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의 여우’ 양승은 명장으로 연륜 차근차근 쌓아‘
광운전공(이하 광운)이 험난한 전선을 뚫고 대통령금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역전우승이었다. 올 봄 남해선수권대회에서 신갈고에 분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맛본 쓰디 쓴 좌절을 떨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라운드의 여우‘ 양승은 감독이 이끄는 광운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것은 벌써 2번 째. 결승에서 장훈고와 맞선 양 감독은 느닷없는 자살골을 먹으면서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과 좌절의 환영이 신기루처럼 눈앞에 어른거리는 위기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그라운드의 여우‘가 이끄는 광운은 절대 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양 감독은 선수들을 나무라고 독려하기보다는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진정시키는 작전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작전변화를 꼼꼼하게 설명하면서 선수들의 이해를 구했다. 광운은 후반의 팀. 시동이 다소 늦게 걸리는 것이 특징. 미드필더를 3명으로 늘리며 약간 전진 배치 시 키면서 장훈고 공격수들을 중원에서부터 압박했다.
이 작전이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 20분까지 6 : 4로 분위기를 주도하던 우세한 리듬을 지키지 못하고 자살골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으나 동점 골을 터트리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양승은 감독은 지난 2001년 지휘봉을 잡은 후 일본 축구를 깊이 연구하는 학구파 지도자이다. 사비로 거의 매년 일본의 유명 국제대회를 거의 빠지지 않고 참관하면서 감바 오사카와 세레소 오사카에서 단기 지도자연수를 받기도 했다.
일본 축구의 신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미드필더를 3명 세우는 시스템을 철저하게 연구하면서 광운전고 만의 새로운 공. 수 전술을 개발해 냈다.
특히 한국 고교 축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초반 실점을 허용하면 거의 패배하고 만다는 속설에 도전한 것이다.
광운은 예선 첫 경기에서 전반 중경고에 연속 골을 허용하면서 2 : 0으로 끌려 다녔으나 끝내 3 : 2로 승리를 쟁취하는 끈질긴 근성을 보여줬다.
능곡고와의 경기에서도 이같은 근성이 없었다면 뒤로 자빠졌을 법한 경기였다. 다시 능곡고와 난전 끝에 쟁취한 승리로 선수들의 사기는 충천했다.
언남고와의 경기는 이번 대회의 실질적인 결승전. 더구나 중반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PK를 허용하면서도 광운이 승리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운7 기3의 대반전이었다.
양승은 축구의 칼라는 정교함을 바탕으로 한 끈질김이다. 광운과의 경기 결과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난 후에야 명암을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토록 정교하면서도 끈질긴 광운만의 특징은 어떻게 조성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