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륜고, 미드필더를 3개월 훈련시켜 GK로 투입하는 응급처방
전국 체전 고등부 결승에 제주선발이 진출하면서 새삼 제주 축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내로라하는 전국의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하기까지의 전적을 세밀하게 분석하면 더욱 놀라움을 쉽게 감출 수가 없다.
대구 대륜고의 폭발적인 상승세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삼척에서 열린 추계연맹전에서 안타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대륜고는 이번만큼은 꼭 우승하고 말겠다는 의지가 유독 강해 보였다.
그러나 대륜고 전상식 감독은 남모르게 심각한 속앓이를 해야 했다. 학원축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포지션인 GK 부분에 필드 플레이어를 옷을 갈아 입혀 투입해야 하는 전상식 감독의 심경은 안타깝기만 했다.
전상식 감독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대륜고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 빠져들었다. 제주 선발은 전반 2분, 대륜고 골문지기의 선천적인 취약점을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하듯 대륜고 문전을 초토화 시켰다. 문전에 투입된 스루패스를 받은 문정주 선수가 대륜고 구석으로 아주 침착하게 공을 차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대륜고는 몸에 땀이 미처 솟기도 전인 전반 2분 만에 골을 허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거세게 제주 선발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만회 골을 뽑아냈다. 전반 11분, 김동훈이 코너킥 한 공을 머리로 가볍게 밀어 넣은 것이다.
경기는 치열한 육탄전 양상으로 진행됐으나 제주 선발의 전력은 생각보다 강했고 공에 대한 키핑력도 좋아 대륜고는 전반에 만회골을 터트린 이후 별다른 좋은 기회를 집아내지 못하고 말았다. 다시 후반에 제주선발의 추가골 터지면서 대륜고는 역전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무기력을 나타냈다.
제주 선발의 경기력은 거의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함을 보였다. 안정적인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의 연결도 돋보였다.
제주 축구가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것은 이미 축구계로부터 공인받은 사실이나 이토록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일부 학원 지도자들은 “제주 선발을 구성할 것이 아니라 충청 선발을 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 농담이 나오는 것도 사실일 정도로 제주 축구의 성장세가 눈에 두드러지는 것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제주축구협회 이성철 회장의 강력한 리더쉽은 제주축구의 신 동력으로 작용했으며 지난 2002년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타지에서 재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성철 회장은 경기인 출신답게 축구를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세우고 지역민들의 협조와 투자를 이끌어 내기위해 동분서주하면서 6년 만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사실 전국체전 우승은 내로라하는 육지 팀들도 하기 해내기 쾌거로 학원축구에서는 올림픽의 금메달로 인정하는 힘들고도 어려운 여정의 결정체인 셈이다.
이성철 제주협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다시 팀을 이끌고 6년 만에 광양 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강력한 리더 쉽을 보여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다가오는 12월의 협회장 선거에서 재추대를 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 선발은 결승에서 대륜고를 3 : 1로 깔끔하게 제압하면서 전국 체전 3회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고, 제주를 동, 하계 전지훈련지 쯤으로 생각했던 축구인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 주면서 제주를 축구의 신 메카로 떠오르게 만드는 긍정적인 부수효과까지 고향 제주에 선물했다.
전남 광양에서 -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