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월에 열리는 대회 지원금 선입금 받아 의혹


한국여자축구연맹(회장 이의수 · 이하 여자연맹)이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내부 반발에 휩싸였다. 여자연맹 지도자 7명은 10월 27일 오후, 구세군회관에서 이의수 회장과 집단 면담을 갖고  “한국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이의수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회장의 용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으며 “오규상씨를 차기 회장으로 추대 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나서 축구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졸지에 여자 지도자들이 ‘차기 회장으로 추대 하겠다’는 인사가 된 오규상 부회장은 “지난 일요일 일선 감독들의 의사는 전달받았으나 심사숙고 해야할 부분이 많다”며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이의수 회장은 지도자들의 의사를 직접 전달받은 후 굳은 표정으로 “연맹 부회장들과 오규상 부회장을 만나 논의한 후 거취를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이의수 회장에게 용퇴 의사를 전달하는 자리에는 장순필 연맹 실무부회장. 김용철 사무처장, 한양여대 이상엽 감독, 이영기 여주대학 감독,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 조오현 강원도립대 감독, 안경호 위덕대 감독, 동부고 김규식 감독. 김평회 성덕초 감독, 강경여중 최문근 감독 등의 인사들이 참석하여 이회장과 대화를 가졌다.

  여자 축구계 일선 지도자들이 12월로 임기가 끝나는 이의수 회장을 향해 이례적으로 용퇴를 촉구하고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광양 전국체전에서 모 대학 지도자가 “이의수 현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하자”는 발언을 하면서부터 반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연맹 핵심, 고참 지도자들의 반발 강도가 한결 높다는 대목이다.

  모 고참 지도자는 “이 회장이 연맹을 사유화했으며, 개인적인 기업 활동에 연맹을 너무 악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 대표 팀 감독 선임에 대한 불만도 비등했으며, 특정 팀에 대한 특혜, 특정 팀에 대한 선수 이적의 형평성 상실에 대한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난 9월25일자에 본보가 특종 보도한 ‘여자연맹, 비공인구 사용’의 사례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의수 회장의 도덕성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월드컵 잉여금 20 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 창단한 여자 상무 팀의 해체설, 모 대학의 해체설에 대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자자하다.

  이의수 회장은 09년부터 출범하는 차기 집행부의 09년 예산으로 편성되게 될 지원금 중 30%의 예산까지 선납 받아 뜨거운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연맹은 지난 10월2일 내년 7- 8월경에 개최될 합천 전국선수권대회의 조인식을 가졌다.

  차기 집행부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조인식을 앞당겨 한 것도 의혹을 받을 사안이지만, 합천군에 대회 지원금의 30%를 10월30일 까지 선 입금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더구나 10월 27일 오전, 합천군이 입금한 4800만원이 연맹 구좌에 입금됐음에도 불구하고 실무 부회장이나 사무처장 등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자연맹 유영운 사무처장은 “내년 대회 지원금 중 30%를 받은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며 “잘 보관하고 있다가 차기 집행부에 넘겨주면 될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협회 모 고위간부는 “집행 년도가 다른 목적 예산을 미리 당겨쓴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사안을 정확하게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