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안정적인 전력으로 일반부 패권 잡아


전국체전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광양시 일원은 초여름을 연상시킬 정도로 더웠다.

 축구 선수들은 전형적으로 좋은 기후에서 경기를 펼쳤으며 여자 고교와 남자 고교를 제외하고는 3경기를 연속적으로 광양종합운동장의 천연잔디구장에서 경기를 가졌다.

  가장 먼저 승전보를 울린 것은 고등부 제주 선발. 제주 선발은 대구 대륜고를 맞아 경기 초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순항을 예고했다. 결국 제주선발이 대륜고를 3 : 1로 돌려세우며 가장 먼저 우승 메달을 목에 골고 고향 제주로 발길을 향했다.

  경기 대표로 대학부에 나선 경희대도 경기 초반부터 ‘우승 예감’을 여지없이 드러냈고 전주대를 가볍게 일축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고등부 경기에서는 경기 한빛여고가 우승 메달을 목에 걸면서 고향에 금메달을 하나 더 보탰고, 마지막 경기로 벌어진 남자 일반부에서는 대구국민은행과 경찰청의 경기에서는 쉽게 승부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으나 국민은행이 후반 12분에 터진 최재영의 선제골과 종료 직전에 터진 박병원의 추가골로 2 : 0의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남지 일반부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N리그의 강호 국민은행과 현역 스타들의 집합체인 전남 경찰청이 맞붙은 경기는 용호 상박을 연상시켰다. 경기는 한치 앞 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전개됐다.

  국민은행에는 천부적인 골게터 황연석과 고민기가 버티고 있었지만 국민은행 이우형 감독은 고민기와 황연석을 후보로 돌렸다. 후반에 나타날 전반적인 체력손실에 대한 우려를 염려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경찰청을 상당 시간 끈질기게 괴롭혔지만 골은 뽑아내지 못했다. 전반은 그렇게 흘러갔다. 워낙에 경찰청이 체력이 좋고 압박 능력도 탁월해 쉽게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오히려 경찰청 김경춘(9번)에게 골을 허용 할 뻔 한 위기를 허용하기도 했다.

  전반을 마친 이 감독은 “상황을 보고. 황 선수를 투입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컨디션이 매우 좋은 것으로 판단되는 장신 공격수 최재영(13번) 선수를 위한 기대와 배려감이 크면서 선수 교체를 쉽게 단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이 감독이 기대했던 것처럼 최재영이 큰일을 해냈다. 후반 12분, 코너킥 찬스에서 문전으로 띄운 박병원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최재영이 슬쩍 공을 머리로 골문 구석으로 돌려놓으며 천금같은 선제골을 잡아냈다.

  국민은행은 공격수 풍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민기와 황연석이 리저브로 전락한 것도 절대 우연으로 나타난 상황이 아니었다. 결정적인 크로스 한방에 실점을 허용한 경찰청은 반격을 꿈꾸며 거세게 밀어붙이려 시도했으나 경기 흐름을 쉽게 되돌려 놓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15분, 17분 등에 두 번의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후반 31분, 첫 골의 주인공이자 루키인 최재영의 상대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이 얼굴에 맞아 실려 나가며 황연석이 교체선수로 들어갔다. 

  경찰청은 후반 37분, 안선태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나왔으나 2선에서 뛰어 들어오는 선수가 아무도 없어 공이 골문을 그냥 지나치면서 만회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43분, 44분 연달아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가 놓쳤으나 결국 후반 종료직전인 인저리타임 1분에 박병원이 추가골을 잡아내면서 2 : 0의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전국체전 금메달의 영광을 누렸다.


 전남 광양에서 -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