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의 챔피언스리그 주제 음악이 깔리며 선수들이 결전을 준비한다.
그 가운데 박지성의 당당한 모습이 보이고, 카메라에 담긴 결의에 찬 선수들의 눈빛이 전 세계 팬들을 긴장시킬 것이다.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주심의 휫슬로 시작된다.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그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이라 할 수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디펜딩 챔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스페인의 절대강자’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이 성사돼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분별 관심사항을 정리해 본다.
●2년 연속 우승이냐? 3년 만의 정상탈환이냐?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를 제패한 맨유는 올해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챔스 역사상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은 아직 한 팀도 없다.
그만큼 어려운 대기록에 맨유가 도전하는 것이다.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에서 2년 연속 우승한 팀이 없기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굉장한 일이 될 것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며 굉장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05-06시즌 아스날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바르셀로나는 이번에 또다시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심산이다.
바르셀로나는 준결승에서 후반 추가시간의 터진 이니에스타의 동점골로 천신만고 끝에 오른 결승인 만큼 물러날 수 없다는 각오다.
여담이지만, 첼시와 준결승 경기가 끝난 지금까지도 음모론, 징계설 등 경기에 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어 어떻게 결론이 날지도 또 다른 관심사다.
만약 바르셀로나가 챔스 우승을 차지한다면 트레블(3관왕)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막강 수비 맨유 vs 화끈한 화력 바르셀로나
‘불과 물의 만남’으로 표현할 수 있는 두 팀의 스타일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화끈한 공격력의 바르셀로나를 불에 비유하면 끈끈한 수비가 바탕인 맨유를 물로 표현할 수 있다.
맨유의 원동력은 누가 뭐래도 막강 수비에 있다.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른 면면을 보면 리오 퍼디난드는 물론 네바댜 비디치, 패트릭 에브라, 판 데르 사르 등 맨유의 주전 수비와 골키퍼 모두가 포함됐다는 점이 수비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방증이다.
이번 시즌 올해의 선수상은 말도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들의 활약에는 반기를 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올해 세계축구에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다. ‘막강 스리톱’ ‘H-E-M 라인’(앙리- 에투-메시)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이들이 기록한 골수는 벌써 80골을 넘어섰다. 웬만한 팀 전체 골 수를 능가하는 엄청난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을 필두로 하는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이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다. 얼마 전에 끝난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6-2로 대파하기도 했다.
●지략대결 ‘백발여우’ 퍼거슨 vs ‘초짜 감독’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략대결도 볼만한 상황이다. 백전노장으로 맨유의 전성시대를 함께하는 알렉스 퍼거슨(68)과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펩(38)(과르디올라 감독의 애칭이다.)의 맞대결 또한 언론의 관심대상이다.
퍼거슨의 특징은 상황에 맞는 변화무쌍한 임기응변에 있다. 팀의 사정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변칙으로 배치하는 선수들이 이상하리만큼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면 퍼거슨의 선수특성을 파악하는 수준은 가히 최고라 말할 수 있다.
반면, 생초짜 감독이어서 두려울 것이 없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야말로 무한도전이다. 특히 이번엔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력에서 가장 힘든 한 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 기용문제와 부상으로 빠진 주전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준결승전에서 사라진 공격본능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하는 당면한 과제가 산더미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특징은 바로 뚝심이다. 선수들을 한 번 믿고 그들에게 무한 신뢰를 통해 끝까지 밀고 나가는 배짱.
준결승전에서 첼시의 수비에 고전하는 공격수들로 답답하게 끝까지 끌고 가는 그의 배짱이 과연 결승에서도 통할지 궁금해진다.
●아킬레스건은 무엇인가?
화려한 두 팀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존재한다. 남은 기간 그 부분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우승의 관건인 셈이다.
약점이 더욱 두드러진 팀은 바르셀로나다. 특히 수비 쪽은 이미 초토화된 상태다. 준결승 첼시와의 혈전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은 바르셀로나. 나열해 보면 마르케스는 무릎부상으로 시즌 아웃, 아비달은 퇴장, 다니엘 알베스는 경고누적 결승 결장 등 주전 수비 3명을 결승에서 볼 수 없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실빙요-투레-피케-푸욜’ 이나 ‘실빙요-푸욜-피케-카세레스’를 예상하지만 카세레스나 실빙요를 믿기엔 너무나 불안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 하나는 부상 신의 강령이다. 엘 클라시코 더비 이후 앙리는 대열에서 빠진 상태다.
무너진 막강 삼각편대의 한 축이을 이니에스타가 잘 메워주고 있었지만, 지난 9일 비야레알 전에서 이니에스타마저 부상을 당하면서 출전여부가 불투명해 바르셀로나의 시름은 더욱 커져만 갔다.
맨유는 결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굳이 꼽자면 플레처의 결장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플레처 자리를 메울만한 선수는 맨유의 수두룩하니까 안데르손, 스콜스, 박지성도 그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퍼거슨의 안중에는 플레처를 대신할 만한 선수는 없어 보인다.
올 시즌 공수에서 이만큼의 활약을 보인 선수도 드물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며 간간이 터트리는 ‘알토란’ 같은 골은 퍼거슨이 그를 찾게끔 한다. 그래서인지 준결승전 플레처의 퇴장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과연 퍼거슨이 플레처를 대신할 선수로 누굴 지목할 지도 관심사다.
●키 플레이어 1) 공격의 지존을 가리자 호날두 vs 메시
공격의 양대산맥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지존 자리를 놓고 한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호날두는 준결승전에서 믿기힘든 중거리 무회전 슛을 터트리고, 최근 리그에서도 연속골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 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호날두의 모습은 이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최근 좋은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프리킥 능력이 살아나면서 문전에서 파울은 실점과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만큼 호날두의 상태는 최상이다.
반면, 메시는 준결승전에서 너무나 조용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부활 여부가 관건이다.
올 시즌 대다수 전문가들이 ‘메시의 해’라고 꼽을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8골을 기록하며 득점왕도 이미 예약한 상태다.
비록 준결승에서 활약이 미비했지만, 결승전만큼은 다를 거로 생각된다.
지난해 두 팀의 맞대결에서 맨유의 수비진을 유유히 휘저었던 메시의 활약이 이번 결승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키 플레이어 2) 수비는 내가 책임진다. 비디치 vs 푸욜
맨유는 수비가 강한 팀이다. 그 중심에는 네바댜 비디치가 우뚝 솟아있다.
올 시즌 비디치는 최고의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상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맨유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발롱도르나 FIFA 올해의 선수상 중 하나는 비디치의 것”이라며 공언하고 있다.
비디치의 벽이 높아지면서 맨유는 챔스에서 단 6골만 실점하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벽디치’라는 별명답게 제공권은 물론 몸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아 바르셀로나의 공격라인을 뚫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비라인이 붕괴된 바르셀로나의 희망은 카를로스 푸욜 뿐이다.
그의 파트너를 살펴보면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피케(피케는 맨유에서 후보로 활약했다.)와 좌우 윙백에 실빙요와 카세레스 뿐이다.
바르셀로나 팬으로서는 한숨만 나오는 수비라인을 지휘할 푸욜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푸욜은 준결승 2차전 결장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사죄할 길은 수비라인을 잘 다독여 맨유의 공격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서 우승에 기여하는 것뿐이다. 아마 바르셀로나 팬들도 바라는 부분일 것이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