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전국 중등리그 전북 권역에서 6승1무3패 승점 19점으로 리그 3위에 있는 전북 신태인중 축구부의 상승 원동력은 프로 산하팀 못지않은 최고의 시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85년 창단한 신태인중 축구부는 비록 시골학교라 선수영입 등에 어려움이 있지만 학교와 지도자의 노력으로 이를 잘 극복해 나가면서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또한 정읍시(체육회)로부터 연간 1000만원의 지원금과 유니폼을, 정읍시 교육청에서는 1500만원을 지원받음으로써 열악했던 환경을 개선해 나가 현재에 이르고 있고 올해 일본 감바 오사카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교류전을 펼치기로 하는 등 신태인중 축구부의 앞날에 서광이 비추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5일 신태인새벽구장에서 만난 이문희 신태인중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거듭 강조했다. 또 이 감독을 통해 신태인중 축구부 역사와 현황에 대해 들어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중등부 전북리그가 신태인 새벽구장에서 전주해성중과 중요한 일전을 치루고 있는 신태인중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경기 내내 경기가 안풀리는지 평소와는 다르게 특유의 걸죽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다독이며 경기를 이끌어갔지만, 결국 해성중에 뜻하지않은 일격을 당하며 마지막 남은 왕중왕전 티켓의 향방은 안개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경기를 마치고 나온 이문희 감독은 오늘 경기의 패인은 “선수들의 안일한 생각”과 "상대를 너무 과소평가한 나머지 선수들의 정신력 부재로 패배했고 오늘 경기는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아쉽게도 패배했지만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며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고 오늘의 패배를 거울삼아 다음 경기에 반드시 필승의 전략을 구상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경기를 마친 뒤 아직도 방금 전 경기의 패배에서 아쉬움이 남았는지 긴 여운을 나타내던 이문희 감독은 “1년만 더 키웠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자조 섞인 아쉬움과 본인의 경기운영 미숙에 대한 지도력에 패배를 돌리는 소리를 내면서 좀 더 기본기와 간결한 볼터치 및 과감한 승부근성을 키워야겠다며 충실하게 잘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인중 축구부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나가기로 했다. 첫 번째로 올해 신태인중의 야심찬 해외 프로젝트로 일본의 감바 오사카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 4월 감바 오사카 학교가 이곳 신태인으로 교류전을 치르기 위해 다녀갔는데 여기서 이 감독은 일본팀에 대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다름아닌 일본 선수들의 개인기나 기본기가 한국의 어떤 선수들보다 출중했기에 우리 선수들에게 보고 배우라고 지시한 것이다.
“일본 친구들의 볼 터치능력이 대단하다. 또 일본 선수들 대부분이 ‘4~5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기본기가 잘 다져져 있기에 우리 선수들과 비교 대상이 안된다’며 현재 우리 선수들은 뒤늦게 축구를 시작해 기본기도 부족하고 경기운영 능력도 떨어지기에 일본팀을 따라 가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선수들 지도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임 당시 열악한 환경을 설득 끝에 최고의 시설로 만드는 데는 정읍시의 지원이 있었다.
“우리 학교가 처음에 왔을 때는 정말 열악했다. 1985년에 처음 창단을 해서 이제 30년 가까이 되는데 시골학교다 보니 미숙한 운영을 했었고 제가 오고 나서 부터 시설 등에서 읍장님과 협의해 변화를 얻었다. 숙소도 불과 8년 전만 해도 교실 안에서 판넬을 깔고 잘 정도로 열악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많이 개선됐다” 며 창단 30년이 다 돼가지만 이 감독이 부임했을 당시에는 열악한 환경이었다며 8년 전의 모습을 회상했다.
또 처음에는 정읍시에서 나온 도시육성자금 30억원으로 노후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하자 이 감독이 정읍시를 상대로 “박물관이 지역주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며 꾸준하게 설득을 한 결과 1년 만에 도서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데 성공해 현재 완공됐으며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건너편에 새 운동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선수구성은 늦게 시작하거나 어려운 처지 대부분...
신태인중학교가 시골학교다 보니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구성원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대부분 학교에 입학해서 축구화를 처음 신어본 아이들, 초등학교 6학년때 축구를 시작한 아이들, 넉넉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이 구성원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이 감독 본인도 어려운 환경에서 선수생활을 한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어렵게 학교를 졸업시켜 고등학교를 보냈는데 요즘에는 시대가 바뀌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 일수록 오히려 자신감이 더 떨어지고 학부모의 관심 역시 부족하여 어려웠다.
예전 이 감독이 주말에 선수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하면 가족이 맞벌이 등으로 집에 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pc방에 있는 아이들에게 “밥먹자”고 식당으로 내려간다고 하면 17~18명이 되는 인원들이 한꺼번에 내려오는 바람에 식비도 어마어마하게 깨졌다며 특유의 웃음을 보였다.
◆지도자로서 목표가 있다면?
“축구 감독을 끝까지 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 실업 축구 시절 제일은행에 있다가 금호로 들어갔는데 5~6년 정도 생활을 하다가 축구가 너무 그리워서 들어왔는데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쉽지가않고 운영도 힘들어 초기엔 솔직히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목표랄 것 까지는 없지만, 궁극적으로 초·중·고 지도자 생활을 체계적으로 하고난 뒤, 가장 가본기의 근간인 유소년 축구팀을 만들어 놓고 후배들한테 물려주는 것이 내 목표다”
마지막으로 축구 인프라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신태인중의 고민인 선수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지역내 초등학교 축구부가 창단되고 정읍시와 기업체의 후원이 들어와 축구부 운영의 절대적 지출부분인 식비나 출전비 등이 감면된다면 우수한 선수들을 스카우트를 할 수 있기에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태인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기업가로 브랜드 앙드레김 란제리업체의 대표이사며 아웃도어 콜롬비아의 공동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김형준 정현어패럴 대표이사는 신태인중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자발적 후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1000만원을 후원한데 이어 올해도 역시 1000만원과 용품 후원을 아끼지 않는 등 열악한 축구변방의 신태인중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을 하게 된 동기와 이날 후원식을 마련한 자리에서 이익규 정읍시 부의장과 황금성 전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정현어패럴 전 직원들과 가진 워크샵에서 공식 후원회 및 조인식이 거행됐다.
이날 김형준 대표는 고향의 후배들을 돕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기여를 하려고 노력하던 중 신태인중의 소식을 접하고 “고향 후배들에게 뭔가 보탬이 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서 또 본인도 축구열정이 남다르다며 고향 후배들의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시켜주기 위해 약간의 후원을 한 것인데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이익규 정읍시 부의장은 "우리가 하지 못했던 것을 후배들이 하는 것을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이러한 모습들을 보니 너무 좋고 고맙다"며 지역 주민들의 관심 부족으로 침체 되었던 신태인중이 이러한 계기로 제2의 도약으로 발돋음할 수 있길 바라며 향후 신태인고등학교 축구부 창단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고 정읍시에서는 인조잔디 구장을 하나 더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형준 대표의 신태인중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 약속과 이익규 정읍시 부의장의 축구부 발전모색을 위한 자리 마련에 1등 공신이 있는데 바로 그가 황금성 운영위원장이다. 황금성 운영위원장은 "자신의 아들 역시 신태인중 축구부 출신으로 많은 어려움과 몸소 느낀 애로사항을 발로 뛰며 호소해 오늘 같은 좋은 자리가 마련됐다"며 "힘닿을 때까지 신태인중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정읍시와 학교관계자 및 지역 출신의 기업가로부터 후원을 약속 받으며 지역 신흥 강호로 거듭나고 있는 신태인중의 작은 기적이 머지않아 이뤄지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사진 이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