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 수원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장장 9개월에 걸쳐 힘찬 레이스를 펼쳤던 ‘2010 쏘나타 K리그’가 5일 서울의 우승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서울은 2000년 전신인 안양LG시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후 10년 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하며 우승의 한을 풀었다.
올 시즌 K리그 판세를 돌이켜 보면 서울의 우승 이외에도 많은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우선 제주와 경남이 당초 예상을 깨고 연이은 선전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며 ‘신흥강호’의 등장을 알렸다. 제주와 경남이 돌풍의 주역으로 손꼽힌 반면 전통의 명가라 불리는 수원과 포항의 부진도 있었다.
서울, 성적+관중 모두 우승
서울은 2000년 전신인 안양LG시절 우승을 차지한 후 매년 우승권 전력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무관의 제왕’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그동안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가장 최근 2008년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며 우승에 한발 다가섰지만 결국 수원에 패하는 바람에 우승 트로피를 넘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 앞서 체질개선에 나선 서울은 포르투칼 출신 넬로 빙가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받아 들였고 이어 성남에서 김용대를 비롯해 각각 울산과 포항에서 현영민과 최효진을 그리고 하대성과 방승환을 새 식구로 맞이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시즌 중반에는 전북과 트레이드를 통해 최태욱을 다시 불렀다.
그 결과 서울은 올 시즌 단 한번도 6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시즌 내내 상위권을 형성했던 서울은 리그 1경기를 남겨두고 제주를 2위로 밀어내고 선두 탈환에 성공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이후 서울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제주를 물리치고 2004년 서울로 연고지 이전 후 첫 우승의 기쁨과 함께 올 시즌 포스코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더블’을 작성하는 업적을 쌓았다. 서울은 성적 뿐 아니라 올 시즌 관중동원에서도 대 성공을 거뒀다.
꾸준한 좋은 성적과 구단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K리그 사상 첫 50만 관중을 넘어서 54만6397명을 기록하며 경기당 3만849명으로 한국프로스포츠 사상 첫 3만 관중시대를 열었다. 이어 서울의 대박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에는 무려 6만747명의 관중이 서울의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매우며 한국프로스포츠 사상 한 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제주-경남 돌풍의 주역!!
올 시즌 제주와 경남의 돌풍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 이전 후 제주는 그동안 줄 곧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지난해 역시 14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랬던 제주가 올 시즌 확 바뀌었다.
우선 중국에서 뛰던 김은중을 데려와 ‘캡틴’ 역할을 맡겼고 배기종과 이상협을 그리고 박현범을 영입하며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 ‘제주발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섰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비록 서울에 패하며 2위로 시즌을 마감하기는 했지만 시즌 내내 이어졌던 제주의 돌풍은 축구팬 사이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경남 역시 돌풍의 주역으로 꼽히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도민구단 특성상 몸값 비싼 선수들을 영입하기 힘들다. 그런 약점을 숨은 진주 발굴과 함께 조광래 감독 트레이드마크인 ‘패싱게임’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 시켰다. 그 결과 시즌 초반 연이어 강팀들을 물리치고 선두 까지 나섰다.
시즌 중반 체력적인 문제를 들어내며 선두를 내주긴 했지만 당초 예상을 깨고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조광래 감독의 집중조련 하에 김주영, 이용래, 서상민은 대표급 선수로 거듭났고 중원의 해결사 윤빛가람은 2010 시즌 신인왕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名家’ 수원-포항 추락!!
제주와 경남의 돌풍 만큼이나 전통의 명가 수원과 포항의 부진도 같이 있었다.
올 시즌 주전 멤버들이 부상으로 빠진 수원은 리그에서 연이은 부진으로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그 결과 차범근 감독이 사퇴하며 윤성효 감독이 새롭게 팀을 이끌었다. 올 시즌 FA컵 정상에 오르며 2연패를 달성하는데 성공을 했지만 초반 리그에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며 결국 7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포항 역시 중위권을 맴돌았다. 시즌 중반 올리베이라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박창현 감독 대행 체제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 충격요법 역시 통하지 않았다. 결국 포항은 올 시즌 종료 후 일찌감치 황선홍 감독을 선임하며 내년 시즌 명가 부활에 나섰다.
이밖에 올 시즌 K리그는 화끈한 공격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우선 지난해는 전체 253경기 중 총646골이 터져 경기당 약 2.6골을 기록한 반면 올 시즌에는 253경기 중 총742골이 터져 경기당 약 2.9골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비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는 평가는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과 월드컵 특수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K리그 총 관중(273만5904명)은 지난해(281만1561명)보다 약 7만 명 정도 줄어들었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한종훈 기자
사진=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