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챔프 대교 VS 현대 ‘숙명의 라이벌전’


결국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은 현대제철 레드엔젤스(이하 현대)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현대와 서울시청(이하 서울)의 명암은 19라운드에서 갈렸다.

 이로써 지난 4월 개막한 ‘뷰티풀사커’ WK리그의 초대 챔프전은 대교와 현대의 최대 라이벌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현대는 지난 12일 여주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대교 눈높이 2009 WK리그 19라운드 부산 상무(이하 상무)와의 경기에서 상무의 그물망 수비에 고전하며 0：0 무승부로 승점 1점을 확보,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2위를 확정 지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현대는 김주희와 김결실을 앞세워 초반부터 상무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선수비후역습이라는 상무의 극명한 작전에 꼬여만 가는 분위기였다.

 양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은 현대는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득점을 뽑아내지는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현대는 후반 들어서도 공격 일변도로 나서며 골을 뽑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었지만, 성현아와 김주희의 강력한 슈팅이 상무 김주옥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뜻대로 경기는 풀리지 않고 오히려 상무의 역습에 간담을 쓸어내렸다.

 결국,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승패를 가리지 못한 현대는 승점34(9승7무3패)로 리그 2위를 차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 지으며, 흔들리지 않는 선두 대교와의 설욕전을 치르게 됐다.

 한편, 남은 두 경기를 통해 2위탈환의 금빛환상을 품고 경기에 임했던 서울은 수원FMC(이하 수원)에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며 2위의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지난 12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수원의 의지가 2위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오던 서울보다 더 간절했던 한판이었다.

 수원은 떠나는 감독님께 승리를 바치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초반부터 강호 서울을 밀어붙이며 여러 차례 기회를 잡는 등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쳐보였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이지만, 수원의 분위기는 살아있었다. 반면,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위해 한 가닥 희망의 끈마저 조금씩 사라져간 서울은 후반 들어 수원의 맹공에 힘없이 무너졌다.

 수원은 후반 19분 조소현이 넘어지면서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달려들던 권수진이 왼발슛으로 굳게 닫혔던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탄 수원은 후반 29분 김진아의 원맨쇼가 나오면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김진아는 왼쪽 측면에서 수비 한 명을 가볍게 제친 후 왼발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각이 없는 상황에서 반대편을 보고 날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가는 기막힌 골을 연출했다.

 결국, 2：0의 완승을 거둔 수원은 한문배 감독의 홈 고별전에서 짜릿한 승리로 스승의 은혜에 보답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모교인 수원고로 적을 옮기게 된 한문배 감독은 제자들의 승리에 기쁨의 눈물을 보이며 떠남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막판까지 2위 추격에 고삐를 당기며 WK리그의 흥미를 불러일으킨 서울이지만,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3위에 만족해야했다.

 일찌감치 리그 1위를 확정지은 대교는 군산월명종합경기장에서 충남일화를 상대로 전반 한때 고전하며 득점없이 마쳤지만, 후반 들어 공격의 선봉에 나선 이장미가 2골을 연거푸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쳐보이며 2：0 완승을 거뒀다.

 전국체전 관계로 휴식에 들어가는 WK리그는 내달 2일 리그 최종 20라운드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제 WK리그의 최대 관심사는 대교와 현대가 만나는 챔피언결정전에 쏠리고 있다.

 후반기 들어 줄곧 1위를 고수하며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은 대교와 서울과 피말리는 접전 끝에 2위에 오른 현대와의 희대의 라이벌전은 오는 11월9일과 16일 각각 챔피언 결정전 1, 2차전을 통해 최후의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신석주 기자 (vision007@weeklysoccer.co.kr)
사진=안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