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룡기 들어올린 용인시축구센터 덕영

10년만의 전국대회 결승 진출 값진 준우승 차지한 장훈고

골을 성공시킨 뒤 기쁨의 세레머니하는 덕영 선수들

용인시축구센터 노석종 상임이사

청룡기를 향한 치열한 볼 다툼의 양팀 선수들
청룡기 3년 연속 결승 진출한 용인, 지난해 준우승의 한 풀고 우승컵 들어 올려!
10년 만의 전국대회 결승진출, 서울 장훈고 값진 준우승!
28일, 대망의 제58회 청룡기 결승전이 드디어 종료되었다.
최후의 승자가 된 용인시축구센터 덕영, 그리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서울 장훈고의 경기는 그야말로 축구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는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경기였다.
사전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하는 멋진 경기를 약속한 양 팀 감독과 주장들의 각오처럼 양 팀 선수들 모두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내용과 멋진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경기 초반은 용인 덕영이 빠른 패스로 전진하면서 공격을 주도했고, 장훈고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이며 상대를 방어했다.
그러던 전반 19분 용인 덕영의 박승호는 조동재가 장훈고의 수비수 2명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돌파 후 짧게 올려준 크로스 패스를 논스톱으로 슈팅을 날리며 선취골을 넣었다.
선취골을 먹은 장훈고도 곧이어 반격을 시도했고, 24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키퍼까지 골문 앞으로 올라와 높은 제공권을 이용한 헤딩을 시도했으나 수비수가 걷어냈고, 다시 장훈고가 볼을 잡아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가슴에 정확히 들어갔다.
양 팀의 팽팽한 공방이 이어지던 전반 39분 수세에 몰린 장훈고를 위기에서 구출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발 빠른 공격력으로 큰 주목을 받은 박현빈이었다.
빠른 빌드업을 통해 윤현석이 박현빈에 질 좋은 패스를 이어줬고 이어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며 골키퍼 머리 위 공간을 노린 정확한 슛을 날리며 팀의 귀중한 동점 골을 넣었다.
박현빈은 168㎝의 단신이지만 상대 수비를 압도하는 빠른 공격과 날카로운 돌파력으로 대회 기간 내내 상대 팀 수비수들을 긴장시켰다.
전반 내내 두 팀의 선수들이 보여준 조직적인 공격과 수비, 그리고 자신감 있는 드리블과 자신에 찬 슈팅 장면들은 대한민국 축구가 이전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변화로 보였다.
두 팀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플레이는 박스안쪽으로 돌파하는데 망설임이 없었고, 골대 앞에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다.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는 우리 축구가 그동안 늘 아쉬워했던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용인 덕영의 매서운 공격은 더욱더 장훈고를 괴롭혔다.
이에 수비를 견고히 하면서 간헐적 역습을 노리던 장훈고의 빠른 역습 역시 위협적으로 덕영의 수비진을 당황하게 했다.
후반 15분 장훈고는 천금 같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좋은 기회가 왔지만, 살리지 못했고, 이어 반격에 나선 용인 덕영 김지호 선수의 드리블에 이은 슈팅이 들어가는 듯했지만, 장훈고 한태희 골키퍼가 몸을 날려 넘어지며 손끝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골대 옆으로 나가고 말았다.
전반부터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놓친 김지호 선수에게는 너무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1대1의 팽팽한 대결이 이어지며 모두가 연장전을 예상할 무렵, 76분에 장훈고 정대준 선수는 또다시 경고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를 보이고 말았다.
중요한 수비자원이 빠진 장훈고 선수들의 어수선한 틈을 노리던 용인 덕영 박승호는 빠른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돌아서면서 골문 오른쪽 빈 공간에 정확히 찔러넣으며 고성 극장 골을 성공, 전세를 단숨에 뒤집어놓았다.
경기 내내 완벽에 가까운 선방을 보여준 장훈고의 골키퍼 한태희 선수도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추가시간 다시 찬스를 잡은 박승호는 해트트릭을 노리며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가고 이어 주심의 휘슬이 불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종료 휘슬과 동시에 파란 유니폼은 위로 뛰어올랐고, 노란 유니폼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순간은 보는 사람들 모두를 멈추게 하는 힘든 감정의 시간이다.
환호하는 선수들보다 주저앉은 선수들의 눈물에 더 공감하는 축구팬의 심리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데,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승패는 갈리게 되어있는 것을 알지만 왠지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이들의 수고가 더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2019년 신갈고 이름으로 우승, 2020년 덕영고로 이전 후 준우승에 이은 3년 연속 결승진출과 2021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용인시축구센터 덕영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모두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장훈고 코치진은 아쉬움에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의 등을 토닥이며 일으켜 세웠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멋진 승부’였다.
종료 후, 결승전 승리를 만들어낸 극장 골의 주인공 박승호 선수는 팀원들이 하나가 되어 잘 싸워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득점의 비결 역시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주었기 때문에 득점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선제골을 넣고 동점 골을 내준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며 마지막 득점 때 공이 발에 맞는 순간 골임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박승호 선수에게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또한, 용인 덕영의 주장을 맡아 경기 운영을 책임진 조재훈 선수는 3학년은 간절함에 열심히 뛰었지만 1.2학년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뛰어주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고, 경기에 함께 오지 못한 1학년 선수들에게도 멀리서 한마음으로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 주장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부임 첫해 준우승을 한 후 올해는 반드시 한을 풀겠다던 용인 덕영 이영진 감독은 인터뷰를 하면서 잠시 말을 멈추었다.
너무 기쁘다던 이 감독은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말을 이었다.
대회 시작 전부터 우승은 덕영이라는 평가와 모든 팀들의 경계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선수들이나 지도자 모두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 그 부담을 다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했다.
또한, 대회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부상선수들이 많아 힘든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 걱정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었기 때문에 승리는 모두 선수들 덕이라고 말하며 주연은 선수들이고 자신은 조력자였을 뿐이라고 표현했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니 상대의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움직여주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직전 박승호 선수의 극적 골이 터졌을 때의 기분을 묻자, 그냥 너무 기뻤다며 또 한 번 울컥했다.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말하던 이영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용인시와 용인시축구협회에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7월 프로산하 위주로 치러지는 챔피언십에 참가해서 겨뤄보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떤 지도자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언제든지 다시 찾아와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고 짤막하게 말하는 이영진 감독은 이미 덕장의 위치에 다가선 듯했다.
한편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 장훈고 윤종석 감독은 결승전에 오르는 것 자체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라 큰 축복이라고 표현했다.
대회 초반만 해도 장훈고가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물음표가 찍혔지만, 경기 후 코칭스텝이 맨투맨으로 선수들을 코칭하는 등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3학년들의 절실함과 1학년들의 최고의 응원이 큰 힘이 되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윤종석 감독은 수많은 결승전을 치렀지만, 고등학교 지도자로서 결승전은 처음이라고 한다.
장훈고의 기록상으로도 10년 만에 올라온 결승이다.
장훈고는 이사장을 비롯한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 그에 대한 보답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선수들과 지도자 모두에게 선물이 된 값진 준우승은 앞으로 장훈고의 상승기류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므로 과거 장훈고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새로운 의지를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골키퍼 한태희 선수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던 것 또한 기대했던 성과 중의 하나라고 자신 있게 밝혔는데 앞으로 한태희 선수를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용인시축구센터 노석종 상임이사는 우승컵을 찾아온 선수들과 코칭스텝에 감사함을 전했다.
그동안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 온 용인시축구센터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며, 센터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 백군기 용인시장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이번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성적이 좋은 팀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팀 운영 주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가 선수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용인시축구협회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는 용인 덕영이나 학교 측의 관심과 지원 속에서 훈련할 수 있는 서울 장훈고가 그 좋은 예이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팀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일관된 목소리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21 제58회 청룡기 전국 고등축구대회는 오늘로 마무리되었다.
주최 측인 고성군의 철저한 준비와 방역, 그리고 진행에 협조한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코로나라는 힘든 상황을 핑계 삼지 않고, 대회를 준비하며 선수들이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회를 진행한 고성군축구협회와 부산축구협회에 참가팀 모든 선수들과 그 가족들이 감사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
대회를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2021 고성 청룡기 전국 고등축구대회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고성에서 한국축구신문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