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전에 나선 재현중의 기세는 남달랐다. 특히 4강전에서 만난 ‘영원한 우승후보' 경신중과의 승부차기에서 11 : 10으로 승리하면서 절대 절명의 고비를 넘어선 것이다.
승부차기는 11명 까지 릴레이로 이어졌다. 경신의 마지막 키커가 골대를 넘기는 실축을 하면서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안진용 감독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고 잠시 울먹였다.
이 대회에서 안진용 감독은 그라운드 밖에 앉아 있었다. 현재 징계중이기 때문이다. 하프타임에 선수를 구타하는 장면이 본사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히면서 6개월 자격 정지를 당한 것이다. 그러나 안 감독의 대처는 달랐다.
실의에 빠지거나 기자를 원망하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또 승리의 유혹과 과욕에 빠져 일탈했다는 자각 속에서 근신을 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좀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다 쏟았다. 그런 노력 등이 경신중과의 승부차기에서 단 한명 선수도 실축이 없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인 것이다.
결승전에서 재현은 경신중을 꺽은 기세로 유지하며 강구중을 거세게 밀어 붙었다. 전반 14분 김상우(18번) 가 미드필더 지역 왼쪽에서 강상우(10번)에게 슬쩍 밀어 주자, 강상우가 달려들며 슛을 하여 천금 같은 첫 골을 뽑았다.
이후 경기는 재현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강구중도 만만치는 않았으나 반발이 이뤄진 시간이 너무 늦은 감이 강했다. 후반 16분에 다시 강상우 선수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강구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두드러졌다.
그러나 결승까지 올라온 강구는 마지막 공세를 뜨겁게 펼치다가 결국 후반 29분 최수현(9번)이 추격 골을 뽑아냈다. 초조해진 재현은 포백을 더욱 강화하면서도 기습에 주안점을 둔 경기로 돌아섰다.
재현이 실점의 고비를 맞은 것은 후반 30분. 그러나 재현중에는 중앙 수비수 신중훈(5번)이 버티고 있었다. 높은 점프력과 킥이 좋은 신중훈은 수비에서 기습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탁월했으며 경기 조절 능력이 좋았다. 그런 신중훈을 뚫기에는 경구선수들의 체력이 문제였다.
결국 충무그룹 재현 : 강구의 결승전은 재현의 2 : 1 승리로 끝났고, 최우수선수에는 재현중 중앙수비수 신충훈이 차지했으며 안진용 감독은‘중징계 중 우승’이라는 매우 드문 기록을 세운 젊은 지도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