3년의 재임기간 중 심판판정과 프로연맹의 행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뜻하지 않게 몇 차례에 걸쳐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내년에 서울이 한 단계 발전하고 도약하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해 떠나기를 결정했다’는 귀네슈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공항까지 나와서 환영을 해준 것에 큰 감동을 받았고,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해주며 응원해 준 팬 여러분들은 한국 생활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었다.

 특히 (연맹의 징계를 받은) 9월 나를 위해 모금운동을 펼쳐주고 내 이름을 외쳐준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감격으로 남을 것’이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귀네슈 감독은 ‘3년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아쉽지만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의 유망주를 해외 선진리그에 진출시켰고, 많은 서울 선수들이 각급 대표팀에 선발되어 한국을 위해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자랑스러웠다’며 지난 소회를 밝혔다.

 이어 ‘물심양면으로 최고의 지원을 보내준 서울 구단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K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시스템과 선진적인 운영 체계를 갖춘 구단과 가장 열렬하고 뜨거운 열정을 지닌 멋진 팬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했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줬다.

 비록 떠나지만 서울 감독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팬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서울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며 언제 어디서나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낼 것’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터키 대표팀 감독과 프로팀 트라브존스포로 사령탑을 놓고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귀네슈 감독은 당분간 한국에 머물려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출국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