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혁의 천금 같은 결승골... 신갈고 4연패 저지
연장 후반 언남고의 김민혁이 쇄도하며 골을 밀어 넣는 순간, 숨 막혔던 경기에 종지부를 찍으며 감격의 환호성이 질렀다. 올 시즌 첫 전국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이룬 언남고(이하 언남)는 산뜻하게 첫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1일 진주 모덕 체육공원에서 벌어진 제45회 춘계 한국 고등학교 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언남고가 대회 4연패를 노리던 신갈고(이하 신갈)를 연장 후반 7분에 나온 김민혁의 골로 3대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 4연패를 노리며 결승에 임한 신갈과 2007년 이후 우승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던 언남이 였기에 경기 시작 전부터 모덕 구장을 찾은 학부모와 진주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언남은 초반부터 신갈의 수비진을 흔들며, 전반 2분에 송치훈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강하게 때린 슛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는 아쉬운 첫 슈팅을 기록했다. 언남의 끊임없이 공격한 효과는 전반 6분 만에 터진 선제골로 나타났다. 언남은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에서 김성은이 골문 쪽으로 강하게 붙였고, 김륜도는 정확하게 헤딩으로 연결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선제골을 만들었다.
공격의 힘이 붙은 언남은 양쪽 측면에서 송치훈과 안승은의 공격이 더욱 활용하며 공격을 전개했고, 끊임없이 득점을 노렸다. 반면, 신갈은 좀처럼 막혀 있는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언남의 공격을 얻어맞는 형국이 계속되었다.
다급했던 신갈은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전반 28분에 투입된 신갈의 김혁진은 곧바로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결정적인 슈팅의 기회를 잡았지만, 부족한 마무리 능력 탓에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후 신갈은 꽉 막혔던 언남의 수비를 조금씩 뚫기 시작하며 공격의 해법을 찾았고, 1대0의 점수를 유지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동점을 노리던 신갈은 공격에 더 비중을 두는 과감한 경기운영과 반칙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언남을 압박했고, 점차 경기는 신갈의 분위기로 넘어가는 상황으로 전개되자 언남은 당황하며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후반 9분, 신갈은 전반에 선제골을 내준 상황처럼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똑같이 골에 성공하며 역전의 발판을 삼았다. 문전으로 올린 공을 문진용이 골문을 겨냥한 헤딩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달려들던 권시백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끊임없이 역전의 기회를 잡던 신갈은 오히려 후반 21분 위기를 맞았다. 신갈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서로 공을 뺏고 뺏기는 혼란을 틈타, 언남 최성근이 공을 낚아채 돌진하는과정에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남은 시간 추가점수를 올리고자 서로 공격을 퍼붓던 경기에서 먼저 달아난 쪽은 언남이었다. 언남은 후반 32분 코너킥에서 올라온 공이 수비수 맞고 뒤쪽으로 굴절됐고, 안승은이 공을 잡아 중앙돌파 후 김륜도에게 연결 후 지체없이 여인혁에게 내주면서 슛 공간을 만들어줬고, 침착하게 반대쪽 골문으로 차 넣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언남의 패스플레이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2대1의 상황으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추가시간 막판에 신갈의 김영승의 한방이 우승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신갈은 추가시간에 언남의 수비가 조금은 느슨해진 틈을 타 김혁진이 왼쪽 측면돌파에 성공했고 곧바로 올려온 크로스를 김영승이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며, 극적으로 동점에 성공, 연장전에서 승패를 가리게 했다.
어렵게 만든 연장전의 기회지만 체력에서 앞선 언남이 경기의 우위를 보이며 주도해 나갔다. 일방적인 언남의 흐름으로 진행되던 경기는 결국 연장 후반 7분에 양팀의 간격을 벌어지게 했다. 왼쪽 옆줄에서 올려준 공을 달려들던 김민혁이 그대로 밀어넣었고, 이 골이 결승골이 되는 동시에 언남고의 우승을 확정짓는 골이 되었다.
팀의 주장을 맡았던 최용준이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되었고, 득점왕은 김륜도가 차지하는 등 개인상 부분도 언남고가 싹쓸이하며 대회를 자축했다. 이로써 언남은 2007년 이후 모처럼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 비록 언남고의 우승으로 마무리 됐지만 관중이나 관계자, 우승한 언남고 모두에게 찜찜한 경기가 됐다. 관중들 사이에선 주심의 미숙한 경기운영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주심은 빨라지는 경기의 흐름에 방해가 될 정도로, 어드밴티지를 줘야 할 상황에서 반칙을 주는 등 경기의 맥을 자주 끊었고, 선수와의 거리가 다소 멀어지면서 선수들 간의 벌어지는 몸싸움이나 유니폼을 잡는 등의 파울을 잡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특히 전반부터 나온 상황 대부분이 불행히도 신갈고에게 불리한 쪽으로 많이 연출되면서, 신갈고 벤치의 화를 돋우게 했다. 후반 들면서 더욱 심해진 판정에 신갈은 본부석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관중석에선 야유가 나오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러면서 전반에 양 팀 합쳐 10개 남짓했던 파울 개수가 후반에는 그보다 배가 넘는 22개의 반칙을 주고받는 거친 경기로 변하는 데 주심의 휫슬이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 셈이 돼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