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전북 각각 베이징, 창춘에 역전승


2010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K리그 네 개 팀이 조별 예선 3차전에서 나란히 중국팀들에게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을 향한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팀은 E조의 성남이었다. 23일 베이징 궈안을 홈인 탄천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 성남은 전반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에만 세 골을 뽑아내며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펼치며 선제골을 나선 성남이었지만 선제골을 베이징의 몫이었다. 자기 진영에서 성남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급급하다 모처럼 공격을 펼친 베이징은 전반 16분  프리킥 상황에서 크로스 되어 올라온 볼을 왕정이 머리로 떨궈주자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로스가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불의의 선제골을 내준 성남은 더욱 공격의 수위를 높여봤지만 전반 36분 몰리나의 슈팅이 베이징 골키퍼 양즈의 선방에 막히는 등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성남은 계속 득점의 기회를 엿봤지만 두터운 베이징의 수비벽을 쉽게 돌파하지 못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신태용 감독은 후반 20분 송호영을 투입하며 전술의 변화를 줬고 송호영은 후반 34분 몰리나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철옹성 같은 베이징의 골문을 열어젖힌 성남은 후반 41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송호영이 문전으로 연결한 볼을 라돈치치가 골로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성남은 후반 종료 직전 상대 골키퍼의 위험한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몰리나의 슈팅이 수비벽에 맞고 나온 것을 조재철이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3전 전승으로 조별 예선 반환점을 돌게 된 성남은 조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며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허난으로 원정을 떠난 수원은 항하이 스타디움에 벌어진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기록한 용병 호세 모따의 활약을 앞세워 허난 전예를 2：0으로 일축하고 2연승을 기록, G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비긴 채 마무리 한 수원은 후반 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주닝요가 문전으로 올려준 볼을 호세 모따가 헤딩으로 마무리지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호세 모따는 후반 13분에도 공격에 깊게 가담한 리웨이펑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역시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적지에서 두 골 차의 리드를 잡은 수원은 이후 거친 플레이를 펼치며 만회골을 노린 허난을 상대로 여유있는 경기를 펼친 끝에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했다.

 역시 원정길에 나선 F조의 전북도 24일 창춘 진카이 경기장에서 벌어진 창춘 야타이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승점 6점을 확보했다.

 전북은 전반 창춘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골키퍼 권순태가 연속해서 선방을 펼치며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며 전반을 득점없이 비긴 채 마무리 했다.

 후반에 들어서도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창춘에게 계속 위험한 순간을 노출한 전북은 후반 20분 두젠유에게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허용하면서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선제골을 내준 것이 오히려 전북에게는 전화위복이 되었다. 전북은 후반 30분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에 이은 혼전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최태욱이 왼발로 살짝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골로 사기가 오른 전북은 후반 41분 서정진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연결해 준 볼을 이동국이 골로 연결시키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줄곧 우세한 경기를 펼치다가 역전을 허용한 창춘은 다시금 공세를 펼쳐봤지만 전북은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같은 날 인도네시아 페르시푸라에 5：0으로 대승을 거둔 가시마 앤틀러스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호주 애들레이드와의 첫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H조의 포항 역시 홈에서 산둥 루넝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질주, 조 2위에 올라 ‘디펜딩 챔프’의 위용을 유감없이 뽐냈다.

 포항은 전반 5분 아크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노병준이 직접 오른발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로 여유를 찾은 포항은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면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전반 43분 김재성의 슈팅이 골키퍼 손에 맞고 골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남긴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노병준과 알렉산드로, 모따 등의 슈팅으로 공격을 이어간 포항은 후반 중반 이후 거센 반격을 펼친 산둥의 기세에 밀리며 후반 39분 김광석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신화용이 덩주오샹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포항은 양쪽 측면을 적절히 활용하며 쐐기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의 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한 골 차의 승리를 거뒀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