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최종예선을 앞두고 올림픽 7회 연속 본선진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홍명보 감독은 11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 기자실에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사우디, 카타르, 오만과 한 조를 이뤄 치르는 최종예선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홍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무엇 보다 매 경기 상대팀을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문을 연 뒤 “최소한 4승 2무 정도는 거둬야 조 1위를 차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매 경기에서 승점 3점씩 쌓는 것이 런던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덧붙이며 조 1위로 런던행을 결정짓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홍 감독은 최종예선에서 맞붙게 된 사우디, 카타르, 오만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진 팀이라 평가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홍 감독은 사우디에 대해서는 “아시아 축구 강호”라고 치켜세운 뒤 “지난 달 중국과의 경기를 지켜봤는데 선수들 신체조건도 좋고 유연함과 동시에 기술도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어 “오만과는 지난달 강릉에서 평가전을 치렀는데 2차 예선에 나온 선수들 가운데 잘하는 선수가 몇 명 더 있었다”고 말하며 “평가전 당시 보다는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카타르에 대해서도 “중동팀 특유의 색깔이 강하고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홍 감독은 11월 23일 최종예선 2차전 카타르 원정경기와 불과 4일 뒤 11월 27일 홈에서 치르는 ‘강호’ 사우디와의 최종예선 3차전이 런던으로 가는 승부의 분수령이라고 내다봤다.

홍 감독은 “카타르와 사우디와 4일 간격으로 치르는 최종예선 2, 3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원정경기를 치르고 4일 만에 홈에서 경기를 갖는데 사실상 홈 어드밴티지가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홍명보 감독 기자 간담회 전문

Q. 사우디, 카타르, 오만과 함께 중동팀과 한 조를 이뤘는데, 대비책은?
- 7월 7일 조 추첨을 통해 상대가 결정됐다. 우리와 맞붙게 된 팀들의 경기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입수했다. 우리나 상대나 앞으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하지만 그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다. 비디오를 통해 상대팀 전력을 철저히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확실하게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중동 걸프지역에서 20세 이하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만약 스케줄이 잡힌다면 직접 가서 볼 계획이다.

Q. 지동원을 비롯해 구자철, 홍정호 등 핵심선수들의 출전이 힘든데.
- 이러한 상황을 모두 당연히 대처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2차 예선 준비과정에서 너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해 어느 선수가 출전 가능한지도 가늠하기 힘들었다. 지금 올림픽 팀은 어느 선수 하나에게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출전이 가능한 선수들로 팀을 이끄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선수들은 합류가 확실하지 않은 선수들이다. 선수 차출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Q. 상대국들의 전력을 어떻게 보는가?
- 우선 오만과는 6월 1일 강릉에서 평가전을 가졌었다. 이번 최종예선 에서는 잘하는 선수가 여럿 포함됐다. 당시 보다 전력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사우디는 예전부터 아시아 축구 강호로서 자리매김했다. 지난 6월 중국-사우디 전을 보러 중국을 갔는데 사우디 특성은 신체적인 조건이 좋고, 볼 컨트롤 등 기술적인 측면이 훌륭했다. 카타르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중동 특유의 색깔이 강했고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났다.

Q. 앞으로의 계획은?
- 팀 특성상 어린 선수 발굴은 나의 책임이다. 대학 선수들을 따로 불러 훈련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한다. 현재 대학 선수들은 대회기간이고 8월에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선수권 대회가 있다. 그 틈에서 훈련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구체적으로 잡힌 스케줄은 없다.

Q. 껄끄러운 상대와 맞붙는데, 최종예선 승부처는?
- 먼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좋은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차전과 3차전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주일동안 경기를 하고 다시 와서 경기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비행기를 2번 타야 한다. 3차전은 중동에서 시차적응 하고 다시 홈으로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라 홈 어드밴티지가 없다.

Q. 요르단과의 경기 이후 선수단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 사실 바꿀 선수는 없다. 하지만 잘못된 점은 바꿔야 한다. 즉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 멘탈 적인 부분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선수들이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나를 비롯한 코칭스탭들이 평가해 준비된 자만을 경기에 투입시킬 것이다.

Q. 유럽파 없이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 현재도 그렇고 협회에서 부정적인 것은 있다. 지금은 그런 기대보다는 출전이 가능한 선수를 국가대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실력적인 전술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

Q. 전임 감독들은 K리그 구단 감독들을 만나며 차출을 부탁했는데
- 전임 감독들은 선수 차출을 위해 각 구단에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리그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하기 힘들다. 각 구단들도 불이익을 당히지 말아야 한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많은 훈련시간을 가지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찾아가서 읍소하는 쇼는 하지 않겠다.

Q. 20세 이하 대표팀과 현재 올림픽 대표팀을 비교하면?
- 20세 대회에 나갔을 때는 모든 선수들이 주위에서 관심이 없던 선수들이었다. 자체적으로 뭔가 해보자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갔다. 주전 선수가 한두명 빠졌지만 결과적으로 8강에 든 것으로 선수들은 많은 자부심을 느꼈다. 지금은 여건은 더 좋지 않다. 그 당시 선수들이 해외 진출로 자신의 명성을 알리는 것에 있어 보람도 있다. 지금은 다른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이것에 충실히 해야 한다. 얼마만큼 시간이 주어질 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최종예선 목표는?
- 조 1위가 목표다. 최소한 4승 2무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것은 우리가 상대팀을 다 이기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승점이 중요하다. 승점을 쌓는 것이 런던으로 가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한종훈 기자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