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희생자 앞 봉헌하는 정몽규 회장

경기대와 연세대의 지난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승부조작 기습 사면 번복으로 대국민 사과하는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 승부조작 기습 사면 헛발질 행정 덮으려 애꿎은 대학축구 거론하며 한 데 엮어 매도하지 않기를 바란다.
승부조작 기습 사면 발표 번복으로 대한축구협회가 사면초가에 빠진 지금 갑자기 승부조작 선수가 어떻게 키워지는지 그 근원지가 밝혀지는 듯한 기사가 나왔으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들여다보니 그럴싸하게 버무려서 승부조작 범죄집단과 대학선수들을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넣어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놓았다.
거기에다 22세룰에 반대하는 대학선수들과 함께 반대 의견을 내는 대학지도자들에게 대학축구를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책임도 못 지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가르치지도 못하고 승부조작이나 할 잠재적 범죄자들이나 기르고 있으면서 할 소리는 아니라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사를 접한 한국대학축구연맹 관계자들과 현직 대학축구 지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은 물론, 선수들 모두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보도에 강한 불쾌감과 함께 불만을 표출하면서 ”지난 춘계 대학축구연맹전 준결승전에서의 상황은 승부조작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승부조작이란 그 승부 결과에 따라 누군가 이득을 얻을 때 시도된다.
경기 결과 제3의 팀의 당락이 결정되거나 금전적 이득을 얻는 경우가 해당된다.
그러나,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연세대와 경기대의 준결승전은 두 가지 경우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으며, 두 팀 간의 자존심 싸움이었을 뿐이다.
복싱 경기에서 누가 선방을 날릴 것인가 선수 간 신경전을 펼칠 때 아무도 그 상황을 범죄라고 부르지 않는다.
바둑을 둘 때 돌 하나를 놓기 위해 시간을 끌어도 승부조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동네 기원 아저씨들은 ‘거 바둑 두는 사람 어디 갔나?’ 이러면서 신경을 건드릴 뿐이고, 실제 대국에서는 조용히 카운트를 한다.
중동축구가 ‘침대 축구’라고 아무리 비난을 받아도 하나의 전술로 자리 잡은 것도 마찬가지다.
10분쯤 남았는데 그들이 이기고 있으면 전 세계 모두가 안다.
‘아. 드러눕겠구나. ’ 그러면 여지없이 시작된다. 발목 잡고 눕기. 절뚝거리며 천천히 나가다 말고 눕기. 경기장 전체에 야유가 울려 퍼지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심판들도 방법이 없다. 그렇게 수십 년이 흘러도 FIFA에서도 이를 제재할 명확한 규정을 만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간 지연도 전술로 인정받는 것이다.
다시 그날로 돌아가 보자.
연세대는 선취골을 넣고 1대0으로 앞서고 있었다.
경기대는 어차피 수비적으로 나설 전략이었으므로 앞으로 나서지 않았고 연세대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된 볼 돌리기였는데 연세대의 볼 돌리기가 길어지자 경기대 선수들이 빈정이 상했다. 따라가지 않은 것이다. 여기부터는 감정싸움이다.
잘못됐다. 그 감정선을 끊었어야 했다.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경기 감독관도 두 팀 감독에게 빠른 경기 진행을 얘기했다.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일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두 팀 감독도 그 경기 이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잠깐의 감정싸움이 얼마나 쓸모없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자신의 제자들은 불명예스러운 준우승컵과 3위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두고두고 회자 될 한국 대학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으니 말이다.
한국대학축구연맹에서는 두 감독과 팀에 대한 징계를 고민했지만, 상급 기관에서 이런 상황에 대한 징계 사례가 없었고, 규정이 정해진 바가 없기에 한 개 대회 출전금지 징계로 결정하고 대한축구협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대학축구연맹 공정위에서 보고한 것에 대해 정확한 재심사는 하지 않고 대학연맹으로 되돌려보내면서 언론플레이로 22세룰과 연계하여 대학축구연맹과 지도자 선수들을 궁지로 몰면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려고만 했다.
이번 사태에 있어 정작 시급한 것은 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규정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계속 연세대와 경기대의 지난 경기에 대해 대학연맹이 내린 징계만 물고 늘어지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연세대와 경기대는 축구 경기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다.
단지 보기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고,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성실히 뛰는 모습을 이십여 분간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이 죄송하다고 하지 않고 경기는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냐고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다.
한쪽은 이기고 있는데 굳이 우리가 왜 먼저 나가느냐고 했고, 다른 한쪽은 우리는 전력이 약해서 원래 내려서서 한 방을 노릴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다.
듣는 사람 모두 백번 이해했다.
그래도 볼 돌리기 이십여 분은 심했다.
축구계 A 기자의 ‘승부조작 선수가 바로 그렇게 길러진다.’
과연 어느 부분이 그러한가?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끼리 자존심 싸움과 신경전은 있었지만, 어느 지점에서 승부조작과 연관 지어야 하는지 찾을 수가 없다. 이십여 분간 열심히 뛰지 않은 선수들이니까 앞으로 성실한 축구선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성실하지 않은 선수는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큰데, 축구 관련 나쁜 짓은 곧 승부 조작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뭐 이렇게 연결 짓는 것인가?
궤변도 이쯤이면 병이다.
이 사건과 대학선수들이 중도에 대학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과 22세 의무 출전규정 반대 문제는 별개의 일인데 마치 말할 자격도 없다는 식으로 슬쩍 끼워 넣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타이밍도 참으로 절묘하게 대한축구협회가 승부 조작 등 일련의 기습 사면 사태 번복으로 사면초가에 몰려있자, 이번에는 한국대학축구연맹의 대학축구 볼 돌리기로 빈축을 산 두 팀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놓고 승부 조작과 같은 맥락인 것처럼 보도를 한 것은 아주 나쁜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볼 돌리기 한 양 팀에게 절차에 따른 합당한 징계를 주는 것이 맞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언론과 대한축구협회가 궤를 맞추어 한쪽에서는 징계가 가벼워 자신들 입맛에 안 맞으니 자신들이 알아서 징계를 주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런 선수들이 승부조작 선수들로 그렇게 길러진다고 매도한다.
징계가 가볍다는 대한축구협회 모 인사와 한국대학축구연맹과 오고간 대화에서 연세대는 1.2학년 대회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축구를 오랫동안 전담했다는 그의 망언은 22세 규정이 없을 때의 일이며, 22세 의무 출전규정이 생긴 지금 1.2학년 대회는 대학선수들에게 취업박람회나 마찬가지란 것을 간과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1.2학년 대회 출전금지’란 중요한 취업기회를 한차례 빼앗는 셈인데 과연 징계가 가볍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야말로 대학축구의 현실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인데 하물며 대학축구를 오래 담당했다고 큰소리치는 담당자가 그런 망언을 쏟아놓으니 더욱 어이가 없다.
또한, 징계는 연세대와 경기대 양 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인데 왜 연세대에 포커스를 맞추어서 징계가 약하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모든 경기에 성실히 임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한 경기에 성실히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선수들이 승부 조작 사범으로 길러진다는 것은 또 무슨 근거인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양 팀 선수들은 자신들의 한순간 판단이 가져오는 파장이 얼마나 큰지 태어나서 가장 큰 충격으로 배웠다.
그런 방식으로 배우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아프게 배웠다.
그런 어린 학생선수들에게 승부 조작 범죄자들과 같은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이번 사면 번복 사태의 대상자였던 이들은 승부 조작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노렸고, 그 중에는 타인의 생명을 잃게 한 이들도 있으며 그 외에 더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범죄자들이다.
과연 타당한 비교 보도인가?
대한축구협회의 승부조작 사면 번복 사태와 한국대학축구연맹의 징계 수위에 관한 비판 기사를 쓰려거든 잘 구분하기 바라며, 엉뚱하게 몰고 가거나 묻어가려고 하지 말고 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판단하여 합리적 근거를 들어 보도해주길 바란다.
또한, 언론은 더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인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 “승부조작 사범을 포함한 100인 사면 번복 사태” 징계대상자이자 책임 당사자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임직원들의 징계위원회나 공정위원회가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취재해 공정하게 보도해주기 바란다.
한국축구신문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