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100분’ 중동고에 5 PK 4, 전국대회 첫 우승


대구 현풍고가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19일 김해운동장에서 펼쳐진 ‘제 52회 청룡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현풍고는 서울 중동고를 상대로 한 골씩 주고받으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100분간의 혈투 끝에 5 : 4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대회 첫 8강에 올랐던 현풍고는 기세를 몰아 준결승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교축구대회 우승팀인 전주 영생고를 무려 4 : 1로 꺾고 결승까지 진출하며 끝내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현풍고는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총 5경기 16득점이라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고, 현풍고와 결승서 맞붙은 중동고는 4강에서 홈팀 부산 개성고를 2 : 0으로 누르고 결승에 오며 이번 대회 단 1실점만을 허용하는 빈틈없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내리는 빗속에서 양 팀 선수들은 전반 초반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고 무거운 움직임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 팀 선수들은 점차 몸놀림이 가벼워지며 경기력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고 양 팀은 상대를 중원에서 강하게 압박하며 주도권싸움을 벌였다.
 
초반 주도권은 중동고가 잡았다. 중원에서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펼치며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치던 중동고는 김정현이 중앙과 측면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공격기회를 노리며 날카로운 패스로 볼을 전방으로 이었다.

반면 현풍고는 중동고의 패스플레이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원을 두텁게 하며 공격을 차단해 재빠른 공수전환을 이용해 역습으로 맞섰다.

현풍고는 최전방에 송유경을 배치해 과감한 돌파로 선제골을 노렸지만 이번 대회 단 1실점만을 허용한 중동고의 수비벽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양 팀은 끊임없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번번이 수비에 막히고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팽팽한 양상을 이어가던 전반 37분 중동고 박정혁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이은 볼은 받은 박정혁이 패널티박스 왼쪽으로 다시 치고 들어오며 감각적인 터닝슛을 시도했지만 발에 제대로 맞지 않은 볼을 바운드되며 아쉽게 골대를 빗나가고 말았다.

이번 대회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던 현풍고는 중동고에 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주도권을 내준 채 전반을 종료했다.

후반 들어도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 속에서 양 팀의 후반전은 시작되었고, 후반 시작과 함께 현풍고는 전방에서 빠른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반과는 다른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현풍고는 후반 3분 송유경이 아크 왼쪽에서 기습적으로 시도한 터닝슛이 골포스트 상단을 강하게 맞고 나온데 이어 후반 6분 권태철이 하프라인에서부터 중동고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아크 정면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이 떠버리며 아쉽게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점차 기회를 잡아가고 있었다.

중동고는 전반과 다르게 공격을 몰아치는 현풍고의 기세에 눌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현풍고에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현풍고는 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스로인하며 문전으로 이었고 자리 잡고 있던 권태철을 중동고 수비가 놓치며 오른발 발리킥으로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중동고는 선제골을 허용하자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거센 반격에 나섰고 후반 13분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미드필드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은 중동고는 김정현이 문전으로 올린 볼을 강종찬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맞추고 말았다.

리드를 잡은 현풍고는 공격을 늦추지 않고 기세를 몰아 날카로운 공격으로 중동고 골문을 끊임없이 위협했고 중동고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원에서 침착한 경기운영을 펼치며 만회골을 따내기 위해 총 공격에 나섰다.

후반 28분 중동고는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만회골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김정현은 빠르고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벽에 막히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이후  몇 차례의 슈팅이 현풍고 GK 라승학의 선방에 막히며 현풍고가 우승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

경기는 현풍고의 우승으로 종료되는 듯 했으나 전광판 시계도 멈춘 후반 40분 중동고의 극적인 만회골이 터지고 말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센터링으로 문전으로 연결한 볼이 바운드 되어 유승민에게 향했고, 볼을 잡은 유승민은 한번 접으며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환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1 : 1을 만들고 승부를 연장으로 가져갔다.

연장 들어 경기는 더욱 팽팽하게 이어졌고, 멈추지 않는 비와 100분간의 혈투 속에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 팀은 세 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하며 승부차기서도 접전을 이어갔고 중동고 네 번째로 나선 박정수의 슈팅이 현풍고 GK에게 걸리면서 결국 현풍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홍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