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녹음테잎 본사에 전달... 亡身殺 투자 회장선거 막판 변수


지난 8월12일 이계호 실업연맹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실체를 드러냈던 ‘STC라이프 주가조작 사건’의 불똥과 파장이 축구협회로 옮겨 붙었다.

  일부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협회 내부에서도 '결국 뇌관이 터지고 말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으며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들의 표심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완연했다.

  본사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10여분 분량의 녹음테입에는 생생한 증언이 담겨 있었으며 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이 ‘STC라이프’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모집책으로의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첨부되어 있다.

  특히 ‘차기 회장 선거의 유력주자인 조중연씨의 권유를 받아 STC라이프 주식을 샀다가 수억원을 날렸다’는 제보자의 주장은 진행형이며 큰 사회적 파장을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중연씨도 이계호 회장의 다단계 사업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차기 유력주자로서의 입지도 상당부분 손상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다.
 
  조중연씨가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은 2가지로 대별된다. 먼저 다단계 수법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이냐 하는 부분과 협회 고위간부로서 협회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깊은 외부 인사에게 협회 직책과 영향력을 행사하여 STC라이프 주식에 투자를 하도록 끌어 들인 것이 아닌가 하는 대목이다.

  먼저 다단계 사업의 이익창출의 고전적인 수법은 계단식으로 후임자들을 계속 끌어들여야 수익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사업이라는 점이라고 볼 때 조중연씨가 협회 고위직을 활용하면서 투자자 모집책으로 활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가 제공한 녹음테잎에도 ‘조씨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는 대목이 녹음되어 있어 그 같은 일부의 추론을 강력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

  협회 내부 인사들의 거액 투자도 의혹이 쏠리는 부분이다. 협회 고위 인사들은 개인적으로 판단한 주식투자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고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STC라이프 주식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난 고위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조중연 부회장의 영향권에 속한 인사들이라는 점은 유독 눈길을 끈다. 이들이 어떻게 거의 비슷한 시기에 STC에 집중 투자를 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뒤따른다.

  결국 조중연 부회장이 어떤 형태로 든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들을 자신의 다단계 하부 조직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리도 가능하다.

  모 축구인의 생생한 증언은 이같은 추론에 힘을 보탠다. "조중연 부회장이 집무실로 불러 갔더니 'STC라이프에 투자를 해봐라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으나 ‘돈이 없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축구인은 이어 "조 부회장이 STC라이프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제보자인 L모씨는 "조중연씨는 한 때 STC라이프 주가가 치솟다가 절벽으로 곤두박질치는 절박한 시점에서도 ‘곧 호재가 터지니 절대 팔지 말라’고 강력하게 권유했다"며 "STC라이프의 핵심 관계자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내부 정보를 흘리면서 절대 팔지 말라고 적극 권유한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다 팔았더라면 30%라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고 토로하며 허탈해 했다.

  조중연 부회장이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점을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이계호씨가 실업연맹 회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STC라이프 주식은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2004년 12월 365원이었던 주가는 2007년 1월에 7000원 대에 진입하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STC라이프는 큰 호재가 없었으나 2007년 1월엔 6300원 대로 상승했으나 그 후에는 계속 내리막길로 내려앉는 완만한 하락세룰 유지하다가 현재 520원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협회 주변에서는 지난 2007년 중반부터 ‘조중연 부회장이 STC 주식을 사들여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으며 이 소문의 영향을 받아 축구협회 임직원들과 주변 인사들이 STC라이프 주식을 대량 매입하게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파다하다.

  조중연 부회장은 실업연맹 이계호 회장과 거의 매주 골프를 치러 나갔으며 가끔 협회 고위 임원들이 이 골프모임에 번갈아 합류하면서 협회 임직원들의 STC라이프사에 대한 믿음이 굳어졌고 주식 매입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협회에서 ‘STC라이프’ 주식을 산 고위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협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총망라되어 있다. 친 조중연계 인사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L모 부회장. K모 전사무총장. K모 현사무총장. K모 실업연맹부회장. K모 기획실장. W모 사업국장 등 대부분의 고위 인사들이 STC라이프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으며 이외에도 상당수 직원들이 STC라이프 주식에 손을 댔으나 속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TC라이프 주식을 산 협회 유력 인사들 대부분은 이계호 회장이 주각 조작사건 혐의로 이계호 회장이 지난 8월21일 법정구속 되면서 주식이 500원대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구좌는 거의 깡통구좌로 추락하고 말았다.
 
  STC라이프 주가는 현재 500원 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협회 안에서 고위 인사들이 사들인 주식은 약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STC라이프 주식에 손을 댄 협회의 에 고위 인사 중 최고 약3억 원대의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은 인사가 있으며 가정파탄이 난 인사까지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편 조중연 후보는 20일 오후6시 인천에서 열린 최철 인천시축구협회장의 취임식에서 본사 기자와 만나 주가조작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질문하자  "주가조작을 할 정도라면 내가 재벌이지 않겠냐"며 "개인적인 일을 왜 물어보느냐.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