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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조광래호, 일본에 석패 ‘결승 좌절’
기사 작성일 : 11-01-28 11:09
승부차기서 3명 연속 무득점…29일 자정 우즈벡과 3~4위


반세기만에 아시안컵 정상탈환을 노렸던 한국 대표팀(이하 한국)이 ‘숙적’ 일본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일본과 4강전에서 120분의 정규시간을 넘기고 승부차기 혈투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한국은 기성용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다 측면 수비가 무너지면서 마에다에게 한골을 허용하며 1 : 1로 전·후반을 마쳤고 연장 전반 호소가이에게 먼저 실점을 내줬으나 연장 후반 종료직전 황재원의 천금 같은 골이 터지며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 들어선 한국은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가 3연속 실축을 범하며 일본에 0 : 3으로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호주에 완패를 당한 우즈베키스탄과 29일 자정에 3~4위전을 치른다.

한국, 기성용 선제골 기선제압
측면 공간 뚫리며 동점골 허용

이번 준결승전은 74번째 맞이하는 한일전으로 51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과 최다우승을 꿈꾸는 일본의 대결이어서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혈투로 펼쳐졌다. 한국과 일본은 같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한국은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과 포백라인에 이영표-황재원-조용형-차두리를 세웠다. 이정수의 경고누적 결장으로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조용형은 맨마킹 능력이 뛰어나 순발력과 돌아서는 능력이 좋은 일본 공격진들을 커버하기 위한 조광래 감독의 전술적인 배치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예선부터 쭉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용래와 기성용이 자리했고 이번 한일전 출전으로 A매치 100경기를 소화하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을 비롯해 구자철과 이청용이 중원을 책임지며 지동원이 원톱으로 출격했다.

일본은 가와시마 골키퍼를 비롯해 우치다-이와마사-콘노-나가토모가 수비라인에 섰고 하세베와 엔도가 수비형 미드필더, 오카자키-혼다-가가와가 공격형 미드필더, 마에다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영원한 맞수’로 불리는 양 팀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은 칼릴 알 감디(사우디) 주심의 휘슬과 함께 시작됐고 한국은 전반 초반 연속으로 일본에게 세 차례 코너킥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또한 한국은 전반 17분 왼쪽 풀백인 나가토모가 오버래핑에 이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문전으로 올렸고 오른쪽 골대로 쇄도하던 오카자키가 헤딩슛을 연결했으나 정성룡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로 위기를 모면했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는 말처럼 실점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전반 23분 ‘캡틴’ 박지성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수비 진영에서 황재원이 전방으로 길게 차 준 볼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으로 달려들던 박지성이 받으려는 순간 일본 수비수가 파울을 범했고 알 감디 주심은 주저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기성용이 침착하게 슈팅을 날려 왼쪽 골 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전반 36분 마에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혼다가 차두리 뒤 공간인 왼쪽 측면으로 찔러준 것을 나가토모가 빠른 오버래핑으로 패스 받아 골에어리어 왼쪽으로 치고 들어오다 골문 앞으로 연결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마에다가 넘어지면서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을 1 : 1로 마친 양 팀은 후반 들어서 더욱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공방전을 이어갔다. 일본은 하루 더 휴식을 취한 이점을 살리듯 전반에 다소 발이 무거워 보인 한국을 후반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이며 맹공을 펼쳤다. 반면에 전반 중반부터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살아난 한국은 체력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했고 다소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한 지동원과 이청용을 불러들이고 홍정호와 손흥민을 투입시켜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다. 하지만 양 팀은 더 이상의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지옥과 천국을 경험한 황재원
승부차기 3연속 실축 ‘분패’

한국은 연장전반 7분 일본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먼저 실점을 허용했다. 황재원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들어오는 오카자키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혼다가 키커로 나섰고 왼발 슈팅을 날린 것을 정성룡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앞으로 흘러나온 볼을 호소가이가 달려들어 밀어 넣으며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황재원의 파울지점이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 밖이었다는 점과 혼다가 페널티킥을 하기 전에 일본 선수들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 등 판정부분에서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다.

1 : 2로 뒤진 채 연장후반을 맞이한 한국은 1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시켜 제공권 장악을 노렸다. 조광래 감독의 용병술은 연장후반 종료직전인 15분에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미드필드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기성용이 골문 앞으로 바짝 붙였고 김신욱이 머리로 받아 연결한 것을 이영표가 잡아 뒤로 내주자 손흥민이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슈팅을 날렸다. 슈팅은 수비수 맞고 앞으로 흘렀고 이를 황재원이 회심의 왼발슈팅을 날려 골문을 갈라 2 : 2를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황재원은 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며 페널티킥을 내준 마음의 짐을 날려버렸다. 결국 120분간의 혈투를 모두 마친 한국과 일본은 ‘11m 잔인한 룰렛’인 승부차기로 들어섰다.

일본의 선축으로 승부차기는 진행됐고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혼다가 오른쪽 상단으로 왼발 강슛을 날려 첫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4골을 기록하며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구자철이 선봉으로 나섰다. 하지만 오른쪽 골문을 노리고 슈팅한 것이 가와시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일본의 두 번째 키커인 오카자키 역시 성공시키며 0 : 2로 지고 있던 한국은 아시안컵의 스타 중 한명인 이용래가 나섰으나 골문 정면으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린 것이 이번에도 가와시마 골키퍼에게 막히며 점수차를 줄이지 못했다.

경기 내내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일본 공격을 이끌었던 나가토모가 세 번째 키커로 나서 크로스바를 넘기는 실축을 하며 한국에게 희망이 찾아온 듯 했으나 한국의 세 번째 키커인 홍정호 역시 골문 밖으로 슈팅을 날리는 실축을 했다.

결국 연달아 세 명의 키커가 실축을 한 한국은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콘노에게 골을 내주며 0 : 3으로 패했다.

이로써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며 ‘왕의 귀환’을 꿈꿨던 한국은 숙적 일본에게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으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양문철 기자
(ymch@weeklysocc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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