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맹활약 ... 고대 다섯 골 뽑으며 동국대 완파


고려대(감독 김상훈)가 동국대를 물리치고 제64회 대학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고려대는 1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전에서 5 : 2 라는 큰 점수가 말해주듯 시종일관 여유있는 경기를 펼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올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려대는 무관의 설움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11년 만에 대학선수권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이 대회 마지막 우승팀으로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결승전이 열린 ‘와스타디움’은 영하 3도의 쌀쌀한 날씨였으나 체감온도는 영하 5도 이하를 밑도는 매우 냉랭한 기온이었다. 그러나 올해의 대미를 우승으로 장식하고 말겠다는 양 팀 선수들의 불타는 투지는 쌀쌀한 첫 추위를 무색하게 만들고도 남았고 공격 축구의 묘미를 만끽하게 만든 명승부로 펼쳐졌다.
 
 고려대는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압박으로 동국대를 괴롭혔다. 중원에서 부터 동국대의 숨통을 조이는 압박을 통해 동국대 공세를 무력화 시키는 동시에 발 빠른 이재민의 오른쪽 돌파가 연이어 성공하며 동국대를 계속 흔들어댔다.

 특히 고려대 이재민(11번)은 빠른 발을 앞세워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동국대 수비수들을 유린했다.
 
 결국 고려대 공세를 선도하던 이재민은 전반 13분 동국대 문전으로 뛰어 들어오는 서영덕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시키며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동국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전반 17분 전상원이 찔러준 공을 받은 변영민이 동점골을 터트려 고려대를 바짝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미 승부는 고려대 쪽으로 기울어 가는 기색이 완연했다. 특히 중원에서 부터 동국대 공격수들은 고려대의 저인망 압박을 제대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자신의 지역에서 공을 갖고 나오다가도 자주 차단당하며 불의의 역습에 시달리는 우를 범하고 있었다.

 사실 동국대는 1 : 1의 동점을 이룬 전반 17- 18분대를 제외하고는 고려대의 줄기찬 외곽 공세에 마냥 시달렸으며 전반 27분 고려대 이재민에게 또 결정적인 한방을 얻어맞으며 크게 휘청거리고 말았다.
 
 동국대에는 경기를 풀어 줄 키 맨도 없었고 결정적인 한방을 터트려줄 해결사도 없었으며 전상원(8번)이 유일한 히든카드였으나 전상원 마저 고려대 수비수들의 밀착 수비에 계속 시달리면서 누구도 고려대로 흘러가는 흐름을 되돌리는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했다.
 
 고려대 이재민은 전반 38분 다시 추가골을 잡아내며 동국대를 패배의 수렁으로 밀어 넣어버리는 일등공신으로 대 활약을 펼쳤다. 이재민은 국내 프로 진출을 포기하고 일본 J2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유망주로 학성고 시절부터 준족의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고려대는 후반 3분에 터진 이용의 네 번째 골과 후반 43분에 터진 박희성의 다섯 번째 골로 5 : 2의 대승을 거두며 11년 만에 대학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의 전통을 이어 나갔다.
 
 한편 지난 1946년 시작되어 6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학축구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해오던 대학축구선수권대회는 내년 시즌부터 U리그 왕중왕전으로 대체되어짐에 따라 이번 대회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김영근 기자 (ceo@weeklysoccer.co.kr)
사진 = 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