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보수교육 장소에 지도자 학부모 연대 시위 예고


고교 축구계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협회가 전격적으로 내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나선 리그제 전환에 대해 일선 고교 지도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선 고교 지도자들이 협회의 정책 결정에 대해 리그대책위(위원장 최건욱) 구성하고 집단적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협회가 리그제 전환의 구상과 정책의 실수요자라고 볼 수 있는 일선 지도자들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정책을 결정하면서 ‘따라와’ 식으로 밀어붙이는 형태에 대해 집단적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은 전혀 생소한 움직임이다.

  협회가 번개 불에 콩 구어 먹듯 신속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협회는 이미 홈피를 통해 09년 초. 중. 고교의 리그 참가 신청을 이미 받기 시작했다.
 
 협회가 리그제를 시행하겠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고교 감독들의 반발 속도 또한 자연스럽게 빨라지고 있다. 

  협회는 12월 4일 고교 리그제 대책위와 면담을 통해 고교 지도자들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나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면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의문스럽다. 
 
  고교 핵심 지도자들이 강경 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다. 고교 감독들이 사안의 직접적인 당사자라는 점에서 고교 핵심인사들이 주도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24일 저녁 7시, 해남시축구협회가 마련한 만찬이 대충 끝나고 밥상도 체 치워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단 한명의 이탈자도 없이 한자리로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대회 주최 측이 마련한 만찬이 있다고 해도 식사만 하고 줄행랑을 치던 종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것도 이채로웠다.

  모 음식점 구석방으로 꾸역꾸역 모여든 지도자 54여명이 직사각형으로 대열을 잡고 앉았다. 워낙 비좁아 서로가 어깨를 맞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좁았지만 누구하나 불평이 없는 진지함이 충만한 분위기였다.

  먼저 고교 리그제 전환 대책위원회(가칭)를 맡은 최건욱(안동고 감독) 감독이 회의를 주도했다. 조관섭(풍생고 감독) 씨가 보조 진행을 맡았다.

  최건욱 위원장은 리그제 전환에 따른 일선 지도자들에게 닥칠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운 발언으로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구수한 입담으로 해설을 곁들이며 14개 항목을 상세하게 발표했다. 항목 하나하나에 곁들인 차분한 해설과 설명을 듣는 지도자들의 표정은 이제 막 축구부에 발을 들여놓은 신입생 선수들처럼 진지하기만 했다.

  이어진 대책위 난상 토론에서 강경한 발언들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행동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부분에서 동참하는 조짐이 강했다. 그만큼 일선 지도자들이 리그제 전환에 따른 절박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김호곤 전무는 "피차간에 오해가 많다.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이해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12월10일 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지도자 보수교육에서 리그 전환과 시행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에서 -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