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 2 : 1 승리…전가을 골든볼 수상
피스퀸컵의 주인은 자랑스러운 태극낭자들이었다.
지난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피스퀸컵 수원 국제여자축구대회’ 대망의 결승전에서 한국이 호주를 2 : 1로 꺾고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A조(한국, 뉴질랜드, 잉글랜드) 3경기가 모두 득점 없는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에서 모두 동률을 이루게 됐고 결국 각 팀 감독, 주심, 경기감독관, 피스퀸컵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추첨 결과에 따라 한국이 결승전 티켓을 얻었다.
반면 호주는 멕시코, 대만을 쉽게 누르고 B조 1위로 결승에 안착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호주의 우세를 점쳤다. 한국은 대회 내내 한골도 넣지 못했지만 호주는 예선 1차전 멕시코 경기에서 3골,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1골을 몰아치며 승리했기 때문에 골 감각에 대한 걱정 또한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예선전에서 체격적, 체력적으로 외국 선수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던 한국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장신의 호주 선수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호주의 선축으로 시작한 전반전. 초반부터 한국은 빠른 스피드로 호주를 압박했다. 전반 2분 박희영이 빠르게 페널티 에어리어로 돌파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고 뒤이어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다시 박희영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비록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공격의 주도권은 한국에게 있었다.
한국은 운으로 결승에 오른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예선에 비해 눈에 띄게 가벼워진 몸놀림과 깔끔해진 패스연결을 보여줬다.
예선 때부터 터질 듯 말 듯했던 김나래의 골이 드디어 터졌다.
16분 전가을이 얻어낸 프리킥을 김나래가 키커로 나서 바로 슈팅했고 공은 시원하게 호주의 골 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골을 기록하며 앞서가던 한국은 계속 공격적인 경기를 하며 기회를 만들어갔다.
2전승으로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라온 호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30분 매 경기 골을 넣으며 유력한 득점왕 후보에 오른 캐서린 질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나면서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이 1 : 0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전에 접어들었고 결승전답게 양 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후반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지소연이 후반 4분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에서 강하게 슈팅을 날렸지만 호주 GK 멜리사 바베리의 선방으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전가을이 올려준 공에 홍경숙이 머리를 갖다 대려 했으나 수비가 먼저 걷어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11분 지소연이 찔러준 공을 받은 전가을이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에 바짝 다가가는 듯 했지만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바로 캐서린 질이 한 골을 만회하면서 결승전다운 긴장감이 더해갔다.
캐서린 질의 만회골로 호주는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무섭게 밀어부치는 호주에 맞서는 한국도 만만치 않았다.
추가시간 3분까지 승리를 염원하는 호주의 파상공세는 계속됐지만 한국은 끝까지 침착하게 점수를 잘 지켜냈고 경기는 2 : 1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5월 아시안컵에서 호주에게 당한 1 : 3 완패를 깨끗하게 설욕하며 발전된 한국 여자축구의 모습을 세계 앞에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다.
한편,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2만 2284명의 관중이 찾아와 여자대표팀에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남자대표팀 경기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관심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앞으로 한국 여자축구가 더욱 발전하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피스퀸컵 우승의 여세를 몰아 다음달 14일 베트남과의 경기로 시작되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상희 기자(misskim@weeklysoccer.co.kr)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