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디어데이 개최… ‘5분 더’ 적극 동참


2월 말로 다가온 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K리그 15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1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한 목소리로 ‘5분 더’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과 함께 ‘올시즌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쏟아냈다.

 실제 경기 시간을 늘리기 위해 연맹이 제안한 ‘5분 더’ 캠페인의 실천을 위해 울산 김호곤 감독과 현역 최고령 선수인 경남 김병지, 원창호 부심이 각각 감독, 선수, 심판을 대표해 ‘5분 더’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각 감독과 선수들은 올시즌 목표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고생했던 전북의 김형범은 “올시즌 부상없이 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고, 성남의 정성룡도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전남의 염동균은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싶고, 올해는 삭발을 하고 싶지 않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포항의 김형일은 “‘스틸러스 웨이’에 부합한 재미있는 축구를 팬들에게 보이겠다”는 다짐을 내놓았고, 서울의 새로운 캡틴 박용호는 리그 우승, 페어플레이상, 최소 실점 등 세 가지를 목표로 삼았다.

 “AFC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인천의 전재호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겠다”며 각오를 밝혔고, 최고령 현역 선수인 경남의 김병지는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해 후반기에 보여줬던 그 모습처럼 멋진 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며 의지를 보였다.

 울산의 주장을 맡은 오장은은 “지난 시즌 명가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칼을 갈았고, 대전의 황지윤 역시 “5주 동안 전지훈련을 하면서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팬들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당찬 포부를 피력했다.

 위건에서 임대로 친정팀 수원에 복귀한 조원희는 AFC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함께 많은 관중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광주상무의 최원권은 페어플레이상을 목표로 꼽았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강원의 김영후는 “작년에 진 것 만큼 이기고 싶다”며 이빨을 드러냈고 부산의 박진섭과 제주의 구자철은 나란히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다짐했다.

 대구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남석은 “작년의 불미스러운 일은 잊어버리고 멋진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에 이어 각 사령탑들도 저마다 올시즌 출사표를 내던졌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전북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우승 꿈을 이루면서 팬과 구단의 기대가 더 높아졌다. 주전 선수들이 건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했다.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겠다. 열심히 훈련했고 부상 선수가 없어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자신하고 시즌 초반부터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며 정상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사령탑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한 성남 신태용 감독은 “작년에 초보 감독으로 좋은 성적을 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이호 등이 빠지면서 전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조직력이 좋기 때문에 못했던 우승 꿈을 이루고 싶다”며 우승의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전남 박항서 감독은 “동계훈련에서 공수 전환시 스피드를 높였다. 작년보다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수비에서 곽태휘와 이규로 등이 이적했으나 FA 자원으로 이적 공백을 메웠고, 공격은 인디오와 김명중 등을 영입하면서 작년보다 더 나아진 것 같다. 지동원, 김영욱 등 젊은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홍콩 구정컵 참가로 인해 이날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포항의 새 사령탑 레모스 감독은 미리 준비해 둔 영상을 통해 “몇 년 전부터 포항이 좋은 결과를 얻어왔기 때문에 올해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개막전은 반드시 승리하도록 준비하겠다”며 포부를 다졌다.

 서울 빙가다 감독은 “모두 함께 힘을 합친다면 K리그를 흥미로운 리그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경험들을 접목해서 K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경남 조광래 감독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시즌 막판의 경험을 잘 살리면 가능하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고, 지난해 막판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대전의 왕선재 감독은 “현재 대전은 작년과 큰 변화가 없고 전지훈련을 통해 전술과 조직력 부분을 보완했다. 시즌 중에 발생할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6강 플레이오프에도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오리 바람보다 더 큰 돌풍을 일으키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울산 김호곤 감독과 수원 차범근 감독은 나란히 ‘명가재건’을 외쳤다. 김호곤 감독은 “호랑이 해를 맞이해 울산 현대 호랑이의 명예를 되찾고 싶다. 누구든지 우승을 원하지만 나도 K리그 우승을 원한다. 선수들과 일치단결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고,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차범근 감독은 역시 “지난 해 우리 팀은 많이 어려웠다. 그런 어려움을 재연하지 않도록 많은 준비와 보강을 했다. 항상 계획했던 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며 새 시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초보 감독들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구 이영진 감독은 “감독직에 부임한 지 50일 밖에 되지 않아 조금 아쉽다. 팀 분위기와 컬러를 바꾸는데 주력했는데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본다. 결과보다는 내용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새로운 시즌의 기대감을 높였고,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우리 팀의 슬로건은 70이다. 지난 시즌보다 50골 이상 넣고 20골 적게 실점하는 것이다. 90분 동안 에너지를 쏟아 제주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우리 팀의 목표는 6강이다”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상무의 이강조 감독은 “아직 작년에 비해 선수들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 작년에 9승을 했는데 1승을 추가해 10승을 하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고, 부산의 황선홍 감독도 “작년 11월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짧은 휴식 이후 바로 동계 훈련을 했다. 운동장에서 흘린 땀이 결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1차 목표는 6강 진출이고, 2차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것이다”는 각오를 밝혔다.

 강원의 최순호 감독은 “두 번째 해이기에 신생팀이라는 건 잊어버리고 비록 작고 아담한 집이지만 큰 선수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겠다. 올 한해도 여러분과 하나가 되는 축구를 하겠다”며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말했다.

 KBS 이재후 아나운서의 사회 속에 이후 진행된 자유 질의응답시간에는 각 감독과 선수들의 재치있는 답변이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끌었다.

 조원희는 ‘차범근 감독이 광주의 감독으로 가게 된다면 다시 군복무를 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이재후 아나운서의 질문에 “감독님께는 죄송하지만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12월 K리그 시상식에서도 재치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던 최강희 감독은 ‘북한이나 브라질 대표팀에서 영입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는 질문에 “북한은 후한이 두려워서 안되고 브라질은 너무 멀기 때문에 안 갈 생각이다”는 답변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강원 최순호 감독은 이날 화두가 된 ‘5분 더’ 프로젝트와 관련해 “페어플레이 정신을 너무 잘 지키다보면 우승권에서 멀어진다”는 농담을 펼쳤으며 부산 황선홍 감독은 전남 박항서 감독이 시즌 전망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부산이 함께 약체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우리 팀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각 감독들은 올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전력보강에 성공한 울산과 서울, 수원 등을 올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