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리려는가?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히딩크가 한국을 찾았다. 당연하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어김없이 정몽준과 히딩크의 모습이 언론을 도배질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림이 조금 달라졌다.
박지성이 어느덧 단골손님의 위상을 확보한 것이다. 정몽준, 히딩크, 박지성 등 3인의 어깨동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포근하다.
한편으로는 한국 축구의 발전과 밝은 미래를 위해 퍽 좋은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딘가 빈구석이 눈을 사로잡고 짙은 의문이 뇌리를 스친다. 왜 조중연 회장은 이 행사에 빠졌을까?
곧 그 이유가 가슴에 서늘하게 닿았다.
대다수 팬들은 말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변할 수 없는 것은 조중연 회장이 한국 축구의 수장이라는 사실이다.
조중연 회장이 꼭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조 회장이 없는 그림은 정상이 아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거목이다. 그
러나 그 평가는 정치계의 평가일 뿐 축구계에서는 이미 저 멀리 태평양으로 흘러간 물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정 의원 스스로 선택한 일이 아닌가. 정 의원이 명예회장을 맡아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
국제무대에는 생소한 측면이 없지 않은 조중연 회장을 돕기 위한 충정이 한 자락 깔린 희생 차원이라는 생각도 든다.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리는 경우는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억지를 넘는 또 다른 억지일 뿐이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더 이상 한국 축구의 무대에서 주연이 아니다. 한국 축구의 주연은 조중연 회장이 되어야 한다.
축구 팬은 한국 축구에 미치도록 열광하고 싶어 하며 그 대업을 조중연 회장이 선두에서 지휘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 명예회장은 자신의 공언을 지켜야 할 것이다. 정치에 매진하길 권고한다.
또한 축구 팬을 존중한다면 축구를 더 이상 정치에 오염시키거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고 조중연 회장의 뒷전으로 한발 물러나서 한국 축구 멘토로서의 숭고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