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수원 꺾어… 빙가다·박경훈 데뷔전 승리


봄과 함께 K리그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6일 전북과 성남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끝으로 50여일간의 긴 겨울잠에 들었던 K리그가 27일 개막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했다.

 27일 전국 7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벌어진 개막전에서는 총 20골이 터지며 겨우내 축구에 목말라했던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에닝요 맹활약… 전북, 수원 물리쳐
 전  북  3 - 1  수  원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 수원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2연패를 위한 첫 단추를 잘 뀄다.

 전북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공식 개막전에서 먼저 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이후 두 골을 기록한 에닝요의 활약을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은 수원의 몫이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리웨이펑의 크로스에 이은 이현진의 헤딩슛으로 기선제압에 나선 수원은 전반 4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이어받은 조원희가 센터서클을 벗어나며 오른발로 강하게 때린 슈팅이 몸을 날린 권순태를 피해 골문에 꽂히며 선제골을 얻어냈다.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위건에 이적했다 적응하지 못한 채 임대 선수 신분으로 다시 수원에 돌아와 주장까지 맡게 된 조원희는 이 골로 올시즌 K리그 1호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홈에서 먼저 골을 내준 전북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으나 전반 5분 에닝요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볼을 이동국이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오른쪽옆 그물을 때리는 등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쉽게 골을 얻지 못했다.

 계속해서 날카로운 장면을 연출해오던 전북은 전반 29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루이스가 문전을 향해 올린 크로스를 이동국이 뒤로 흘려주자 반대편으로 달려들던 에닝요가 오른발로 왼쪽 골문 구석을 향해 정확히 꽂아넣으며 마침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동점골로 사기가 오른 전북은 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에닝요가 올려준 볼을 이동국이 머리에 맞혀봤지만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을 1：1로 비긴 채 마무리했다.

 후반에 들어서도 계속 공세를 펼치던 전북은 후반 23분 수원의 양상민이 주닝요에게 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틈새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던 최태욱이 주닝요에게 걸려 넘어지며 얻은 페널티킥을 에닝요가 왼발로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에닝요의 활약 속에 승기를 잡은 전북은 종료 직전 로브렉이 다시 한 골을 추가하며 홈 관중들에게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서울, 5골 폭발… 대전 제압
 서  울  5 - 2  대  전
 
 지난해 개막전에서 전남을 상대로 6：1 대승을 거뒀던 서울이 올해도 개막전에서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대승을 거두며 K리그 데뷔전을 치른 빙가다 신임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서울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개막전에서 에스테베즈의 두 골 등 다섯 골을 몰아치며 5：2 완승을 거두며 사뿐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서울은 전반 5분 아크 정면지역에서 볼을 이어받아 대전의 수비벽을 차례로 무너뜨린 데얀의 골로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지만 리드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서울에 일격을 당한 대전은 전반 7분 공격에 깊숙이 가담한 우승제가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낮게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쪽으로 쇄도하던 신인 이현웅이 오른발 다이렉트 슛으로 골문을 갈라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의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전반 11분 정조국의 패스를 받은 데얀은 추가골을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슈팅이 대전 골키퍼 최은성의 정면으로 향하며 기회를 놓쳤고, 위기를 넘긴 대전도 4분 후 오른쪽 측면에서 김성준이 올려준 볼을 골문으로 쇄도하던 박성호가 감각적인 라보나 힐킥으로 역전골을 노렸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흘렀다.

 치열한 공방 속에 다시 리드를 잡은 팀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전반 33분 단독 돌파를 시도한 정조국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나온 것을 뒤따르던 에스테베즈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에스테베즈는 전반 45분에도 데얀의 크로스에 이은 정조국의 헤딩슛이 최은성의 선방에 막혀 나온 것을 다시 골로 연결시키며 팀이 3：1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하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전반 뜨거운 공방전을 벌이던 두 팀은 후반 11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정조국이 반대편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오른쪽 포스트를 맞고 나온데 이어 후반 19분 대전의 코너킥 상황에서 고창현이 올려준 볼을 공격에 가담한 정형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면서 한 차례 씩 골대를 맞추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서울은 후반 30분 교체투입 된 이승렬이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네 번째 골을 뽑아내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대전은 후반 37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사각지대에서 박성호가 오른발로 강하게 찬 슈팅이 서울의 골문을 가르며 뒤늦게 한 골을 만회했지만 후반 종료 직전 이승렬의 패스를 받은 아디에게 다시 한 골을 내주고 말았다.

 에스티벤 결승골… 울산 개막전 승
 울  산  1 - 0  경  남
 
 올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섰던 울산이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울산은 27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남과의 경기에서 콜롬비아 대표팀 출신 용병 에스티벤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양 팀은 초반부터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주고받으며 팽팽히 맞섰다.

 울산이 경기 시작과 동시에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최재수가 올려준 볼을 오르티고사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포문을 열자 경남도 전반 5분 스루패스를 받은 루시오가 김영광까지 제치며 사각지대에서 슈팅을 시도한 것이 골문 옆으로 지나간데 이어 전반 6분 이훈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김영광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경남과 양보없는 주도권 싸움을 벌인 울산은 후반 22분 오르티고사의 슈팅이 경남 수비벽에 막혀 나온 것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잡은 에스티벤이 오른쪽 골문 구석을 겨냥해 왼발로 슈팅하며 어렵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울산은 후반 26분 오범석이 올려준 볼을 오장은이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추가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안상현, 윤빛가람 등을 연이어 투입하며 반격에 나선 경남은 후반 44분 김주영이 먼거리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울산의 골문을 아깝게 벗어나며 시즌 개막전에서 석패하고 말았다.

 최성국 원맨쇼… 광주, 대구에 역전승
 인천 페널티킥 결승골로 전남 울려
 광  주  2 - 1  대  구
 인  천  1 - 0  전  남
 
 광주가 혼자 두 골을 터트린 최성국을 앞세워 대구를 물리치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광주는 27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먼저 한 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최성국이 연이어 두 골을 뽑아낸 끝에 2：1로 승리를 차지했다.

 대구는 전반 13분 측면에서 올라간 크로스가 수비벽에 맞고 나온 것을 송제헌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 첫 골을 뽑아냈다.

 반격에 나선 광주는 전반 32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든 조용태가 골라인 근처에서 연결해 준 볼을 골문 정면에서 왼발로 가볍게 차 넣으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최성국은 후반 21분에서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대구는 후반에만 12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만회골을 뽑기 위해 끝까지 광주를 물고늘어졌지만 골결정력에서 한계를 보이며 이영진 감독의 첫 승을 다음기회로 미뤄야했다.

 한편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과 전남의 경기에서는 인천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남과 전반 5개씩의 슈팅을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벌인 끝에 전반을 득점없이 비긴 인천은 후반 29분 이세주가 전남 수비수 이완으로부터 얻어낸 페널티킥을 도화성이 침팍하게 성공시키면서 귀중한 결승골을 뽑았다.

 몰리나 두 골… 성남, 강원 완파
 성  남  3 - 0  강  원
 
 성남이 강원을 완파하고 3년 만에 개막전에서 미소를 지었다.

 성남은 27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개막전에서 파브리시오와 몰리나 두 용병의 활약을 앞세워 강원을 3：0으로 물리쳤다.

 김정우와 이호의 공백으로 전력 약화가 우려되었던 성남은 강원을 맞아 보란 듯이 초반부터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3분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라돈치치의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성남은 전반 6분 파브리시오가 단독 돌파한 후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것이 골문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면서 선제골의 기회를 놓쳤다.

 위기를 넘긴 강원은 정경호와 안성남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역시 득점과는 연결되지 못했다.

 양 팀은 이후에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봤지만 결국 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전반을 득점없이 마감했다.

 전반 팽팽했던 균형은 후반 들어서 급격히 성남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4분 오른쪽 측면에서부터 볼을 몰고 오던 파브리시오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찬 슈팅이 앞에 서 있던 강원 라피치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선제골을 얻어냈다.

 파브리시오의 골로 리드를 잡은 성남은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철호가 올려준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몰리나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시키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강원은 주공격수 김영후가 잇따라 결정적인 찬스를 잡는 듯 했지만 후반 17분 박종진의 크로스를 받아 정성룡까지 제친 후 시도한 슈팅이 골대 옆 그물을 때렸고, 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굴절된 볼을 다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정성룡의 선방에 막히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이후 별다른 상황을 연출하지 못했다.

 승리를 눈앞에 둔 성남은 후반 42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슈팅을 시도한 몰리나가 자신의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튀어나온 것을 다시 잡아 가볍게 밀어넣으며 개막전 승리를 자축했다.

 박경훈 감독, 데뷔전서 부산에 진땀승
 제  주  1 - 0  부  산
 
 제주의 새 사령탑으로 K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박경훈 감독이 데뷔전에서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제주는 2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과의 개막전에서 이상협의 프리킥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전반 부산의 주도권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부산은 전반 2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양동현의 슈팅이 골문 오른쪽을 벗어난 데 이어 전반 18분 코너킥에 이은 상황에서 이승현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넘어가며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반격에 나선 제주는 전반 32분 구자철의 스루패스를 이현호가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부산 골키퍼 최현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에 앞서 이현호를 대신해 이상협을 투입한 제주는 후반 8분 부산 진영 미드필드 지역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이상협이 왼발로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선제골을 얻어냈다.

 그러나 제주는 후반 9분 경고를 한 차례 받은 이상협이 후반 16분 위험한 파울을 범하며 또다시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리게 됐다.

 수적인 우위를 등에 업은 부산은 이후 제공권이 좋은 정성훈의 헤딩슛 등을 앞세워 쉴 새 없이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끝내 만회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신필중 기자 (pjshin@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