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척 시민들 반문, 학부모들이야, 조폭들이야?’
전국에서 열리는 각 대회에 주빈(主賓)이나 다름없는 학부모들의 성향이 ‘너무 폭력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상당수 학교 학부모들은 조직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경기장을 난장판으로 만들려고 작심 한 것으로 불 수 밖에 없는 소란을 예사로 저지르고 있어 협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지난 8월2일 삼척종합운동장. 성남 풍생고와 광양제철고가 결승을 눈앞에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결승 길목에서 맞붙은 두 팀은 프로팀에서 직접 육성하는 챌린저 리그 소속.
어떤 면에서 보면 선택을 받은 전국의 유망주들이 집결한 팀이다.
두 팀의 경기는 실질적인 이 대회의 결승전. 당연하게 치열한 경기가 예상됐다. 양 팀의 벤치 뒤에는 학부모들을 주축으로 한 응원단이 옹기종기 모여 목이 터져라 응원전을 펼치고 있었다.
본부석 좌측에는 풍생고 응원단 약 100여명이 모여 있었고, 우측의 광양제철고 응원단 역시 약 150여명이 모여 앉아 기 싸움을 하는 듯 번갈아 목이 터져라 응원전을 펼치며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준결승 경기는 윤석빈씨가 주심을 맡았고 부심과 대기심도 베테랑으로 구성됐다. 경기 초반은 그런대로 물 흐르듯 진행됐다.
전반 7분에 지동원의 선제 골이 터지면서 양 팀 선수들 간의 치열한 몸싸움이 잦아졌고, 파울을 주고받는 양상으로 경기는 다소 거칠어졌다.
윤석빈 주심은 거친 파울을 범하는 선수에게 1차로 구두 경고를 줬다가, 다시 파울을 저지르면 거침없이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장의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후끈 달아올랐고 경기장 밖 관중석 분위기도 당연하게 뜨거워졌다.
전반 28분, 윤석빈 주심은 조규승에서 옐로카드를 뽑아들었다. 조규승이 발을 높이 들었고 상대 선수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거친 동작이었다.
윤석빈 주심이 조규승에게 옐로카드를 뽑아들자, 이번에는 김인완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주심과 감독이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주심은 원할한 경기 진행을 위해 김인완 감독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김인완 감독이 퇴장 조치를 당하면서 광양제철고의 응원석을 말 그대로‘욕설 경연장’으로 변했다. 광양제철고 학부형들은 특정 인사의 하나, 둘 셋의 구령에 맞춰 질서정연하게 ‘야***야’ 하며 욕설을 시작했다.
광양제철고 학부모 약 50여명이 모여 앉아 육두문자를 합창으로 계속 해대는 광경은 정말 볼썽 사나웠고, 이런 추태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하나 둘, 자리를 반대편으로 옮기면서 광양제철고 학부모 응원석은 그들만의 공간이 된 반면, 풍생고 쪽 응원석은 관중 수가 배로 늘어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곧이어 윤석빈 주심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전반전을 마쳤다. 전반 경기는 광양제철고가 1:0으로 리드하는 상황이었으나 광양제철고 학부모 20여명이 본부석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역시 거칠은 언사가 주류를 이뤘고, 본부석의 경기, 심판 감독관을 향해‘너희들 뭐하는거야, 이***들아’하며 시비를 걸었다.
관중석에서 이런 추태를 지켜보다 못한 삼척시민 30여명이 들고 일어났다. 모 삼척시민은‘도대체 당신들, 깡패들이야, 학부모들이야’하며 거칠게 항의를 하면서 삼척시민들과 광양제철고 학부모들은 삿대질과 함께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심판, 경기 감독관 등은 주최 측에 경찰 출동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고, 후반이 시작되기 직전, 경찰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소란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5분에 접어들 무렵, 광양제철고 조규승에게 윤석빈 주심이 또다시 옐로카드에 뽑아 들면서 조규승은 경고 누적으로 인해 자동적으로 레드카드가 주어져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경기 후 조규승 선수가 주심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 됨)
이때부터 광양제철고 욕설 합창단의 욕설은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고, 관중석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욕설 합창단’의 구성원도 남녀노소를 망라한 다양한 구성이었으며 욕설의 래퍼토리도 화려하기만 해 씁쓸함을 더했다.
광양제철고 학부모들의 욕설과 추태가 끝없이 이어지자 휴가를 왔다가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없었다.
기자를 중년의 신사가 찾아왔다. 자신을‘광양제철 이사’라고 신분을 밝히며‘광양제철이 국민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연간 200억원의 홍보비를 쓰고 있다’며 ‘광양제철고의 학부모들이 이런 작태를 벌이는 것을 도대체 이해 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이 인사는 곧 이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손자의 손을 이끌고 황급하게 경기장을 떠났다.
결국 광양제철고는 풍생고에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하고 감독은 벤치에서 퇴장을 당했으며, 학부모들은 삼척시민들과 팬들로부터 싸늘한 질시의 눈초리를 받는 초라한 대상으로 전락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광양제철고는 이종호의 결승골로 끝내 승리를 차지했고, 그 여세를 몰아 결승전에서 서울의 배재고를 연장전에서 2:0으로 누르고 영광의 우승을 차지하긴 했다.
그러나 광양제철고 학부모들이‘국민의 기업’을 지향하는 광양제철의 기업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쉽게 떨칠 수 없었다.
삼척에서 -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