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왕중왕전의 승부차기가 데자뷰되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부산MBC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부경고는 지난해 왕중왕전 16강전에 이어 다시 맞붙은 용호고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혈투속에 승부를 가르지 못한 채 승부차기 승리로 부산MBC배 전국고교축구대회 정상을 차지하며 11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11일간 경남 양산일대 축구전용구장에서 전국 32개의 정상급 고교 축구팀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고 양산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였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줬던 대회였다.
이날 결승전에서 맞붙은 부경고는 4강전에서 동래고를 만나 승부차기 접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으며 용호고는 중동고를 상대로 4:1로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 지난해 왕중왕전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정상을 놓고 맞붙게 됐다.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시작한 경기에서 양 팀은 고르지 못한 일기와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도 서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압박을 가하며 상대의 골문을 노렸지만 전·후반을 득점 없이 경기를 마친 후 연장전에 들어갔다. 악천후 기상과 체력적인 부담이 많은 양 팀은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우승을 향한 골을 노렸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를 펼친 끝에 부경고가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서 부경고는 지난 2011년 이 대회 결승전에서 과천고에 승부차기 끝에 준우승의 설움을 되갚으면서 2년 만에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반면 용호고는 지난해 왕중왕전 16강 당시 1:0 앞서다 종료 직전 박지민(부경고)의 통한의 중거리슛에 의해 동점 후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데 이어 올해도 같은 장면이 재연돼 데자뷰가 되며 설욕전에 실패,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번 대회 개인 수상자는 손기련(부경고)이 대회 최우수선수상에 선정됐으며 김선재(용호고)는 우수선수상, 조재완(수원공고)이 6득점으로 최다득점상을 수상했고 수비상에는 류영환(부경고), GK상 정다훈(용호고), 페어플레이상 김승주(부경고), 최우수심판상은 김명재가 수상했다.
경기를 마친 뒤 임종헌 용호고 감독은 “날씨가 더운 탓에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져 아쉬웠지만 선수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또 “선수들이 어느 팀을 만나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한 것이 이번 대회의 큰 소득”이라며 “다음 경기에서 부경고와 또 만나게 된다면 준비를 잘 해서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안선진 부경고 감독은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득점기회를 제대로 못 살리고 쉽게 풀어가지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쉬웠지만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 해주고 잘 따라왔기 때문에 우승했다”며 “학교 관계자들과 선후배들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 감독과 임 감독은 고려대 선후배 동문이며 두 학교는 지난해 왕중왕전 부터 묘한 인연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안 감독은 “부담감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용호고가 좋은 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라며 경기 전에도 ‘좋은 게임을 하자’고 덕담도 나눴는데 미안한 감도 없잖아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남은 왕중왕전과 전국체전에 대해서 “올해는 특출난 팀이 많이 없기 때문에 어느 팀이든 다 해 볼만한 상대”라며 “우승도 우승이지만 좋은 게임을 하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해서 체전이든 왕중왕전이든 최선을 다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결승전인 만큼 양 팀 응원단의 열띤 응원전도 돋보였다. 부경고는 200여명의 재학생과 동문들이 응원을 왔고 용호고는 학부모들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멀리 양산까지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했다.
글·사진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