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셔널리그 팀들 16강서 모두 탈락…다음달 18일 8강전
지난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수원 삼성이 한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행운의 자책골과 이상호 그리고 백지훈의 연속골을 앞세워 수원시청을 4:1로 누르고 8강행 티켓을 확보했다.
수원 삼성과 수원시청은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 K리그의 최고 명문구단과 내셔널리그 전통의 강호가 16강전 단판승부에서 맞붙게 돼 경기 전부터 많은 팬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양 팀은 이미 지난 2005년 FA컵 32강전에서 만나 승부차기 끝에 수원 삼성이 이긴바 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에게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한판이었다. 지난해 FA컵 우승팀인 수원 삼성은 현재 정규리그 11위를 달리며 하위그룹에 편성돼 있지만 윤성효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뀐 후 최근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K리그 팀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고 반면 내셔널리그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기리그를 마친 전통의 강호 수원시청은 단골로 출전했던 전국체전 경기도대표 자리마저 K3리그 팀에게 넘겨주는 등 올해 부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 이번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명예회복을 하는 동시에 후기리그까지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각 리그의 자존심을 건 양 팀의 뜨거운 승부가 시작됐다. 수원 삼성은 수문장 이운재를 비롯해 하태균과 염기훈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했고 수원시청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김한원 대신 박종찬과 신현국을 선봉에 내세우며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선제골은 뜻하지 않게 나왔다. 전반 1분 수원 삼성 하태균이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염기훈이 왼발로 강하게 문전으로 올렸고 문전혼전 중 수원시청 정명오의 머리를 맞은 볼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자책골을 기록했다.
자책골로 행운의 선제골을 뽑아낸 수원 삼성은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수원시청을 압박했다. 전반 4분 선제골을 견인한 하태균이 미드필드 중앙에서부터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문전까지 치고 들어가 슈팅을 날렸고 전반 8분에는 백지훈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왼쪽으로 패스한 것을 염기훈이 받아 왼발 강슛을 날렸지만 두 차례 모두 수원시청 김지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뜻하지 않은 실점을 허용한 수원시청은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 간의 유기적이고 짜임새 있는 패스 플레이를 선보이며 전방으로 볼을 배급했으나 수원 삼성의 철옹성 같은 수비벽에 막히며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전반 중반 넘어가면서 양 팀은 중원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소강상태를 이어갔고 추가골은 쉽게나오지 않을 듯 했다.
그러던 전반 33분 수원 삼성에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김대의가 문전으로 로빙패스 연결한 것을 하태균이 침착하게 잡아놓은 뒤 옆에 있던 이상호에게 패스했고 이상호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날아간 볼은 그대로 왼쪽 골망을 흔들면서 추가골을 뽑아냈다.
특히 하태균은 선제골을 이끌어낸 것에 이어 추가골까지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수원 삼성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2골을 앞선 채 후반에 들어간 수원 삼성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후반초반부터 수원시청을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 2분 아크 왼쪽에서 김대의가 패스한 것을 하태균이 잡지 않고 흘리자 아크 오른쪽에 있던 이상호가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왼쪽 골대 밖으로 아쉽게 나가고 말았다.
내셔널리그 전통의 강호 수원시청 역시 후반에 들어서면서 전반에 부진했던 김규태와 정명오를 불러들이고 오기재와 길문수를 투입시키며 분위기를 다잡고 만회골 사냥에 나섰다.
그 결과 후반 7분 장혁의 오른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오기재가 헤딩슛으로 연결하면서 천금 같은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수원시청 김창겸 감독의 놀라운 용병술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만회골에 대한 수원시청의 기쁨은 후반 10분 수원 삼성 백지훈에 의해 깨졌다. 아크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백지훈이 중앙으로 드리블을 하며 수비수 3명을 제치고 슈팅으로 연결해 왼쪽 골망을 흔들면서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추가골이 터진 이후에도 수원 삼성은 공세를 더욱 강화하며 수원시청을 압박했고 후반 21분과 25분에 호세모따와 하태균의 슈팅이 크로스바와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경기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후반 40분 아크 왼쪽에서 호세모따가 프리킥 한 것이 수비 맞고 뒤로 흘렀고 쇄도하던 백지훈이 밀어 넣으며 한 골을 더 보탰다.
그대로 경기는 종료됐고 수원 삼성이 공격진의 활발한 활약 속에 4골을 넣으며 수원 더비의 최종 승자가 됐고 윤성효 감독 체제 이후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에 이어 FA컵 연속 우승을 노리는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한편 지난해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챔피언끼리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전북 현대와 강릉시청의 격돌에서는 전북 현대가 강릉시청을 2:1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전북 현대는 전반 30분에 터진 이광현의 선제골과 후반 23분 에닝요의 결승골에 힘입어 올림픽대표와 국가대표 출신인 심재원이 한골을 만회한 강릉시청에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챙겼다.
또한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경남 FC는 박항서 감독의 전남 드래곤즈를 맞아 전반 리드에도 불구하고 후반 역전을 당하며 4:7로 패하고 말았다. 전남 드래곤즈는 지동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슈바 2골, 인디오 2골 등 공격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면서 득점을 기록해 경남 FC를 손쉽게 누르고 8강에 안착했다.
내셔널리그 전기리그 우승팀인 대전 한국수력원자력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선전했지만 전반 33분 유병수의 페널티킥 골과 전반 36분 브루노에게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내주며 16강에 만족해야했다.
한편 K리그 팀끼리 만난 다른 경기에서는 성남 일화가 대전시티즌을 3:0으로 완파했고 부산 아이파크는 FC서울과 2:1, 광주 상무는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1 신승을 거뒀고 제주 유나이티드는 김은중의 결승골로 울산 현대를 1:0으로 꺾고 8강 문턱을 넘었다.
2010 하나은행 FA컵 8강 대진추첨은 오는 29일 축구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8강전 경기는 다음달 18일 펼쳐진다.
양문철 기자(ymch@weeklysoccer.co.kr)
사진 = 황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