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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16강 '고비'
기사 작성일 : 10-06-17 11:16
박지성 시프트 4-2-3-1 가동… 박주영 원톱, 오범석 풀백 출격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유럽강호 그리스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메시가 버티고 있는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맞아 16강 진출 분수령이 될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성용(셀틱)의 프리킥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가 선제골을 성공시켰고 후반 7분 캡틴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그리스 수비수 2명을 달고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뽑아내며 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를 완파했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한 한국은 왼발의 특급 공격수 메시(바르셀로나)가 이끌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17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아르헨티나는 ‘슈퍼이글스’로 불리는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 공격의 선봉에 메시를 내세우며 활발한 공격을 펼친 결과 에인세(마르세유)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16강에 안착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최소한의 승점을 챙겨야한다. 즉 경기에서 패하지 않고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 이상을 확보해야 16강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 것인가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아르헨티나의 공격의 핵심인 메시를 어떻게 봉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먼저 허정무 감독은 포메이션 변경이라는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그리스전에는 4-4-2형태의 전술을 펼쳤지만 이번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미드필더를 보강한 4-2-3-1 형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포메이션이 4-2-3-1로 변경되면 포백의 수비위에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과 김정우(광주 상무)를 세우고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에 박지성, 왼쪽 미드필더에 염기훈(수원 삼성), 오른쪽 미드필더에 이청용(볼턴)을 배치하고 원톱에 박주영(AS모나코)이 놓일 전망이다.

한국은 가장 껄끄러운 선수인 메시를 중원에서부터 활동량이 많은 박지성이 1차적으로 봉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정우와 기성용이 2차적으로 저지하는 등 미드필더 5명이 위, 아래를 오가며 강력한 압박과 협력수비를 통해 메시 원천봉쇄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포메이션의 가장 큰 변화는 왼쪽 미드필더에 계속 기용됐던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바꾸는 이른바 ‘박지성 시프트’이다.

박지성을 중원으로 배치한 이유로는 소속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일원으로 치른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메시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전에서도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는 박지성이라면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메시를 연신 괴롭히며 킬패스가 나가지 못하도록 저지할 능력이 충분하다. 

또 다른 해법 찾기로는 지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알 수 있듯이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일련의 반복된 패턴에 의해 공격이 이루어졌다.

먼저 아르헨티나의 공격의 시작점인 메시에게 연결되는 모든 패스는 베론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어느 곳에서든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볼을 잡으면 곧바로 메시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이어서 메시는 드리블 돌파를 하거나 공격수인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이나 테베즈(맨체스터시티)에게 송곳 같은 패스연결을 시도했다.


그리고 항상 상대팀의 집중마크를 받아온 메시는 동료들을 잘 이용하며 수비를 따돌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특히 페널티 에어리어 주변에서 드리블 돌파에 이어 동료와 2대1 월패스를 받은 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은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한국은 메시에게로 가는 길목인 베론을 공격수들이 먼저 괴롭혀주며 패스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주고 5명의 미드필더들이 합세하여 조직적인 압박과 협력수비를 통해 날카로운 창인 아르헨티나 공격진을 막아내야만 승점 확보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고지대에서 펼쳐진 남미지역예선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 또한 한국에게 실보다는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차전이 열리는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 역시 해발 1753m의 고지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4월 볼리비아와의 해발 3600m 고지에서 열린 경기에서 1:6으로 크게 졌고 해발 2800m에서 에콰도르를 상대한 경기에서 역시 0:2 패배를 당했다.

고지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메시, 테베즈, 이과인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아르헨티나 역시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를 잡기 위해서는 이런 작은 허점도 물고 늘어져야 한다.

사상 처음 원정 16강을 향한 마지막 분수령이 될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해법 찾기에 고심인 허정무 감독과 23인의 태극전사들이 경기장에서 얼마만큼의 선전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문철 기자(ymch@weeklysocc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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