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승자인 문래중도 웃을 수 없었던 씁쓸한 뒷마무리.
어른들의 일그러진 승부욕에 멍든 축구 꿈나무들의 미래.
4월 3일 서울 효창운동장은 오전에는 소년체전 서울시 초등 대표 결정전이 열려 FC한마음 U12가 신답FC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소년체전 진출권을 따냈고, 곧이어 오후 1시에는 중등 대표선발을 위해 FC서울 U15 오산중과 서울 문래중의 결승전이 예정되어 있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지역대표로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모든 팀과 선수들에게 최고의 영예와 자부심이기 때문에 결승전 결과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서울시 축구협회는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다른 대회와 마찬가지로 매 경기 전 팀별로 신속 항원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음성인 선수들만으로 엔트리를 구성, 대회에 참가하도록 공지했다.
명단에 있는 선수 중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엔트리에서 제외하도록 하며, 최소인원이 충족되지 못하면 경기를 취소하고 몰수패를 하도록 규정지었다.
이는 각 팀에 사전 공지한 바이다.
오늘 결승을 치를 예정이던 FC서울 오산중은 준결승을 전후해서 확진자가 다수 나온 바 있고 결승전을 앞두고 현장에서 실시한 신속 항원검사 결과에서도 4명의 선수가 추가 양성반응을 보였다.
대회규정에는 선수 출전 엔트리가 18명이다.
이는 교육청에서 모든 종목에 대해 인원을 결정한 것으로 서울시 축구협회는 코로나 사태로 추가 인원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결승에 진출한 FC서울의 오산중은 코로나 확진 등으로 12명의 엔트리만 제출한 상태였다.
주관사인 서울시축구협회는 추가 감염 예방 차원에서 양 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신속 항원검사를 현장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서울 문래중은 먼저 검사를 마쳤는데 서울 오산중 측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뜻밖에 오산중 측에서 강력하게 검사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신속 항원검사는 권고사항일 뿐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검사를 거부했다.
서울시 축구협회 측은 지난 4강전에서 서울 오산중과 경기를 치른 도봉중의 경우, 경기 전 검사에서 음성이었던 선수단에서 경기를 마친 후 실시한 검사에서는 양성반응이 나온 선수가 여러 명 있었다는 결과를 보고받은 후였기 때문에, 혹시나 생길지 모를 감염의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득을 했지만, 오산중은 전혀 입장을 바꾸지 않고 계속 검사를 거부하며 경기를 지연시켰다.
1시로 예정되었던 경기는 두 시를 훌쩍 넘겼고, 미리 검사를 마치고 경기장에 나와 대기하고 있던 문래중 선수들은 땡볕에 노출된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FC서울 오산중은 오히려 서울시 축구협회 측이 방역법을 과도하게 적용해 위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자신들은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고, 일부 서울 오산중 학부모는 이전 경기까지는 현장에서 검사를 실시하지 않다가 왜 결승전에서만 실시하느냐며 고성으로 항의를 하는 등, 대표자 회의 때 이미 전달된 사항조차 무시하는 처사에 경기장을 찾았던 교육청 관계자와 관중으로부터 공분을 사고 말았다.
결국, FC서울 오산중은 경기를 지연시킨 지 두 시간 가까이 되어서야 신속 항원검사를 받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옴으로써 출전 가능 인원 7명으로는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어 서울시 축구협회에 기권을 표명함으로써 서울 문래중의 우승이 결정되었고, 서울시 소년체전 최종선발전 결승전은 막을 내렸다.
FC서울 관계자는 제대로 된 인원으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연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된 것이었을 뿐이라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검사결과 모두 음성이었다면 조금은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겠지만, 4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온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일 뿐이었다.
또한, 사실일지라도 자신들의 경기 연기신청을 관철시키기 위해 수많은 이들을 무작정 두 시간 이상 기다리게 했다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서울시 축구협회 측은 원활한 경기운영을 위해 중재를 시도했으나,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경기 지연에 대한 단호한 결정을 못 한 부분은 서울시 축구협회 측이 비판을 감수해야 할 대목이다.
또한, 오산중도 이러한 사태에 대해 다른 이들의 시간을 함부로 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추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신속 항원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이었던 것은 서울시 축구협회가 각 팀의 지도자들이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건강을 볼모로 잡을 정도로 비윤리적일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던 책임이 있다.
대회규정을 의무사항으로 결정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최선을 다해 뛸 준비를 하고 있던 양 팀 선수들이 땡볕에서 어른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아픈 아이들이 죄인 취급 받는 일도,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당당히 경기를 치르고 승자와 패자가 가려졌으면 멋지게 끝났을 축제가 어른들의 안일함과 일그러진 승부욕으로 색이 바래고, 아름다운 봄날의 꽃향기가 흐트러지고 말았다. 코로나로 속상한데 이래저래 아이들의 아까운 봄이 또 날아갔다.
한편, 이날 결승전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들의 참석하여 서울시를 대표할 선수들을 격려했다.
초등부는 서울시축구협회 사상 첫 클럽팀 우승과 함께 FC한마음U12가 우승과 함께 전국소년체전 서울시 대표로 선발이 되었고, 중등부는 서울 문래중이 팀 창단 11년 만에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출전권을 확보했다.
효창운동장에서 한국축구신문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