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승부차기 4-2로 제주에 신승… 부산, 전남 꺾고 6년 만에 결승 진출
수원 삼성(이하 수원)과 부산 아이파크(이하 부산)가 대망의 FA컵 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지난 9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동시에 펼쳐진 ‘201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경기에서 수원이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를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거뒀고 부산은 전남 드래곤즈(이하 전남)와 연장 접전을 펼친 결과 3 : 2 펠레스코어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수원-제주, 부산-전남의 FA컵 준결승 두 경기는 전·후반을 거쳐 연장 전·후반까지 모두 소화하는 등 120분을 넘기고서야 승리 팀이 결정되는 박진감 넘치고 팽팽한 경기로 많은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20 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은 오는 10월 24일 펼쳐질 예정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결을 펼친 수원과 제주의 승부는 쌀쌀한 가을 날씨 속에서 진행됐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열기에 추위는 사그라졌다.
이번 준결승전을 고대하고 있던 팀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지난 K-리그에서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펼쳤지만 0 : 3 완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단단히 설욕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는 이전 치렀던 완승의 좋은 기운을 이어가 K-리그 정규리그 우승뿐만 아니라 FA컵 정상까지 기대해 볼 수 있어 2연패에 대한 꿈을 꾸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수원은 황재원과 김민수 그리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곽희주 대신 최성환을 투입시키며 스리백 수비에 양상민과 리웨이펑을 측면 미드필드로 올려 홍순학, 김두현과 함께 미드필더 4명을 뒀다. 또한 좌우 측면공격수로 염기훈과 이상호가 맡았고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는 ‘영록바’ 신영록을 세우는 등 수원 윤성효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인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반면 제주 박경훈 감독은 기존의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경기를 운용했다. 수비 포백에 마철준, 강민혁, 홍정호, 이상호를 배치하고 미드필더로는 구자철과 박현범이 중앙에 섰고 좌우측면에는 김영신과 수원에서 이적해 지난 경기에
서 맹활약을 펼친 배기종이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에는 최근 물오른 득점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샤프’ 김은중과 산토스가 위치했다.
수원은 지난 리그 경기에서 완패 당한 것을 한풀이라도 하는 듯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며 제주를 밀어붙였다.
수원은 전반 2분 하프라인 오른쪽에서 최성환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수비 배후를 파고들던 신영록이 슬라이딩하며 발까지 맞추는데 성공했으나 골문 왼쪽으로 벗어나며 득점기회를 놓쳤다.
제주 역시 이에 질세라 전반 6분 산토스가 아크 오른쪽에서 수비 한명을 제치고 팀의 첫 슈팅을 날렸지만 수원 수비 맞고 굴절되며 밖으로 나가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수원은 중원에서 좌우측면으로 크게 벌려주는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좌우 미드필더인 양상민과 리웨이펑이 공격 시 측면 깊숙이 전진하며 측면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반면 제주는 공격진들과 미드필더들 그리고 수비진들까지 짧고 임팩트한 패스를 통해 유기적인 패싱 게임을 펼치며 맞불을 놓았다.
서로 다른 성격의 경기를 펼치는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며 팽팽한 접전을 이뤘지만 전·후반 90분 안에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반 시작과 동시에 수원은 김두현을 불러들이고 다카하라를 투입했고 제주는 이현호 대신 오승범을 내보내는 등 양 팀 모두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연장 전·후반까지 총 120분의 혈투를 벌였지만 양 팀의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승부차기는 수원의 선축으로 시작됐고 첫 번째 키커로 다카하라가 나섰다. 다카하라는 볼 앞에서 한번 멈칫거리며 제주 GK 이호준을 속이며 오른쪽 골 망을 흔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제주의 첫 번째 키커로 김은중이 나섰으나 강하게 킥을 하는 순간 디딤발의 잔디가 파이면서 볼이 높게 뜨며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났다.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수원 호세모따와 제주 구자철은 침착하게 오른쪽 구석으로 슈팅을 날려 골인을 시켰다.
김은중의 실축으로 승리에 한발짝 다가선 수원은 세 번째 키커로 마르시오가 나서 왼쪽 골문을 향해 강하게 슈팅을 날렸으나 제주 GK 이호준이 몸을 날려 선방해냈고 제주 이상협이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2 : 2 원점으로 돌려놨다.
수원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은 왼쪽으로 강한 인사이드 슈팅을 날려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제주 네 번째 키커인 네코가 강하게 차려다 김은중과 같은 실수를 범하며 실축을 하고 말았다.
결국 수원의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양상민이 왼발 강한 슈팅을 날려 오른쪽 골 망을 흔들며 승부차기 4 : 2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FA컵 디펜딩 챔피언인 수원은 다시 한번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결승에 올라 대회 2연패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편 같은 시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부산과 전남의 준결승전에서는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연장 후반 한지호의 결승골에 힘입은 부산이 3 : 2로 전남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전반은 홈팀 부산이 유호준의 선제골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전반 38분 박희도의 왼쪽 코너킥을 골 에어리어 오른쪽에 있던 유호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골 망을 흔들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선 전남은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고 그 결과 인디오가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2분 아크 정면에서 송정현이 내준 패스를 인디오가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가면서 득점을 뽑아냈다.
결국 전·후반 90분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연장전에서도 기선을 잡은 것은 역시 부산이었다. 연장 전반 5분 부산 한상운이 한지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왼발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연장 전반 종료직전인 14분 전남 슈바가 송정현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후반으로 들어선 양 팀은 다소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승부차기까지 생각하려던 찰나 연장 후반 5분 박희도의 헤딩패스를 받은 한지호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려 역전골을 뽑아냈다.
결국 남은 10분 동안 전남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부산이 2004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다시 결승무대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한상운은 이날 골까지 포함해 4골을 기록해 득점왕 후보였던 지동원, 인디오, 김은중 등 다른 선수들이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올라서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양문철 기자(ymch@weeklysoccer.co.kr)
사진=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