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경기 중국어로 현장 중계하다 퇴장 당해
지난 해 K3 그라운드에 승부 조작 파문을 몰고 왔던 도박세력으로 추정되는 집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K3 개막 경기 일정에 맞춰 경기장에 또 나타난 것이다.
지난 3월21일 오후 3시. 양주시민구단 대 아산시민구단의 K3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양주 고덕경기장에 중국어로 경기 상황을 생중계방송을 하고 있는 남자가 나타났다.
이 남자는 유. 무선으로 완전무장(?)한 차림. 경기장 본부석 건너편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유창한 중국어로 K3 경기상황을 생생하게 중계방송을 하고 있었다.
이 정체불명의 사나이를 최초로 발견한 인사는 양주시민구단의 직원. 최문수 사무국장과 구단 관계자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기장을 순회하며 은밀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K3 사무국은 지난 19일 대표자 회의를 주재하면서 중국 도박단에 대한 갖가지 정보를 제공했고 그런 정황 등이 그대로 현장에서 재현되자 양주시민구단 관계자들이 신속하게 대처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문수 사무국장은 ‘중국어로 생방송을 하는 중국인이 관중석에 나타났다’는 급보를 받자 마자 한걸음에 달려왔고, 실제 유창한 중국어로 경기 상황을 생생하게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 중국인을 발견하고 ‘중국인 도박 조직으로 의심된다’는 판단으로 한동안 지켜보다가 ‘중국 도박단이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 국장은 이 중국인에게 경기장 밖으로의 퇴장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이 정체불명의 중국인은 최 국장의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최 국장이 ‘계속 불응하면 경찰을 부르겠다’는 강경 방침을 밝히자 할 수 없이 경기장 밖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중국인이 퇴장 조치를 당하자 관중석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앉아 있던 정체불명의 남자 2명도 그 뒤를 따라 경기장 밖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K3 개막 경기장에 나타나 현장 중국어로 중계방송 한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이들의 활동을 목격한 축구계 인사들은 이들이 작년 축구계에 큰 충격으로 몰고 온 ‘중국인 승부 조작사건’의 일선 조직원들이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이국인이 경기장에 나타나 타국의 경기를 생중계를 할 이유가 전혀 없고 또, 중국어로 현장 중계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경기에 관심을 가진 청취자들이 중국인들이며 어떤 형태로든 경기 결과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류일 것이라는 추측이 성립된다.
국내 든 중국이었든 간에 경기 결과에 배팅이 이뤄졌을 것이 아니라면 경기 현장에 아나운서를 파견하고 경기를 생중계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 분명하며 지난 해 승부조작 파문을 일으킨 중국 도박조직이 여전히 K3를 상대로 은밀한 도박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사건이 터지면서 협회의 안이한 대처와 느슨한 대응도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특히 승부조작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특정 선수들에게만 책임을 돌린 처사에 대해서는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K3리그의 승부 조작 사건이 표면화 되면서 구속됐던 모 선수는 구속 13일 만에 법원의 적부심사로 석방됐으며, 협회 상벌위로 부터 ‘영구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협회 안에서는 K3리그의 책임자에서부터 말단 사원까지 어느 누구도 문책을 당한 인사가 단 한명도 없어 극단적인 대조를 보였다.
특히 조중연 회장 취임이후 이뤄진 후속 인사에서 K3 승부 조작사건의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없는 간부들이 대거 승진을 하거나 영전을 해 눈길을 잡아끌었다.
K3리그를 책임지고 있는 경기국의 김정훈 부장은 ‘K3리그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구단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을 자주 실시하겠다’며 ‘먼저 구단들이 일차적으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겠지만 협회 차원의 대책도 곧 수립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