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책위, 학부모 지도자 등에 문호 개방


대축이 심판계 개혁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조중연 회장은 지난 4월 2일 “심판대책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직접 지시했고,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재한)는 오는 15일 첫 회의를 갖고 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대책위에는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김재한 부회장을 비롯하여 총원은 10명으로 구성됐으며 변호사와 대학교수 등 각계의 전문직 인사 4명과 모 대학 지도자 1명, 모 고교 학부모 1명, 심판부 고위 인사 등이 참여했다.

 대축이 대책위에 일선 지도자와 학부모 등이 참여하도록 문호를 개방한 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격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만큼 비리를 추방하기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협회 모 핵심 인사는 “조 회장이 심판계 개혁이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뼈저리게 절감했을 것이며, 심판계를 강도 높게 개혁하지 않고서는 협회의 위상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면서 “대책위에 지도자와 학부모 등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문호를 파격적으로 개방한 사실만 봐도 조 회장의 추상같은 개혁의지를 느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중연 회장이 대책위를 구성한 비슷한 시기에 원로 집단에서도 축구계 전반의 개혁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축구인들의 정서가 심상치 않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로의 따끔한 한마디는 조중연 회장을 비롯한 협회 고위 인사들에게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종환 OB회장이 “이번 사건을 심판위원장 한명을 퇴진시키는 것으로 끝나서는 절대 안된다” 면서 “심판위원장 윗선에 있는 인사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공평한 것 아니냐”는 직설적인 표현을 굳이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종환 회장 개인의 의지라기보다는 축구인들의 정서를 대변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심판대책위 김재한 위원장은 “심판들이 유혹에 빠진 배경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면서 “일선 지도자와 학부모 등도 참여하는 만큼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심판 매수 사건이 터진 직후 파다하게 나돌던 “김재한 부회장이 심판담당 부회장을 맡을 것 같다”는 소문에 대해 조중연 회장은 “전혀 근거 없는 헛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조중연 회장은 7일 오후 “심판담당 부회장을 둘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며 “심판부의 권위를 존중하고 독립성도 보장하면서 심판부 스스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적절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축 상벌위는 심판 매수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10명의 심판들에 대해 오는  4월 중순 상벌위를 열어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