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딩크 마법 첼시에도 과연 통할까?
프리미어 리그 첼시가 스콜라이 감독을 경질하고 히딩크 감독이 취임하였다. 히딩크가 첼시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그가 걸어온 감독으로써의 경력을 되짚어보면서 히딩크 감독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보자.
PSV 아인트호벤 : 1987 ~ 1990, 2002 ~ 2006
히딩크의 감독 이력 상 클럽 감독으로서의 최전성기가 PSV 아인트호벤 시절이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1988년 그는 PSV를 이끌고 유러피안 컵(UEFA컵의 전신)을 우승하면서 PSV를 네덜란드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몇 년 후 돌아온 히딩크 감독은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는 첼시에게 매우 중요한 점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첼시의 리그 우승은 이미 힘든 상황이기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히딩크 감독이 첼시의 지휘봉을 잡음에 따라 유벤투스와의 16강전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 1995 ~ 1998
PSV를 떠난 히딩크 감독은 페네르바체를 거쳐 발렌시아를 지휘하게 되었다. 그는 발렌시아에 매력적인 공격축구를 도입하면서 꽤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다. 그의 인기가 높아지자 네덜란드는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했고 1998 월드컵 4강에서 브라질에게 승부차기로 패할 때까지 상당히 흥미로운 축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엄격한 지도 방식은 자유분방한 네덜란드 선수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일으켰다. 특히나 페트릭 클루이베르트, 야프 스탐, 그리고 클라렌스 셰도로프와 같은 자존심 강한 선수들은 종종 불만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첼시에서 디디에 드록바나 미하엘 발락 같은 선수들을 다룰 때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 1998 ~ 1999
연옥을 나와 지옥으로 뛰어들다. 히딩크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대표팀 중 하나인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에서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직업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그다지 좋지 못한 리그성적 때문에 1999년에 경질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 2000 ~ 2002
레알 마드리드에서 암울한 시기를 보낸 후 히딩크 감독은 의외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그리고 이 결단은 그의 경력을 단숨에 정상급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히딩크의 지도아래 대한민국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물리치고 2002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갔다.
이 믿기지 않는 성공의 비결은 히딩크 감독의 체력 훈련 비법이었다. 체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그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극대화했고 기술적인 부족함을 커버했다.
스콜라리 감독의 느슨한 훈련 방식은 첼시에서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히딩크 감독이라면 선수들의 ‘훈련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호주 : 2005 ~ 2006
2002년의 성공을 바탕으로 대형 클럽의 지휘봉을 잡는 대신 히딩크 감독은 다시 한번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대표팀은 1974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히딩크 감독에 대한 호주 선수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히딩크 감독은 성실성을 무엇보다도 중시한다는 점이다. 그의 지도아래 호주 대표팀은 체격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단조로운 공격을 하던 팀에서 조직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팀으로 거듭났다.
첼시의 상황이 호주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전술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첼시는 갈수록 세트 피스에서 취약해지고 있다.
러시아 : 2006 ~ 현재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에 플레이메이커적인 재능과 신체적인 우세를 적절히 조화시켜 승리라는 목표를 일치된 목표를 향해 전진하게 만들었다. 아르샤빈이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그것은 동료들의 노력에 힘입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현재 첼시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목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려면 히딩크 감독은 상당히 고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절한 곳에 적절한 조정이 가해진다면 첼시라는 팀은 다시 제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첼시 : 2009 ~ ?
앞서 말했지만 첼시의 리그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말하는 것이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히딩크 감독은 챔피언스 리그에 대비하여 첼시 선수진을 조정할 것이다. 그가 그 동안 토너먼트에서 강점을 보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유리한 위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우승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PSV, 대한민국, 호주 등 증거는 충분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첼시는 8강이나 4강으로 만족할 팀이 아니다. 우승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히딩크 감독이 과거에 단기간 성적을 이끌어낸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감독 경력을 쌓아가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이다. 이제 경험이 쌓이고 성숙하여 단기간 성적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팀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익숙해진 그가 첼시와 같은 대형 구단을 갑작스럽게 맡아 어느 정도의 성적을 일궈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주환 기자 (enteredelet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