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팀들 꺾고 도 대표 선발…K3 팀의 새로운 지평 열어


양주시민축구단(단장 유인술, 이하 양주)이 수원시청(이하 수원)을 2:1로 제압하고 전국체전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경기도 대표로 전국무대에 나서게 됐다.

특히 K3리그 팀인 양주는 예선 1차전부터 결승까지 상위리그인 내셔널리그에 속한 안산할렐루야, 신생팀 돌풍의 주역 용인시청, 전통의 강호 수원시청 등을 승부차기 없이 모두 승리로 장식해 목표의식이 적을 수밖에 없는 K3 팀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7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제91회 전국체전 경기도 대표 선발 티켓을 걸고 양주와 수원의 결승전이 열렸다.

K3리그에 속한 양주와 내셔널리그의 수원은 각 리그의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펼쳤다. 양주는 내셔널리그의 안산할렐루야와 용인시청을 차례로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K3 팀들도 내셔널리그 팀들을 잡을 수 있다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수원은 반대로 용인시민축구단과 남양주시민축구단 등 K3 팀들만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며 결승까지 올랐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양 팀의 결승전이 시작됐다. 수원은 전반초반부터 강하게 양주를 몰아붙이며 파상공세를 펼쳤고 양주는 수비를 두텁게 세운 후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로 맞섰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수원 박규태가 오른쪽 골에어리어에서 패스 받아 골키퍼만을 앞에 두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맞으며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어 전반 12분에는 수원 장혁이 왼쪽 코너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종찬이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양주 박현수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찬스를 놓쳤다.

양주는 전반 14분 아크정면에서 박상용이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전반중반을 넘어설 무렵 수원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기회를 엿보고 있던 양주가 천금 같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21분 양주 황지수는 아크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 라인을 따라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제친 후 아크 정면에서 벼락같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고 날아간 볼은 골문 왼쪽 상단에 꽂히면서 선취득점을 올렸다.

황지수의 골이 터지자 원정응원 온 양주 관계자들과 팬들은 목청 높여 환호성을 질렀고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양주는 점수를 지키려는데 급급해하지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며 정상적으로 게임을 운영했다.

양주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수원에게도 득점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9분 오른쪽 페널티에어리어 밖에서 패스된 볼을 절묘하게 오프사이드를 뚫고 문전에서 패스 받은 박종찬이 골키퍼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급한 나머지 공을 밟으며 제대로 슈팅을 이어가지 못해 동점찬스를 무산시켰다.

양주에게도 추가골의 찬스가 왔다. 전반 42분 아크 정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신영록과 김태영이 나섰다. 신영록은 지난 K3리그에서 시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거함’ 삼척신우전자를 상대로 박주영이 나이지리아전에서 보여줬던 프리킥처럼 그림 같은 프리킥을 선보여 결승골을 성공시킨 장본인이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김태영이 공을 피해 지나가고 신영록이 대포알 같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직접 골문을 노렸으나 수원 김지운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선방하면서 아쉬운 추가골 기회가무산됐다.
 
이후 수원은 동점골을 얻어내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양주의 탄탄한 수비와 한발 더 뛰는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의 압박에 가로막히며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서자 수원의 파상공세는 더욱 불을 뿜으며 양주를 압박했다. 후반 3분 수원 정명오가 왼쪽 골에어리어에서 강하게 감아서 찬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런 수원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양주가 추가골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후반 10분 빠른 역습을 통해 수원의 진영으로 넘어간 정천수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짧게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박정인이 깔끔하게 헤딩슛으로 연결하면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2점을 내준 수원은 포메이션을 3-5-2로 바꾸며 더욱 공격에 나섰고 후반 18분 만회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수원 박종찬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파울 당하며 얻어낸 페널티킥을 신현국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오른쪽 골문으로 차 넣으며 귀중한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만회골에 성공한 수원은 남은 시간 맹공을 펼치며 동점골을 향해 양주를 밀어붙였지만 양주의 탄탄한 수비와 왕성한 체력 그리고 빠른 역습을 당해내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양주가 2:1로 수원을 누르고 경기도 대표 출전이 확정되자 양주 관계자들과 팬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선수들과 기쁨의 감격을 함께 누렸다.

K3리그에서도 B조 3위를 달리는 등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양주가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는 전국체전 무대에서 다른 지역 팀들을 상대로 어떤 이변을 보여줄 지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문철 기자(ymch@weeklysoccer.co.kr)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