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한 경선, 권은동 11표 얻어 최성제에 압승


권은동(신화 건설대표) 씨의 강력한 신풍에 노장 정영환 씨가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강원축구협회장 선출은 말 그대로 난전과 난산의 연속이었다.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총회는 2번이나 타의로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11월 30일 오후 경포 현대호텔.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20여분이나 늦게 나타난 정영환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총회장에 입장하여 ‘출마의 변’이 아닌 ‘사퇴의 변’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후 전격적으로 후보사퇴를 선언하고 자리를 떴다.

  유력 후보였던 정영환씨가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하고 자리를 뜨자 일부 대의원들은 허탈해했고 모 대의원은 고함을 지르며 퇴장하는 광경도 연출했다.

  정영환 씨가 사퇴를 선언하고 사라져버리자 14명의 대의원들은 약20여 분간 난상토론을 거친 끝에 권은동 씨를 만장일치로 선출하자는 안에 합의를 겨우 이뤄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성제 후보가 이 같은 분위기에 제동을 걸고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최 후보는 ‘난 사퇴의사가 없다’면서 경선을 요구했다. 최 후보의 이의를 접수한 대의원들은 난감해 했고, 모 대의원이 최성제 후보를 추천하면서 경선이 필연으로 다가섰다.

  결국 총회장에 입회한 강원도체육회 측에서 중재에 나섰고 양 후보들 간의 김빠지고 해괴한(?) 경선이 이뤄졌다. 권. 최 후보는 단상에서 5분간 대의원들에게 자신의 정책과 견해를 밝혔다.
 
  2시 45분 대의원들은 투표에 들어갔고, 전 전무이사인 유재학 씨가 입회하여 개표를 한 결과 권은동 후보가 14 표 중 11표를 얻었고 최성제 씨가 2표를 얻었다.

  권은동 씨가 최성제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차기 회장에 당선됐지만 총회장은 이미 김이 빠질 데로 빠졌고 일부 대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퇴장했다.

  사실 강원축구협회의 차기 회장을 선출을 위한 여정은 파문의 연속이었다. 지난 7월 신준철 씨가 최초로 차기 회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 수면 위로 떠오른 후보가 4명이나 됐다.

  차기 회장으로 당선된 권은동 씨도 그 중 한명이었지만 유력 후보로 분류되는 인사는 아니었으나 이종건 씨가 합류하면서 힘을 얻었고 그 동력을 발판으로 삼아 결국 경선을 완주하면서 차기 회장에 등극하는 끈질긴 저력을 보였다.

  정영환 전회장은 너무 무기력하게 선거에 임했으며, 외부 세력을 선거에 끌어들이면서 자충수를 뒀고, 지역 인사들을 너무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회장의 절대 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4명의 중앙대의원을 지명조차 못하고 허망하게 무너진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정영환 씨는 중앙대의원을 추인받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하려 시도했으나 3번이나 정원 미달로 연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힘을 잃어갔고 집행부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져 들어가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정영환 씨가 총회장에서 ‘사퇴의 변’을 털어놓으며 한 말처럼 한 배에 동승한 것으로 알아왔던 이사들 간의 이탈과 다툼이 빈번하면서 연임 의지는 허망하게 무너진 것이다.

  권은동 씨는 출마 의사를 선언한지 불과 2개월 만에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자 최돈포 사단의 후계자인 정영환 씨를 단숨에 침몰시키는 무서운 조직 장악력과 저력을 선보여 단숨에 유명인사가 됐다.

  권은동 신임 회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이제 모든 구성원들의 화합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겠으며 헝클어진 조직의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이어 “강원 축구를 중흥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며, 강원도의 프로와 유소년 까지 총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협회로 재정립 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금강대기 등 지역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를 더욱 활성화 하고 명성 있는 대회로 유지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 쏟겠다”며 “가능하다면 유소년 대회를 신설하면서 강릉이 구도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일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은동 회장은 신입 집행부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상중이며 각 지역 회장들의 고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축구인들의 신뢰를 받는 집행부로 만들어 변신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집행부 구성에 대해서는 15일 경 발표 하겠다”고 말했으며 전무이사에는 이춘섭(54) 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