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3리그 협회와 각 구단 첨예한 대립
K3리그 20개 팀 참여로 대폭 늘어났고, 청주직지FC 이기동 선수의 K리그 진출 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화려하게 마무리된 K3리그가 2010년 리그 시행을 앞두고 가진 대표자 회의에서 협회와 구단 측이 평행선을 그리며 대립각을 세웠다.
2009년 K3리그 시상식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작한 2009 K3리그 단장 간담회가 화기애매하게 끝이 난 것이다.
20개 K3리그 단장과 이종환 경기위원장, 김정훈, 이해두 경기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날 회의는 2009년 K3리그를 결산하고, 2010년 리그에 대한 운영 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만든 자리. 협회 측에서는 2010년 K3리그 개정안을 발표했다.
2010년 K3리그는 A, B리그로 나눠 10개 팀씩 풀리그 더블라운드를 벌이고, 다른 조의 팀과 싱글라운드의 인터리그 방식으로 총 28경기를 치른 뒤 조별 1위 팀이 챔피언 결정전을 벌이게 됐다.
개정안에 대해 양 측의 의견이 첨예하기 대립한 대목은 ‘개정안 제 15조(경기의 출전)에 대학연고의 K3리그 소속팀은 2012년도부터 대학교 재학생은 K3리그에 참여할 수 없다’라는 부분이다.
협회 측은 이 부분에 대해 “K3리그는 지역연고를 모태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확고히 입장을 밝혔고, 덧붙여 “현재 광주광산FC(호남대), 전주EM(전주대), 신생팀 영광FC(광주대)에게는 2년의 유예기간 동안 K3리그와 같은 지역 연고의 일반선수로 참가하던지 대학리그에 참가해 경쟁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K3리그 단장 쪽에서는 “K3리그는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유지돼야 한다. 대학축구가 들어오면 본질이 변한다”며 “현재 있는 광주광산 FC나 전주 EM을 탓하거나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단 이 두 팀이 K3리그에 와서 함께 수고하고 고생한 것은 충분히 알고, 2년간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도 인정하지만, 또 다시 신생 대학팀을 참가시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실, 협회와 K3리그 간의 대학팀에 대한 이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K3리그는 창단 첫 해 서울 유나이티드, 양주 시민축구단 등 8개 팀이 참가해 시범리그로 운영됐다.
그 당시 전주EM 코리아가 전주대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리그에 참여했었다. 작년에는 호남대 선수들이 광주광산 FC로 창단해 K3리그에 들어왔고, 내년시즌에는 광주대 선수들로 구성된 영광 FC가 참여한다.
‘지역연고를 모태로 운영하기 위해 출범했다’는 K3리그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지는 부분이다.
K3리그 단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효상 용인시민축구단 단장은 “협회가 대학팀을 K3리그에 두는 것은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 대학팀의 불참은 원년부터 꾸준히 요구된 사항이 3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제기된다는 것은 상당히 잘못됐다. K3리그 단장들이 잘못된 부분을 쫓아갈 수는 없다”라고 협회의 행정을 꾸짖고 나섰다.
K3리그 단장측은 2010년 리그에 대해 A, B조로 나누는 것보다 20개 팀 풀리그를 치르는 것과 내년부터 대학 불참가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에 대해 김정훈 부장은 “그동안 행정의 미숙은 인정하지만 일을 처리하는 데 계획과 시행단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규정에 대학교 재학생은 K3리그 참여불가라고 명시해 확실히 하려는 뜻이다. 그리고 광주나 전주EM이 K3리그에 남을지 대학리그에 참여할 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유예기간을 주자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 측의 이후에도 장시간 동안 회의를 계속 진행해나갔지만 분명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고 떫은 감을 씹은 얼굴로 헤어졌다.
폭발적인 양적 팽창을 이룬 K3리그가 화려한 외형과는 전혀 다르게 내부적으로 정체성 확립을 놓고 산고의 진통을 겪고 있는 현장이었다.
신석주 기자(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 = 고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