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인 패싱 플레이 인상적…경희대, 체력적 열세가 패인


고려대학교(총장 김병철)가 28년 만에 춘계대학연맹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는 지난 30일 남해스포츠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47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를 최성근, 정재용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2 : 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고려대는 지난 1983년 대회 정상에 오른 이후 28년 만에 다시 우승 깃발을 흔들면서 대학부 최강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대망의 결승전에 오른 고려대와 경희대는 예선에서 한조로 편성돼 1 : 1 무승부를 기록한 뒤 고려대가 조 1위, 경희대가 조 2위로 본선에 올랐다.

 고려대는 본선에서 지난해 우승팀과 준우승을 차지한 영남대와 선문대를 격파하고 이번 대회 최고의 돌풍 팀으로 꼽히는 예원예술대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해 한양대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경희대는 상지대와 광주대 그리고 동의대를 차례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동아대를 상대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 : 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오랫동안 춘계연맹전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양 팀은 베스트 멤버로 경기에 나섰다.

 고려대는 올림픽대표에 선발된 박희성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세워 다득점을 노렸고 경희대는 덴소컵 한국대학선발에 뽑힌 이광선과 권한진 그리고 올림픽대표에 이름을 올린 김진수를 총출동 시켰다.

 전반 초반의 흐름은 경희대가 주도했다.
경희대는 전반 시작 1분 만에 골 찬스를 맞이했다. 고려대의 프리킥을 잘 막아낸 경희대는 빠르게 역습으로 전개했고 임창균이 중원에서부터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까지 혼자 치고 들어가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고려대 GK 김기용의 몸을 날리는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어 경희대는 전반 13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김진수가 롱 스로인으로 문전으로 붙였고 김동기가 방향을 바꾸는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경기 초반 경희대의 거센 공격에 잠시 주춤하던 고려대는 전반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과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를 통해 흐름을 가져왔고 전반 18분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아크 왼쪽에서 경희대의 볼을 가로챈 박희성이 골 에어리어 왼쪽까지 파고든 뒤 수비수를 앞에 두고 왼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각도를 줄이며 달려 나온 경희대 GK 한유성의 다리에 걸리며 득점찬스를 놓쳤다.

 아쉽게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고려대는 경희대의 골문을 열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쳤고 전반 27분 선제골을 뽑아내는데 성공다.

 아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은 고려대는 박형진이 강하게 골문을 보고 왼발 인사이드 슈팅을 날렸고 발을 떠난 볼은 수비벽 사이를 통과해 왼쪽 골대 구석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경희대 GK 한유성이 손으로 쳐내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듯 보였으나 문전으로 쇄도하던 최성근이 밀어 넣으며 중요한 선취득점을 성공시켰다.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고려대의 공격은 더욱 날카롭게 경희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반면 경희대는 전반 초반의 공격적인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했고 미드필드에서 볼이 전방으로 살아나가지 못하면서 골 찬스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선제골 이후 계속 주도권을 잡아가던 고려대는 전반 종료 직전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고려대는 전반 44분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경희대 수비를 무너뜨린 후 골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김동철이 슈팅 모션을 취하다 중앙으로 밀어 준 볼을 정재용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가 골 망을 흔들었다.

 고려대의 추가골은 좁은 공간 안에서 선수들이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를 펼쳐 만들어 낸 완벽한 작품이었다.

 2 : 0으로 리드한 채 후반에 들어선 서동원 고려대 감독대행은 올림픽대표로 중국과의 평가전에 나섰던 김경중을 왼쪽 측면에 포진시켜 공격을 주도하게 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경희대 김광진 감독 역시 2골을 내준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던 장신 공격수 문진용을 투입하는 동시에 센터백을 보고 있던 멀티 플레이어 이광선을 전방으로 자리이동 시켜 만회골을 노리는데 온 힘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더 이상 양 팀은 추가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전 45분이 지나갔고 고려대가 전반에 기록한 최성근과 정재용의 연속골을 잘 지켜내 2 : 0으로 경희대를 꺾고 승리했다.

양문철 기자
사진=곽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