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법적 대응과 승복 놓고 고심 중...


대학연맹 제9대 회장에 변석화씨가 재선됐다. 전임 회장의 잔여임기 2년까지 합쳐 2003년부터 6년간 연맹을 이끌어 온 변석화 회장은 이로서 2012년까지 4년간 대학연맹을 이끌게 됐다.

  이번 회장 선거에 대의원 69명이 참석했으며 변석화 후보는 38명의 지지를 얻어 56.7%의 득표를 했으며 이용수 후보는 29명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변석화 회장은 재선에는 성공했으나 득표 결과를 감안해 볼 때 큰 부담을 느껴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용수 후보가 ‘당초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고 이용수 후보를 지지한 29명의 대의원들을 포용하지 않고서는 원만한 연맹 운영이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연맹 총회는 신문로 축구회관 로비에 병풍을 치고 총회장을 마련한 것부터 파격적이었다. 대학 감독들의 참석률도 이례적으로 높았다. 전체 연맹 대의원 중 단 한명의 불참자도 없이 전원 참석한 것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번 선거가 얼마나 축구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입후보에서 부터 총회를 갖기까지의 선거 운동과정은 정치판 선거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다고 말 할 수 없을 지경으로 혼탁하기만 했다.

  총회 날이 가까워지면서 불법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상대 후보 헐뜯기를 하는가 하면 마타도어가 곳곳에서 난무했다. 또 모 후보는 일부 대의원들에게 아디다스 공 20개를 돌려 타락 선거의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난장판 선거의 백미는 결산 총회. 축구회관 로비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치러진 총회였지만 대학 지도자라는 신분을 의심케 하는 낫 뜨거운 장면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특히 H대의원과 J대의원은 특정 사안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며 총회를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모습으로 일관하여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H. J 대의원은 결산총회 초입에서부터 모든 사안 마다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며 좌충우돌하는 탓에 결선총회는 2시간을 넘겼다.

  H 대의원은 결산 보고서의 문제점과 미비점을 문제 삼는 발언을 하다가,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신상 발언을 늘어놓는 등 비상식적인 행위를 반복적으로 연출했다.
 
  J대의원은 정도가 더 심했다. J대의원의 노골적인 의사진행 방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참관인으로 초청된 축구원로들이 파행을 지켜보다 못해 자제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자, 원로들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저 사람들 퇴장 시켜" 하는 고함을 지르는 등 현역 대학 지도자 신분이라고 볼 수없는 상식 밖의 행동을 나타냈다.

  이용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의원들조차 그런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혀를 찼고, 이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신재흠(연세대) 감독이 "좀 자제해 달라"는 사인을 연거푸 보냈지만 이들은 막무가내로 고성을 지르고 아우성을 피웠다.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모 대의원은 "저 두 사람이 선거를 다 망치고 있다"는 원성을 토했고 주변에 있던 대의원 상당수도 동감을 표명하며 쓴 입맛을 다셨다.

  현 집행부의 총회 준비소홀도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총회에 제출하는 예산. 결산 보고서에 은행잔고가 기록된 증빙서류를 첨부하지 않아 의혹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았으며 선심성 해외 연수도 비판을 받았다.

  모 대의원은 "연맹 집행부가 대학축구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방송중계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많은 예산을 쏟아 붙고 있으며, 회장사를 집중홍보하고 회장의 치적 쌓기에 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 등을 총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려고 작정하고 왔는데 저 두 사람의 파행 때문에 말도 꺼내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적으로 대학연맹의 지출보고서에 의하면 08년 광고홍보비로 75,850,200원을 지출했으나, 이 예산 중 약90%의 홍보비가 한국방송공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수 후보 측이 유인물을 통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공인구 집중 선정부분도 상당수 지도자들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사안으로 떠올라 총회에서 논란이 예상됐으나 이 부분은 결국 거론조차 못하고 넘어가고 말았다.
 
  변석화 회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재선을 했지만 마음이 무겁다. 특히 나를 반대한 대의원들의 뜻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충분하게 인식하면서 연맹을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용수씨는 "좀더 생각해보고 입장을 밝히겠다" 고 말하며 축구회관을 떠났다.

김영근 기자(ceo@weeklysoccer.co.kr)